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수입가공유 사용…국내산은 미미
우유를 원료로 사용하고 있는 과자, 빵 등의 제과·제빵 제품들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식료품 가격이 인상되는 것은 그리 특이한 일이라 할 수 없지만 이들 과자와 빵의 경우 인상 이유를 제품의 원료가 되는 우유의 가격이 지난해 올랐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마가렛트의 가격을 1박스에 3천500원에서 4천원으로 14.2% 인상했다. 해태제과의 경우도 7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8.7% 인상했고, 오리온은 대표품목인 초코파이 한상자의 가격을 4천원에서 4천800원으로 20% 인상했다.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제과점인 파리바게뜨는 오는 15일부터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키로 했다. 전체 품목의 1/3 정도인 193개 품목의 가격을 인상키로 했고, 인상폭은 7.3%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유가격은 지난해 리터당 106원 올랐다.
과자와 빵 제품의 가격이 인상되는 것에 대해 낙농업계가 우려하는 것은 가격 인상의 원인이 우유의 가격이 올랐기 때문으로 비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들 제품에서는 지난해 가격이 오른 국내산 원유를 대신해 수입가공 유제품을 사용하거나 국내산 원유를 사용하더라도 그 사용량이 극히 미미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가격인상 요인으로 작용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엄밀히 따지면 우리 우유를 사용하지도 않거나 매우 소량이 사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품의 가격을 10~20%씩 올리는 것은 기업의 이윤추구를 위한 목적인 것은 애꿎은 우유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낙농가 및 낙농업계는 우유 생산비 인상분을 반영해 불가피하게 원유가격을 올린 것인데 마치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원흉으로 비춰지고 있다.
한 낙농가는 “원유가격 연동제가 농가에게 있어 매우 유용한 제도임에는 틀림없지만 생산비 인상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한다는 지적 또한 소홀히 들을 수 없다. 하지만 억울한 것은 우유가격의 인상으로 제과, 제빵, 음료 등 관련제품의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는 것”이라며 “우리 우유를 사용하지도 않는 제품들이 우유가격 인상을 들먹이면서 가격을 인상해 낙농업계에 대한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것은 낙농가의 입장에서 분명 부당하다고 생각하며, 이들 제품의 우리 우유 사용량을 철저히 조사하고 이를 공개해 더 이상 낙농업계가 기업들의 이윤추구에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낙농육우협회(회장 손정렬)는 지난해 국내산 우유 인증마크를 개발해 올해부터 국내산 우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제품들에 대해 이 마크를 부착해 소비자들이 믿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