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부가 마련한 우유수급관리개선방안을 놓고 지난 9일 박홍수 농림부 장관 주재로 낙농관련 대표자들과 유업계 대표자 및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 앞서 박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낙농문제는 정부, 생산자, 소비자가 얽혀 있어 단순하게 정책하나로 풀 수 없는 복잡한 사안이기 때문에 각 자 만족하는 결정이 나오기는 힘들지 않냐”면서 “상황이 바뀐 만큼 큰 수술이 필요한 분야가 낙농분야로 머리 맞대고 고민하면 풀리지 않는 게 없는 만큼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능동적으로 행동해서 묘안을 찾아보자”고 강조했다. 외국, 제도개편 강제 시행…정부재원 늘려 과감한 투자 긴요 조합중심 집유일원화…쿼터시행 전국단위로 일시에 추진 농가 불이익 없이 직결전환 중요…한도수량 물량 늘려야 다음은 이날 토론 주요 내용. ▲정종헌 대표이사(매일유업)=전국단위연합쿼터제 도입에 찬성한다. 대승적 차원에서 정부안에 찬성하며, 세부적인 내용은 차후에 논의하겠다. ▲박건호 대표이사(남양유업)=이번 정부안이 가장 현실에 가깝게 되어 있다. 진전된 안으로 찬성한다. 전국쿼터제 찬성한다. 그러나 시차를 적응할 수 있도록 하고, 유업체의 시장경제에 맡겨야 한다. 낙농위 설치도 동의하지만 위원회 구성은 균형 있게 해야 한다. 우유 거래방식에 있어 공장문전도냐 목장문전도는 동전앞뒤다. 집유비를 누가 내느냐가 문제다. 이는 코스트와 직접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김명길 부회장(한국유가공협회)=회원사중 정부안에 찬성하는 업체는 극소수다. 한국낙농은 수급불안정 해결과 잉여문제 해결이 포인트다. 여기에 정부 재정까지. 가공조합과 유업체는 수급문제와 잉여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반면에 진흥회는 이 두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없다. 27%를 차지하는 진흥회 문제의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진흥회 문제 해법은 우선 진흥회 농가에 불이익이 없도록 해 줘서 직결전환을 해야 한다. 이때 진흥회 농가는 협동조합으로 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럴 경우 과거로 회귀하는 거 아니냐 할 텐데 정부가 명시한 대로 가공원료유(수급조절용)를 탄력성 있게 운용하면 된다. 가공유한도수량지원도 조합 중심으로 하여 일본형태의 조합중심으로 가야 된다. 이것이 집유 문제의 해법안이다. 수급조절을 위한 쿼터조정은 점진적으로 가야 한다. 위원회의 이사회 구성을 보면 의견 조정하기 어려운 구조다. 우유가격 산정체계 개선은 진작 했어야 할 문제고, 나머지는 정부안에 찬성한다. ▲안병직 회장(전국낙농진흥회농가연합회)=전국단위연합쿼터제의 기본 방향에 대해 조건적으로 수용한다. 가공유한도수량 확대 등과 같은 새로운 제도에 참여토록 유도책을 마련해야 한다. 진흥회 농가의 집유체계 직결전환은 조합단위로 해야 한다. 정부의 차액 보전도 조합총량쿼터 기준으로 해야 한다. 진흥회 농가는 제도개편후에 소득이 감소되지 않도록 하라. 원유거래 방식을 공장문전도를 전환할 경우 최종 수취단가에 변동이 없어야 한다. 제도개편에 따른 수급조절 자금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서극수 전무(낙농진흥회)=낙농의 키포인트는 수급관리시스템 구축과 시장성 확보다. 이중 수급관리시스템 구축은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조기에 시행돼야 하며 대승적 차원에서 진전시켜야 한다. ▲조흥원 조합장(서울우유)=최성수기임에도 3백톤을 분유로 가공하고 있는 어려운 입장이다. 내부적으로 규정을 규약으로 바뀌는 바람에 이사회에서 결정할 일을 총회에서 결정토록 되어 있다. 이에 따라 이 정부안도 총회에서 승인받아야 할 입장이다. 그래서 정확한 입장을 말할 수 없다. 다만 연합쿼터제는 곧 쿼터삭감을 의미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 ▲이승호 회장(한국낙농육우협회)=당초 정부안과 크게 변함이 없다. 그동안 몇 년 동안 정부안을 놓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느낀 점은 정부와 농가, 유업체간 신뢰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이번 수정안을 보면 또 한 번의 낙농진흥회 실패를 재연하는 거 아닌가 하는 우려감이 앞선다. 좀 더 고민해 달라. 정부가 재원을 늘려 투자할 부분은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 ▲장종수 회장(전국낙농관련조합장협의회)=현행보다는 개선되는 방향이 있어야 동참할 수 있다. 진흥회 농가의 경우 정부안대로 됐을 때 개선되는 게 뭐가 있는지. 현 상황을 유지하면서 유업체 직결체제로 전환할 경우 조직의 이반 현상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비진흥회 농가의 경우는 유업체와 직결로 된 상황에서 연합쿼터제로 갈 경우 생산자로서 부담만 안게 된다. 따라서 쿼터관리와 집유체계 개편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현행 20만톤의 한도수량 물량을 늘려야 한다. 유업체와의 계약시 집유주체별로 자율적으로 하게 되면 분쟁소지가 있게 되며, 조합총량제로 개편돼야 한다. 농가입장을 배려할 수 있는 안이 나왔으면 한다. ▲남성우 상무(농협중앙회 축산경제)=낙농대책의 키워드는 잉여(쿼터관리) 처리와 집유체계 문제다. 이중 쿼터관리의 경우 전국단위연합쿼터제를 통한 수급조절은 전반적으로 합의된 것 같다. 그러나 기준원유량 시기가 쟁점으로 자율쿼터와 단계적 쿼터시행은 어렵다고 본다. 어느 시점을 두고 전국단위로 일시에 가야 된다. 이것이 수급조절의 키다. 집유체계의 경우 집유조합을 중심으로 한 집유일원화가 돼야 한다. 집유수송차량별, 집유총량을 확인할 수 있는 낙농정보시스템 개발을 통해 물동량을 체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업체별, 농가별로도 물량을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진흥회 농가를 유업체와 직결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거꾸로 가는 꼴이다. 따라서 조합이 쿼터관리하고, 중앙회는 조합 관리하도록 하자. ▲송주호 연구위원(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번안은 그동안 많은 논의를 거친 중간안으로 평가한다. 상호 균형 있게 취한 것으로 본다. 이번안은 현실적으로 추진 가능한 것만 택한 듯하다. 일부 낙농가 입장에서는 현재도 잘 되어가고 있는데 긁어 부스럼 만드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겠지만 사실 잘 되는 것 없다. 곪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에 이어 EU, 호주, 뉴질랜드 등과 FTA가 체결되면 유제품 관세가 0% 가까이 될 수 있다. 앞으로 이 상태로 가면 경쟁력이 없어 설 땅이 없어지게 된다. 수급관리를 위해서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연합쿼터제는 최소한의 제도다. 이번 안에 가격 결정 메카니즘이 빠져 있다. 시장기능에 어려움이 있으면 정부가 지원해서라도 원유에도 시장 기능을 도입해야 한다. 가공원료유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이 꼭 필요하다. ▲조석진 교수(영남대)=법 개정을 통해 전국단일쿼터제로 가야 한다고 했을 때 반대가 심했다. 그런데 오늘 이와 같은 토론을 하니 아이러니하다. 농가간 가격 형평성 실현이 포커스다. 오늘 토론 내용을 들어보니 각 자 입장에서 아전인수다. 당연하다. 그러나 전국단위쿼터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음에도 MOU 체결이니 T/F팀 구성이니 하는 또 다른 문제를 던지는 소신 없는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대단히 유감이다. 낙농은 제도의 산물이다. 제도가 잘 못되면 영원히 해결 안 된다. 세계적으로 어느 한 국가도 강제가 아닌 데가 없다. 모두 ‘강제법’이다. 정부가 내놓은 로드맵으로는 문제 해결 안 된다. 현재 낙농가(생산자)들은 제대로 문제 인식을 못하고 있다. 낙농지도자와 유업체, 정부가 올바른 정책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즉, 집유체계개편, 쿼터제실시 등 제도시행에 대해 동시에 논의해서 강제로 실시해야 한다. ▲심동섭 부회장(한국낙농육우협회)=이런 논의에 앞서 잉여 원유에 대한 정부 처리 대책과 진흥회 70% 물량 처리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농가 입장에서 새로운 정부안을 수용할 수 없다. ■박홍수 장관 답변=농가와 유업체 사이의 조정자 역할이 정부다. 낙농정책의 핵심은 잉여 처리와 수급조절이다. 이를 위해서는 신뢰가 기본이다. 오늘 이 자리가 낙농대책 마련과 낙농발전의 촉매제가 됐으면 한다. 특히 오늘 이 자리는 다 같이 살자고 하는 것이다. 오늘 정리된 것은 정리된 대로 진행하고 오는 8월 9일 3시 이 자리에서 다시 회의를 열자. 되는 것은 되는대로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데로 정리해서 다시 논의하는 형식으로 진행시키자. 정부의 3백억원 지원안은 절대 수치는 아니다. 외국이 강제로 했다고 해서 우리도 과연 그렇게 해야 되나. 일본이 기선저인망을 정리할 때 총을 쏴서 정리한 반면에 우리는 총 한방 안쏘고도 정리한 적이 있는 않은가. 조석진 교수가 염려하는 사태가 발생되는 일이 없도록 문제를 풀어나가자.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