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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더위에 강한 가축을 만들 수 없을까?

  • 등록 2017.06.09 09:56:19
[축산신문 기자]


양 창 범 연구관(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이제 여름이 시작되는 6월도 반쯤 가고 있다. 그러나 올해 여름은 지난 5월에 왔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지역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기온이 30℃가 넘은 일수와 지역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간 지구온난화의 영향 등으로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고, 고온지속 일수도 오래가는 경험에 비추어 올 여름도 축산농가에서는 걱정이 많을 것이다. 특히 폭염과 열대야, 장마가 겹치면 가축들은 고온 스트레스의 영향으로 생산성 저하는 물론 폐사가 속출하고, 사양관리를 담당하는 사람도 매우 지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더위에 강한 가축은 없는 것인가? 물론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유전적으로 더위에 강한 품종 또는 더운 환경(지역)에서 오랜 기간 동안 적응해 살아 온 가축들이 더러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우는 나름 더위에 잘 적응하는 편이나, 젖소와 돼지 그리고 닭은 주로 수입품종에 의존하고 있어서 더위에 대한 적응력이 약한 편이다. 따라서 본 글에서는 가축별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한 사양관리 요령 및 더위에 강한 가축의 품종 개량에 대한 연구동향을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한우의 경우는 다른 가축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위에 대한 피해가 적은 편이나,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우사환경 조절과 생산성 유지를 위한 사료급여 등 세심한 사양관리가 필요하다. 젖소의 경우 대부분 더위에 약한 홀스타인 품종으로 적정 사육온도(5∼24℃)와 습도(50∼75%)를 넘으면 산유량이 10∼20% 정도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우사 및 운동장에 시원한 그늘막(또는 송풍휀) 설치, 신선하고 차가운 물 공급, 비타민 및 광물질의 적정 급여 등으로 사료 섭취량 감소를 방지하고,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돼지의 경우는 다른 가축에 비해 땀샘이 발달하지 못해 체내에서 발생하는 대사열을 체외로 방출하는 능력이 낮기 때문에 고온다습한 여름철을 나기에는 매우 불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 최근에 국내 돈사시설이 현대화되어 온도와 습도 조절이 자동화된 경우도 있지만, 정전대비 및 조절장치 점검 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며 또한 사료 변패에 의한 질병발생 예방, 어미돈의 번식률 저하 방지 등 그간 반복되어 온 시행착오에 대한 개선 노력도 필요하다. 닭의 경우 돼지보다 더 더위에 약한 특징을 갖게 되는데 이는 포유동물과 달리 체온(41℃ 정도)이 높은 편이고, 피부에 땀샘이 없어 열을 발산하기 힘든 생리형태학적인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료급여 시간 조절 등 사료섭취량 감소 방지와 신선한 물을 공급하고, 비타민과 항산화물질 급여 등 더위로 인한 스트레스 방지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밖에도 가축에 대한 더위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여러 가지 주의할 점과 적용 방법이 있겠으나, 특히 중요한 것은 각 가축별 고온스트레스 증상(생리적 변화 등)을 잘 알고, 농장별 축사 내외부 환경을 고려해 고온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농장별 맞춤형 대응 노력이 절실하다.
 다음으로는 더위에 잘 적응하는 가축으로 개량하는 것이다. 즉 더위에 대한 가축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축사환경 개선 및 사양관리도 중요하지만, 지속가능하고 효율적인 고온 스트레스 방지를 위해서는 가축개량에 의한 대응책이 필요한 과제인 것이다. 이러한 과제를 잘 해결하기 위해 연구와 현장적용이 국내외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그간의 연구 동향을 간략히 살펴보면 ‘기후변화에 대한 가축의 유전적 개량’ 연구가 여러 가지 축종에 대해 이루어지고 있다. 즉 개량을 통해 환경적응에 강한 가축 또는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가축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고기소의 경우는 더위에 강한 품종(주로 남방형 : Bos indicus 계통)과 육질이 우수한 품종(주로 북방형 : Bos taurus 계통)을 교잡해 새로운 품종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호주의 경우로 더위와 가뭄, 진드기 매개 질병에 강한 브라만(Brahman) 품종과 비교적 육질이 우수하고 교배를 통한 교잡종 개발이 용이한 쇼트혼(Shorthorn)을 교잡해 드라우트마스터(Droughtmaster) 품종을 개발, 호주 북부의 무덥고 건조한 지역을 중심으로 사육되고 있다. 젖소의 경우도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개량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나라가 자국이 보유한 가축유전자원(다양성)을 활용해 환경적응성과 생산성을 겸비한 소를 개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돼지의 경우는 두 가지로 구분해 추진되고 있는데, 하나는 이미 개량된 품종 중에서 고온 적응성이 강한 개체(집단)를 지속적으로 선발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의 방법은 개량종(생산성 고려)과 재래종(환경 적응성 고려)을 교잡해 더위에 강한 돼지를 만들어 나가는 방법이다.
 이러한 개량 방법들이 비록 시간과 노력(비용)이 많이 투자되더라도, 지속적인 유용형질 발현과 사육의 안정성을 고려해 개량을 추진하고 있는 점이다. 또한 최근 동물유전체 분야에서는 고밀도 단일염기다형성(SNP) 칩이나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을 이용해 고온(기후변화)에 적응하는 가축개량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밖에 유전자미세배열(microarray)과 RNA 서열분석 기술을 이용한 고온스트레스와 관련된 유전자 발현 기능, 상호작용 등 생물학적 기작(메커니즘)을 다루는 연구도 진행 중에 있다.
 우리나라에서 더위에 강한 가축을 만들고 농장에서 상용화되는 길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나, 자연환경과 사육조건에 알맞은 품종 개량과 유전자원 탐색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의 예상을 벗어나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지구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해 축산분야 종사자들의 관련 연구에 대한 노력과 협력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기가 아닌지? 가축 개량 또는 축산업에서 ‘빠르게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速行獨 遠行衆)’라는 속담의 좋은 의미를 되새겨야 하겠지만, 어쩌면 시대의 흐름에 빠르게 변화해야 하고, 멀리 함께 가야 하는 것이 숙명이고 책무라는 생각도 함께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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