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기고>모돈 평균 14두 자돈…현장서 본 부러움의 숫자

양돈강국 네덜란드 탐방기<상>

  • 등록 2015.11.25 11:10:36

 

이 기 영 CPS팀장(CJ제일제당)

 

“네덜란드 하면 생각나는 것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어보면 풍차,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나막신, 히딩크, 박지성, 그리고 양돈을 하시는 분들은 생산성이 높은 양돈 선진국이라고 말씀들을 하신다.
지난 여름 필자는 6주간의 일정으로 네덜란드 양돈 현황 및 사양관리 방법 등을 둘러보기 위해 네덜란드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예상비행 시간 11시간 50분, 항공거리 8,300km가 넘는 거리를 일반석(Economy)에 앉아 가려니 걱정이 앞서기도 했지만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과 양돈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선진기술을 접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가서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하다 보니 비행 시간이 그리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네덜란드 시간 5월 31일(일) 오후 6시 55분(한국시간 월요일 새벽 1시 55분) 비행기는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에 도착하였고 여름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미리 예약해 놓은 렌터카 업체를 찾기 위해 공항 내부를 이곳 저곳 돌아 다닌 끝에 겨우 업체와 연락하여 차를 인계 받을 수 있었다.
우리는 차를 몰아 첫 번째 목적지인 네덜란드의 작은 도시 아이베르겐(Eibergen)을 향해 출발하였다. 얼마를 벗어 났을까? 점점 높은 빌딩은 없어지고 끝없이 펼쳐진 초원, 운하와 운하에 걸려있는 다리들만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순간 네덜란드는 산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느 책에서 네덜란드는 ‘축복받지 못한 나라’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전 국토의 13%가 해발고도 1m 이하이고 25%가 해수면 보다 낮기 때문에 배수를 위해 풍차가 발달했다는 글을 읽은 기억이 떠올랐다.
하루를 호텔에서 보내고 다음날 아침 우리를 2주간 농장 실습을 시켜줄 농장주를 만나 실습농장으로 이동하였다. 샤워를 하고 농장에 비치되어 있는 옷으로 갈아 입고 농장 안으로 들어가기 전 앞으로 농장에서 실습할 내용을 간단하게 설명 듣고 돈사 안으로 들어갔다. 제일 먼저 들어간 곳은 교배사. 교배사의 첫 느낌은 참 밝다는 느낌을 받았다. 네덜란드 어느 농장을 방문하든 교배사 조도관리는 기본적으로 하고 있었다. 그 밑에서 한 남자가 분주하게 발정체크 및 교배를 진행하고 있었으며, 우리를 보고 반갑게 인사를 했다.
오전 10시 임신사에서 교배 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어디선가 ‘Coffee’라는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농장주가 커피를 마시자고 하는 소리였다. 우리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 사무실로 향했고 농장주는 원두커피를 한잔씩 주었다. 커피를 다 마시고 앉아 있는데 농장주가 커피를 더 마시겠냐고 물어보기에 “That’s okay!” 했더니 웃으며 커피를 한잔 더 주었다. 필자는 괜찮다는 의사 표시를 했는데 잘 못 알아 들은 것 같아 예의상 한잔을 더 마셨다.
며칠 후에 깨달은 사실은 ‘That’s Okay!’ 하면 네덜란드는 ‘OK’로 받아 들인다는 것이다. 그 후로 며칠간 필자는 의지와 상관 없이 커피를 많이 마실 수 밖에 없었다. 커피타임이 끝나고 농장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교배사에서 봤던 직원이 내일 보자며 샤워실로 향하는 것이 아닌가.
조퇴? 반차? 뭐지? 나중에 알고 보니 일명 교배 전문가였다. 네덜란드 농장에서는 직원을 채용하기 보다 파트타임(part time)식으로 직원을 운영하고 있었으며, 일부 농장은 교배 및 임신진단 또한 외부용역을 활용하고 있다는 얘기를 농장주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우리는 교배사 일을 마치고 분만사로 이동 하였다. 분만사에 들어선 순간 모돈 한 마리에 포유자돈이 정말 많이 붙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1, 2, 3, 4… 13, 14, 15마리 과연 가능 할까 싶었는데 평균 14마리! 포유자돈이 많다는 것은 자돈 처치를 할 때 또 한번 느꼈다. 단미 및 철분주사를 접종할 때 다했나 싶어 보면 아직도 3~4마리가 남아 나를 쳐다보는 것이 아닌가. 그 순간 우리나라의 양돈장을 떠올리면서 참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 마트에 잠깐 들러 식료품을 사기로 했다. 마트 내부는 우리나라 마트와 큰 차이는 없었지만 문제는 신용카드 결제가 안 된다는 사실. 우리는 사려고 했던 물건들을 계산대 위에 놓아두고 그냥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주변에 있는 마트를 2군데 더 가봤지만 역시 신용카드로 결제 할 수 있는 마트는 없었다. 얼마나 창피하던지 혹시 네덜란드 방문을 계획하고 계시다면 현금을 충분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 특히 작은 도시의 경우 마트, 음식점 등에서 신용카드를 사용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