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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강소농을 더 육성하라 / 낙농> 경기 양주 태평목장

>> 창간 31주년
경영학에 축산기술 접목…명분보다 실리 택한 2세 축산인

[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6월22일 양주 신천생활체육공원에서는 제6회 양주시한우홀스타인 품평회가 열렸다. 이날 태평목장(대표 안무록·김영숙)의 ‘태평 인콰이어러 버크아이 322호’가 그랜드챔피언을 차지했다. 직접 소를 리드 했던 김영숙 대표는 수상자가 발표되는 순간 환하게 웃었다. 태평목장은 주니어 챔피언도 차지하는 등 이날 최고의 영광을 누렸다. 태평목장을 있게 한 원동력은 무엇일까?

 

열정만 앞선 시작…시행착오 반복
생산 증대보다 경영 안정화 집중
부부의 힘만으로 목장 체질 개선
동우회 활동하며 개량에 눈 떠
꾸준한 품평회 참여로 수준 향상
소리없는 변화로 탄탄미래 밝혀

 

우연한 기회에 양주시 은현면에 터 잡아
안무록 대표는 서울이 고향이다. 그는 우연한 기회에 여주에서 목장을 임대해 낙농업을 시작하게 됐고, 1984년 양주 은현면에 터를 잡아 지금의 태평목장을 만들게 됐다. 당시의 상황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그는 “낙농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기 때문에 고생을 말도 못하게 많이 했다. 소가 몇 마리 되지도 않는데도 목부를 써야했다”고 말했다.
지금 목부를 두지 않고 가족 노동력으로 운영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2~3톤까지 규모를 늘리고 싶은 생각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목장을 처음 시작할 때 목부를 두면서 너무 힘든 일이 많았다. 그 때 너무 욕심 부리지 말고 적절한 규모로 내실 있게 목장을 이끌어가자고 마음을 먹었다”고 그는 말했다.
태평목장이 양주시 은현면에 자리를 잡은 것은 행운이었다.
목장 부지를 알아보던 중 은현면으로 오게 됐다. 당시 은현면은 연산목장, 재삼목장, 산내음목장 등 이름만대면 알만한 우수 목장들이 터를 잡고 있던 곳으로 낙농을 배우고 익히기에는 더 없이 적합한 곳이었다.
“당시에는 은현면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었다. 우연한 기회에 자리를 잡고 보니 인근에 있는 목장들이 하나같이 알아주는 우수목장이었다. 태평목장으로서는 더 없이 좋은 선택이 된 것”이라며 “많은 도움을 주신 고마운 분들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알려주셨다”고 말했다. 그 때 배운 기술과 노하우가 태평목장을 키운 원동력이 됐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태평목장의 현재 쿼터는 1천600리터다. 처음 쿼터를 받았을 때가 1천400리터니까 목장의 생산량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수익성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적절한 역할분담을 통한 시너지 극대화
태평목장도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오로지 유량을 늘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지금은 유량 랭킹에는 관심이 없다. 목장 내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개량동우회 활동을 통해 공부하면서 당장의 생산량 증대보다는 장기적으로 목장이 안정적인 형태로 운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개량동우회 활동에는 안무록 대표를 대신해 아내인 김영숙씨가 참가했다. 그 동안 단순 조력자로서 역할만 하던 김영숙 대표는 개량동우회 활동을 통해 태평목장의 또 하나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이것이 목장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또 하나의 요인이 됐다.
안 대표는 “몸이 불편해 개량동우회 활동을 하기 어려워져 아내를 대신 보냈다. 아내가 개량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우리 목장이 달라졌다. 무턱대고 우유를 짜던 목장에서 장기적 목표를 가진 목장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평목장에 있어 아내 김영숙 대표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크게 나눠 착유소 관리는 아내가 책임지고, 육성우 관리와 그 외 부분은 안 대표가 책임지고 있다.
처음부터 지금처럼 역할분담이 잘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 서로의 역할을 이해하기 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김영숙 대표는 “목장 일을 돕기 시작할 때는 그저 남편을 보조하는 정도의 역할에 그쳤다. 낙농과 젖소에 대해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게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개량동우회 활동을 통해 낙농과 젖소에 대한 지식이 쌓이고 관심이 생기면서 나 스스로도 뭔가 역할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남편을 설득하는데 고생을 좀 했다”고 말했다.
2002년부터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품평회를 나가게 된 것도 그녀의 역할이 컸다.
“우연히 아름다운 소들의 사진을 모은 자료를 보게 됐다. 그 자료를 보면서 우리집 소들도 이렇게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고, 나름 노력을 하다 보니 차츰 변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리를 해서라도 품평회에 참가하면서 선도농가들의 조언도 듣고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예쁜 소를 만드는데 노력하다보니 소의 상태도 좋아졌다. 경산우가 좋아지면서 후보소들의 상태도 좋아졌고, 그러다보니 목장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가사와 목장 일을 병행하는 것에 대해 어렵지 않은지에 대해 물었다.
“목장 일을 하는 것이 너무 재밌다. 남편이 잘 이해해 주기 때문에 서로 동등한 입장에서 상의하고 일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하다”며 “목부 보다는 식모를 한명 두고 목장 일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녀는 말했다.
적절한 업무분담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축구를 좋아하는 안무록 대표는 일주일에 2번 이상 운동을 하는데 아무런 부담이 없고, 아내 김영숙 대표 역시 목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어 즐겁게 일하고 있다.


필요한 부분에는 과감한 투자도 필요
지금 사용하고 있는 축사는 1997년에 지은 것이다. 당시 목장을 신축하기 위해 안 대표는 전국에 이름 있는 목장들을 수없이 돌아봤다. 그렇게 돌아본 목장들의 모습은 모두 제각각이었다. 하지만 만나본 목장주들은 공통적으로 했던 말이 있다.
“축사에 정답은 없다. 다만 소가 편해야 한다는 것과 일하는 사람이 편해야 한다는 것 두 가지만 명심해라.”
안 대표는 당시 2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해 1천평 넓이에 13미터 높이의 축사를 지었다.
그는 “한번 제대로 된 투자를 하면 더 이상 시설투자에 돈을 쓰지 않아도 된다. 어설프게 투자를 하면 계속 돈을 들여야 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잘한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태평목장
태평목장의 규모는 앞으로도 크게 변화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소리없는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김영숙 대표는 유가공분야에 관심을 갖고 올해 초부터 양주시 유가공사업단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큰 아들 호철씨도 직장생활을 접고 지난해부터 목장 일을 착실하게 배워나가고 있다.
김영숙 대표는 “소에 쫓기는 것이 아니라 지금처럼 가족 모두가 즐겁게 낙농을 계속하고 싶다. 태평목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유가공을 접목해 향후 6차 산업까지 할 수 있는 것이 희망”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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