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한갑수농림부장관에 거는 농업계, 특히 축산업계의 기대는 자못 크다. 전임 김성훈장관의 개혁 회오리에 어지러진 농정을 추스리는 일이 신임 한장관에게 주어졌기 때문이다. 국민의 정부 출범이후 2년여의 우리 농정은 개혁과 친환경이라는 이름하에 많은 것이 달라졌다. 그러나 그렇게 달라진데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아 뜻있는 농축산인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축산인들은 "축산 소외"라는 현실에 가슴을 쳐야 했다. 축산 관련 기구가 축소되고,수십년 쌓아온 축산기반이 와해될 위기에 처해 있는가 하면, 마사회의 농림부 환원 등 축산업계가 그토록 바라온 현안들은 해결되지 않음으로써 그야말로 축산인들은 "축산 위기"라는 불안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했던 것은 축산인들간의 갈등과 분열이었다. 내년이면 축산물 시장이 완전 개방되고, 축산물 수출국들과의 무역협상은 불리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그나마 기대를 걸고 있는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등과 같은 제도 또한 확고하게 자리잡지 못하는 상황을 감안할 때 축산인들로서는 그야말로 힘을 합쳐서 대응해도 부족한데도 불구하고 축산인들간의 갈등과 분열이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통합 농협중앙회 출범이후 축산인들 스스로 농축협 통합과정에서 불거진 이같은 문제들을 스스로 추스리고, 심기일전의 자세를 다짐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축산인들의 이같은 노력에도 한계가 있다. 대충 축종별 축산현안을 짚어 보더라도 한우산업은 거의 60%대에 가까운 암소 도축률이 좀처럼 떨어질 줄 모르면서 소 사육두수 감소 추세는 우려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어 한우 사육농가들은 한우를 사육하고 싶어도 송아지가 없어서 한우를 사육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낙농산업은 유제품 시장 개방과 함께 원유의 재고는 원유 성수기에도 원유 재고가 줄어들지 않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집유일원화와 검사공영화를 시행 하고 있으나 그나마 제대로 시행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우나 낙농산업에 비해 일찍이 전문화의 길을 걸었던 양돈산업이나 양계산업계는 이제 어느정도 규모화에는 성공했지만 질병과의 전쟁, 가축 분뇨와의 전쟁으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고 있다. 특 히 양돈업계는 구제역으로 인해 수출마저 중단됨으로써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밖에도 유통개선의 문제, 안전축산물 생산의 문제 등 해결해야할 현안들이 산재해 있다. 무엇보다 협동조합 개혁은 품목별연합회의 조직화라는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따라서 이제 국민의 정부 하반기 축정은 이같은 현안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풀어 나갈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정부가 「8.7개각」에서 농림부장관을 교체한 뜻은 전임 장관의 개혁드라이브로 어지러진 농정을 후임 장관이 잘 추스리고 정리하고, 바로 세울 것은 바로 세워서 이 나라 농축산업이 21세기 국가발전의 반석이 되도록 하는데 있다고 믿는다. 그런만큼 신임 한장관이 우리 농정을 안정시키고, 특히 축산업이 이나라 영양안보를 위해 확고한 자리매김을 할 수 있도록 축산정책을 챙기고 보살필 것을 주문하고자 한다. 그래서 한장관이 축산업의 국제경쟁력을 한단계 더 끌어올린 장관으로, 축산인들의 뇌리에 오래 오래 기억될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