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완 의장(한우자조금대의원회) 여행을 한다는 것은 요새는 삶의 일부분이 되었다. 우리나라 국민 중, 해외 여행객이 지난해 2천200만 명이라니 우리나라 전체 국민 10명 중 4.3명이 지난해 해외를 여행했다는 통계가 있다. 지난해 한우농가와 함께 한우자조금이 주관하는 해외 연수에 합류했다. 자주 함께할 수 있는 연수는 아니지만 문득 이런 생각을 해봤다. 연수(硏修)인가, 여행(旅行)인가를… 국어사전에 연수라고 하면 ‘학업이나 실무 따위를 배워 갈고 닦음’ 이고 여행은 ‘…유람을 목적으로 객지를 두루 돌아다님’ 인데 여행이든 연수든 일상을 훌훌 털고 같은 한우인끼리 낯선 곳에서 먹고 자고를 함께 한다는 자체가 좋은 것이니 말이다. 한우고기하면 연관되어지는 지역은 단연 쇠고기 수입국과 맥을 같이하는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일 것이다. 그러나 2017년에는 독일과 스위스로 연수 일정이 잡혀 이 두 곳을 방문했다. 유럽의 축산환경이 우리와 다르다는 것은 다 알겠지만 사육방식, 환경, 축산사육의 역사적인 전통과 배경은 우리와 단순 비교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몇 가지 특이한 점은 있었다. 우리는 한우라는 단일품종을 가지고 생산성,
윤 여 임 대표(조란목장) 뉘엿뉘엿 노루꼬리처럼 짧은 겨울 해가 넘어가면 목장에서는 저녁 착유가 시작되고 지붕 위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는 행복이 별 것 아니라는 것을 일깨운다. 십 여 년 전에 참나무 숲에 터를 다져 집을 지으면서 쟁여둔 장작이 수월찮아 겨울 한 철 난방은 물론 한겨울의 시골정취를 돋우는 데도 한몫을 톡톡히 한다. 한 낮 햇살이 기울기 시작하면 마당의 갈잎과 숲속의 삭정이를 모아들이고 장작을 들여다 벽난로에 불 지필 준비를 한다. 맨 아래에 삭정이와 갈잎을 놓고 얼기설기 장작을 쌓은 뒤 갈잎에 불을 붙이면 바싹 마른 삭정이의 불이 활활 타오르며 장작에 옮겨 붙기 시작한다. 통나무장작에 서서히 옮겨 붙은 불은 장작만 알맞게 넣어주면 온 저녁 후끈하게 집안을 데우는데 그만이다. 장작은 단단하고 묵직한 참나무 장작이 불땀이 좋아 오래 타는 것은 물론 재도 적게 남는다. 반면 소나무 장작은 가뿐하고 물러 불땀도 약해 후루룩 타버리는데다 송진 그을음도 심하고 재도 많이 남아 쓸모가 적다. 외관이 수려하고 사철 푸른 소나무는 고급 정원수로도 손색이 없어 몸값이 녹록치 않으나 짐승에게 알곡하나 남겨줄 수 없으니 제 한 몸 푸른 것으로 족해야 하는 운명
아쉬움과 안타까움 속에 정유년을 보내고 무술년 새해를 맞았다. 우리는 새해를 맞을 때마다 한국축산이 처한 위기상황을 얘기하며 엄중한 상황인식과 함께 새로운 각오를 강조해왔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축산은 본격적인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시작된 이후 30여년을 개방이라는 파고(波高)에 시달려 왔다.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타결에 따른 WTO 출범, 미국 등 세계 각국과의 FTA 체결이 그것이다. 본지 역시 이 난을 통해 위기극복을 위한 범 축산계의 공동노력과 정부의 축산중시정책을 기회 있을 때마다 촉구해왔다. 한국축산은 지난 30여년의 개방파고 속에서도 선전해 왔으며 구조개선과 경쟁력제고 등 나름대로 성과도 이뤄냈다. 정부 주도로 이뤄진 규모화 드라이브에 힘입어 부업축산 위주의 산업지형이 전기업 규모로 재편된 것이나 등급제와 같은 제도마련으로 인한 품질경쟁력 제고 등을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빛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급속한 성장에 따른 부작용, 즉 적지 않은 그늘도 생겨난 것이 사실이다. 사육시설의 조밀성(稠密性)에 따른 가축전염병의 심각함이나 악취 등 환경문제 유발 등은 축산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축산
박규현 교수(강원대) 연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보지 못했던, 고마웠던, 아쉬웠던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모임들에 참석하고 각자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술 한두 잔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다과를 하며 보내기도 한다. 모이면 그냥 이야기만 하고 헤어지지 않는다. 물이라도 한 잔 마시고 헤어진다. 명절도 마찬가지이다. 한 상 가득한 음식을 보면 명절이라는 것을 느낀다. 이제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정리할 시간이 되면 남는 것은 헤어짐의 아쉬움이다. 그리고 음식물 쓰레기…우리나라의 2015년 기준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은 하루에 1만5천339.5톤(가정: 1만4천297.6톤, 사업장: 1천41.9톤)이었다. 일 년이면 약 560만톤을 버리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의 2016년 11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일 년 간 배합사료 생산실적 통계를 보면 양계용 사료가 538만톤이라고 하니 어마어마한 양이 아닐 수 없다. 축산과 환경에 대해 연구하는 사람들이 많다. 온실가스 배출량과 연결하기도 하고 물 사용량과 연결하기도 한다. 또한 에너지 사용량과 연결하기도 한다. 이러한 연구의 기본적 연구 대상은 작물과 축산물이다. 선과 악이 겨루듯…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작
윤봉중 본지 회장 이제 사흘 후면 개띠 해(戊戌年)인 2018년 새해를 맞는다. 세월이 세상 사정을 의식하지 않는 것이고 보면 묵은 달력을 떼고 새 달력을 거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도 송구영신의 계절은 대부분 안타까움과 초조함으로 얼룩지기 마련이다. 못다 이룬 지난날의 회한과 아쉬움, 그리고 앞날에 대한 왠지 모를 불안감 때문일 것이다. 늘 그래왔듯이 우리 축산업은 올 한해도 많은 현안들이 해결되지 못한 채 새해로 넘겨지게 돼있다. 전국의 축산농가가 찬바람 부는 여의도에서 무허가축사 적법화를 위한 특별법제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연 것은 대표적인 사례일 뿐이다. 무허가 축사문제의 경우 축산업의 사활이 걸린 사안으로서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님에도 여태 가시적인 진척이 없는 상태다. 어디 이 뿐이겠는가. 한·미 FTA협정 재개정협상도 축산업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국가적 관심사로 떠오른 AI를 비롯한 질병문제도 축산인들을 괴롭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 축산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이들 문제의 대부분은 결국 정부차원의 정책적 결단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안형철 이사(돈마루) 최근 한돈업계의 최대 화두는 단연코 ‘탕박등급 제’일 것이다. 2010년 이후 수많은 논의를 거쳐 우여곡절끝에 탕박정산으로 전환됐다. 육가공업체는 농가와 탕박등급제 정산을 원칙으로 협의에 들어갔지만 도매시장에서 탕박등급별 가격이 시장 판매가격에 연동이 안 될 뿐만 아니라 돈육시장 상황에 맞는 돼지 도체 등급기준 개선이 추진돼야 해야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여전히 소규모 농가는 탕박등급 정산을 꺼려하고 탕박등급시 적용하게 될 부산물 가격과 도축비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육가공업체 입장에서 밀어붙이기가 힘들다. 한돈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품질좋은 돼지를 생산해 시장과 연동될 수 있는 탕박등급제를 해야 할 것이다. 등급제 적용시 인센티브나 수송비 등을 상호 조정하고 합리적이고 선진화된 돼지가격 정산체계 도입을 기대해본다.
박종명 원장(한국동물약품기술연구원) 2017년 11월 7일, 세계보건기구(WHO)는 농민과 식품산업계가 건강한 동물의 성장을 촉진하고 질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상적으로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권고하는 새로운 지침 ‘식용동물(이하 본고에서는 ‘농장동물’이라 함)에서 의학적으로 중요한 항생제 사용에 관한 WHO 지침’을 발표하였다. 이 새로운 WHO 지침은 동물에서의 불필요한 항생제의 사용을 줄임으로써 인체 의학에서 중요한 항생제의 유효성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장동물에서 의학적으로 중요한 항생제 사용에 관한 WHO 지침은 첫째, 농장동물에서 의학적으로 중요한 모든 종류의 항생제 사용을 전반적으로 줄이는 것을 권고한다. 둘째, 농장동물의 성장 촉진을 위해 의학적으로 중요한 모든 항생제의 사용을 완전히 제한 할 것을 권고한다. 셋째, 아직 임상적으로 진단되지 않은 전염병의 예방을 위하여 농장동물에서 의학적으로 중요한 모든 계열의 항생제 사용에 대한 완전한 제한을 권고한다. 넷째 인체 의학에서 매우 중요(critically important)하다고 분류된 항생제는 농장동물 그룹 내에서 확인된 임상적으로 진단된 전염병의 전파를 통제하기 위해
남 성 우 박사(前 농협대학교 총장) ‘저탄고지’ 식생활이란, ‘저탄수화물·고지방(Low Carbohydrate High Fat)’ 식생활을 편의상 줄여서 표현한 것이다. 우리가 섭취하는 칼로리의 원천 중에서 탄수화물은 낮추고 지방은 높이자는 의미이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의 전통적인 ‘고탄수화물·저지방’ 식생활과는 상반되는 개념으로 최근 들어 세간에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육식의 반란-마블링의 음모.’ 이는 2012년 12월 전주 MBC-TV가 방영한 특집 프로그램의 타이틀이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마블링(marbling)은 우리 건강을 해치는 기름덩어리(脂肪)이므로 ‘국민 건강에 독(毒)’이라고 주장하고, 마블링의 정도로 판정하는 쇠고기 등급제는 ‘과연 누구를 위한 등급제인가’라고 비판하면서 지방함량이 높은 ‘육식은 국민 건강의 적’이라고 단정했다. 수많은 시청자들이 ‘채식은 선(善)’이고 ‘육식은 악(惡)’인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 정도로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실로 경악을 금할 수 없는 왜곡된 내용이 공중파를 탄 것이다. 당시 축산인들은 분노했다. 그러나 그 뿐, 방송국을 찾아가 항의를 한다고 상황을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축산물에 대한
한갑원 센터장(축산환경관리원 악취관리센터) 우리나라 국민의 1인당 연간 육류소비량은 2015년 기준으로 47.6kg이다. 이는 1970년 기준 5.2kg의 9배 이상에 해당하는 것으로 우리나라 국민들의 식생활이 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육류소비의 증가로 인해 우리 축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왔으며, 국내 농업총생산액의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이 같은 우리 축산업의 성장은 축산 농가들의 노력과 정부의 축산진흥 정책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우리 축산업은 성장에만 몰두한 나머지 가축사육으로 인해 발생되는 환경오염 문제에 대해서는 소홀히 한 면이 있었다. 특히 가축분뇨를 적정처리하지 못해 발생되는 환경오염 문제일 것이다. 현재 정부는 적정처리가 되지 않고 있는 가축분뇨로 인해 발생하는 수질오염, 악취 등을 개선하고자 환경 관련법을 통해 여러 규제들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2006년 제정하여 가축분뇨의 적정처리를 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축산환경관리원을 2015년 신설하여 가축분뇨를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축분뇨로 인
김연 박사(아태반추동물연구소) 흔히 물건이나 예술작품에 혼을 담는 사람을 장인(匠人)이라 부른다. 장인의 작품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물건뿐만 아니다. 가축도 관심과 애정을 지닌 장인의 손길이 닿으면 쾌적한 환경 에서 건강하게 커 깨끗하고 안전한 축산물로 보답한다. 이것이 축산농장의 장인이 만들어낼 수 있는 명품환경, 즉 동물복지다. 그러나 동물복지는 말처럼 거창하거나 어렵지 않다. 동물복지는 내가 얼마나 내 시간과 노력을 들여 내 가축들을 정성스레 사육하는지에 대한 물음이다. 또한 그에 대한 답은 이미 선조들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자와 지혜를 품은 우리 안에 있다. 축산농가들이여, 가축에 대한 관심과 자부심을 갖고 가축 사육에 최선을 다하자. 그러면 여러분은 이미 동물복지를 실현하고 있는 대한민국 축산업계의 명실상부한 장인이다.
이무하 명예교수(서울대학교) 인류가 농업사회를 벗어나면서 발전은 지구적 명제가 되었다. 그러나 인간이 추구하는 이러한 발전은 한정된 자연자원(땅, 물, 영양소, 에너지 등)과 이를 지원하는 생태계를 무시하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따라서 유엔 회원 193개국은 2015년 9월에 향후 15년간 달성할 ‘지속가능한 발전목표’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 17개 사항을 채택하였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개도국이든 선진국이든 각기 자기 나라에 맞는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를 설정하고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대한민국은 정부나 민간부문에서 이렇다 할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다. 이건 정부의 무관심과 우리나라 사람들의 잘못된 특성 때문으로 빗어진 사태라는 생각이다. 우리나라 밖을 여행하다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징을 보게 된다. 개개인은 참으로 우수하면서도 함께 힘을 합치지는 못하고,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데에는 전혀 무관심하고 자기 것 챙기는 데에는 이골이 난 아주 이기적인 사람들이 대한민국 사람이다. 그러니 지구적으로 성취해야할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국내에서 서로 자기 이익을 위해
김 성 훈 대표(피그진코리아) 두 사람이 알고 있는 정보가 서로 다른 것을 비대칭하다고 하지는 않는다. 한 쪽은 알고 있는데 다른 쪽은 그렇지 않을 때, 정보가 비대칭적이라고 한다. 정보의 비대칭을 설명하기 위해서 자주 인용하는 것이 중고차 시장이다. 중고차를 파는 사람은 차의 역사를 잘 알고 있지만 구입하는 사람은 전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외관이나 중계상의 말을 근거로 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고차 시장에 있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하기 위해서 보험개발원에서는 ‘카히스토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서로 가지고 있는 정보의 양과 질이 현격히 차이가 있을 경우 정보가 적은 사람은 정보가 많은 사람의 결정에 따르는 수밖에 없다.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보다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정보가 정확하고 확실하다면 별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정보의 비대칭은 유언비어를 만들기도 한다. 유언비어의 가장 많은 유형은 주어와 동사는 실제로 있었던 일로 변하지 않지만 충분하지 않은 정보를 바탕으로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부사가 변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홍길동이 평양에서 서울로 갔다’는 말이 전해지면서 상황이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기의 바람이나 원하는 바를 부사로 표현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