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의 육류 유통시장은 지난해 1월, 수입이 완전개방된 이후 지난 9월부터는 모든 식육판매업소에서 한우와 수입육을 동시에 판매가 가능해짐으로써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입쇠고기 소비량이 크게 증가하여, 지난해 우리나라 쇠고기 소비시장동향을 살펴보면 전체 쇠고기 소비량 38만4천톤중 국내산 쇠고기는 16만 4천톤인 반면 수입쇠고기는 22만톤으로 국내산 쇠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도 안되는 42.8%에 불과하였고 더욱이 앞으로는 수입쇠고기 비중이 70%이상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렇게 수입 쇠고기의 소비가 급격히 늘어난 원인은, 정부의 수입 쇠고기 판매자유화로 인한 판매처 증대, 외식산업 성장에 따른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의 수입 쇠고기 선호 경향, 그리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우와 육질면에서 별 차이가 없는 1,2등급(프라임, 초이스급) 고급 냉장육이 본격적으로 수입된 것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대형 할인마트, 백화점 등 신유통업체의 급성장은 수입 쇠고기 소비를 촉진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담당했다. 정부는 지난해 WTO(국제보건기구) 가입과 함께 국내 쇠고기 시장을 완전 개방했다. 이에 따라 육류시장의 수급 및 가격안정 기능을 수행하던 LPMO(축산물유통사업단)와 수입쇠고기 수입자격을 갖던 12개 SBS수퍼그룹제도가 철폐되고, 수입쇠고기 구분 판매제가 자율 판매제로 일대 전환했다. 즉, 국내 수입쇠고기 시장이 완전한 민간자율경쟁 체제로 접어들게 된 것이다. 이러한 시장의 변화는 그동안 정부의 보호속에서 유지되어 왔던 한우 산업이 이제는 수입쇠고기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살아 남아야 한다는 절박한 과제를 안겨 주었다. 하지만, 한우가 점점 커져가는 수입 쇠고기 시장에 맞서 기존의 시장 점유율을 지켜가기란 그리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국민 1인당 육류 소비량은 계속 증가하는데 비해 국내 한우 공급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국내 한우 사육두수를 살펴보면, 2002년 6월말 현재 137만두로 작년 동기대비 7.6%, 3개월 전에 비해 2.5% 감소하는 등 갈수록 한우 사육기반이 약화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감소세는 지난 97년 9월 사상 최고치인 297만두를 정점으로 계속 감소하기 시작해 2000년 6월 180만두에 이어 지난해 6월 150만두, 12월 140만두로 감소, 국내 적정 사육두수인 220만두 수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수입 쇠고기의 맛과 육질은 한우와 비슷한 반면, 가격 면에서는 한우보다 훨씬 저렴해 수입 쇠고기의 소비는 날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가까운 예로 10년전 쇠고기 시장 자유화를 실시한 일본의 경우 수입쇠고기의 시장점유율이 70%를 넘어서고 있다. 그렇다면, 한우가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축산기업중앙회 산하 전국 회원점들 가운데 한우 취급점수 비율이 과거 100%에서 점점 떨어져 현재는 65%선까지 낮아진 실정이다. 또한 일부 홈쇼핑업체를 통해 저질의 축산물이 유통되 한우에 대한 이미지를 저하시키고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한우가 품질과 가격면에서 수입쇠고기에 경쟁력이 떨어짐을 반영하는 것으로 수입 쇠고기와 차별화된 고품질, 고가의 한우 브랜드육 육성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축산물 브랜드 평가 및 인증 기준의 시급한 제정과 함께 "우리 축산물 브랜드전"을 지속적으로 개최하여 소비자의 인식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 아울러 규모화, 협업화를 통한 한우 비육농가의 경쟁력 향상과 한우사육두수의 적정 유지를 위한 번식기반의 확보 등 한우산업 발전 종합대책이 체계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한우사육 농가들도 현재 시, 군단위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는 한우 브랜드화 사업을 일본의 예와 같이 도단위로 확대함으로써 브랜드 신뢰도 증가와 마케팅 비용의 절감뿐만 아니라 규모화로 인한 제품의 표준화 및 철저한 품질관리가 가능해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돈육부문에서도 수입업체의 과다경쟁에 따른 무분별한 수입으로 삼겹살등 일부 품목에서 덤핑판매가 이루어져 국내산 돈육가격이 떨어지고 돈육 생산기반이 축소되는 등 문제점이 발생되고 있어 이에 대한 수입업자들의 반성과 함께 정부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