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 해라.”, “점수가 왜 그 모양이냐.”, “누구 집 애는 어떤데 너는 왜 그 정도냐.”
어린시절, 누구나 한 번씩은 들어봤을 법한 부모님의 대표적인 잔소리다. 정작 해야할 일은 미뤄둔 채 게으른 생활을 하는 자녀를 보면 답답한 마음 뿐이고 결국 이를 표출하는 건 날이 선 잔소리 뿐이다. 세월이 지나고 낙농현장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전부가 그렇다고 성급하게 일반화 할 수는 없지만 “너는 왜 이렇게 게으르냐.”, “목장을 맡아서 하겠다는 놈이 아침 착유 시간도 안지키냐.”, “젖소가 새끼를 언제 낳는지도 모르는 놈이 무슨 목장을 하냐.” 등등 내용만 바뀌었을 뿐 날이 선 잔소리는 달라지지 않는다.
잔소리를 듣기 싫은 자녀는 결국 입을 닫고 이는 대화의 단절로 이어진다.
현재 낙농업계는 후계자 비율이 40%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부모 세대엔 배고픔을 이겨가며 산업 발전을 위해 부지런히 뛰었지만 후계자들은 이를 모른다. 배우려는 의지가 없는 자녀를 보면 답답하다. 자녀들은 노하우를 배우고자 해도 부모와의 갈등으로 이어질 것이 우선 걱정이다.
이번에 편한소에서 실시한 후계자 교육은 큰 의미가 있다. 번식과 사양관리, 학교에서도 배울 수 있는 지식들이다. 어쩌면 우리의 부모 세대들은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지식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갖고 있다. 하지만 사람을 상대하는 법, 대화의 스킬은 어디에서도 배울 수 없다.
정부에서도 후계자 양성을 위해 많은 지원을 하고 있지만 부모자식 간 갈등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 없는 정책이 되어버린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 그랬다. 낙농업계는 후계자 양성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려 하고 있지만 그 시작은 가족간 소통의 확대다.
후계자의 비율을 높이기 위해, 낙농산업을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이끌기 위해, 화목한 가정을 위해 복잡한 것은 다 내려놓고 서로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꺼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