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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젊은이가 찾아오는 희망찬 축산 프로젝트<8>

“젊은 중소농도 희망 갖는 산업구조 만들어야”

[축산신문 ■김포=이동일 기자]

 

젊은 나이에 도시생활을 접고 농촌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청년 축산인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 신규 창업농도 일부 있지만 아직은 대부분 가업을 잇는 형태로 축산에 뛰어들고 있다. 그래도 초고령화로 치닫고 있는 축산농가 상황을 감안하면 청년 축산인들이 늘고 있는 현상은 생산기반을 굳건히 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다. 지금 막 농촌으로 돌아와 온몸으로 축산현장과 부딪치고 있는 청년 축산인들의 경험은 농협축산경제(대표 이기수)가 ‘젊은이가 찾아오는 희망찬 축산 구현’을 슬로건을 걸고 추진하고 있는 ‘축산업 생산기반강화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잡아나가는데 참고할 만하다. 새내기 축산농의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봤다.

 

새내기 축산인 권영현씨 “선택은 쉬워도 포기는 쉽지 않아”
“장기적 안목에서 착실하게 경험 쌓아 열매 맺도록 할 것”

 

김포 태홍목장 권영현씨(33세)는 5년간 병원에서 물리치료사로 근무했다. 성실한 자세로 근무한 덕에 안정적인 직장생활이 보장됐지만 그는 올해 아버지가 운영하고 있는 목장에 들어왔다. 서울우유에 원유를 납유하는 태홍목장의 쿼터는 1천200kg이다.
그가 목장에 들어오게 된 배경이 궁금했다. 그에 대해 권 씨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하기 싫은 마음과 해야 된다는 마음 사이에서 오랜 기간 고민했다.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고, 때문에 일단 내가 목장을 이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반면에 나의 청춘을 목장에서 보내기에는 아깝다는 생각도 없지 않았다. 나름대로 전문직으로 경력을 쌓았고 탄탄한 직장생활이 보장됐기 때문에 익숙한 생활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았다.”
목장에 들어오기까진 고민을 얘기하던 권 씨는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에 대해 확고한 소신을 밝혔다. “결과적으로 가업을 이어 낙농을 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내 젊음을 투자할 만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 복지나 생활의 만족도는 분명히 떨어진다. 내가 목장에 들어왔다고 경제적인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도 않는다. 그래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착실하게 경험을 쌓아 나가면 분명히 좋은 결실을 맺어 나갈 수 있다는 판단이 목장을 선택하게 했다.”
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했음에도 축산관련 과목을 20학점 이상 수강했을 정도로 가슴 한 구석에는 언젠간 목장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일찍부터 자리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승부를 내겠다는 그의 말에는 어딘지 모르게 자신감이 넘쳤다. 고민 끝에 나온 선택이 잘못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강한 의지도 엿보였다.
목장에 들어온 후 지금은 어떤지 물어봤다.
“우선 내 일이라는 것이 가장 좋다. 힘들고 괴롭더라도 받아들이게 된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스트레스 받는 것과는 다르다.”
목장을 하고 싶어 하는 2세들에게 그는 “단순히 돈만보고 들어와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단순히 직장 생활하는 것보다 낫겠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분명히 잘못된 생각이다. 목장에서 직접 느껴지는 현실은 절대 만만치가 않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분명 희생해야 하는 부분이 있고, 그런 것을 견뎌낼 각오가 있어야 한다. 많은 것을 포기하고 선택하는 것인 만큼 스스로가 축산에 얼마나 관심과 흥미가 있는지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결과의 달콤함만을 보지 말고, 쓰디쓴 과정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선택은 쉽지만 포기는 쉽지 않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 동안 너무 편하게 사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는지 고민해 본다. 사회적 분위기가 편하게 사는 것이 좋은 것으로 인식돼 있다. 중요한 것은 조금 고생이 되더라도 그것이 싫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권 씨는 “부모님들이 목장을 하면서 고생하는 것을 보고 자랐다. 2세들은 그런 생각을 하면 의욕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어렸을 때는 부모님이 목장을 정리하고 다른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라고 했다.
권영현씨는 하고 싶은 일이 많다. 우선 취약한 목장의 경영구조를 합리화하고, 젖소의 경제산차를 늘려 견실한 목장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렇다고 그는 서두르진 않는다. 착실하게 배우고 경험을 쌓아나가면서 준비하고 있다.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경쟁력을 갖추고 목장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주변에 보면 중소규모의 목장임에도 성실한 자세로 일을 배우는 후계자들이 많이 있다. 이들도 희망을 가지고 산업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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