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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전일본화우능력공진회 현장을 가다><1>화우(和牛)농가라는 긍지 불태워

당당한 농가, 환호하는 관중…진정한 화우산업 축제

[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5일간 일본 센다이 시에서는 제11회 전일본화우능력공진회가 열렸다. 5년에 한 번 열리는 화우공진회는 화우농가는 물론 일왕이 직접 축사를 보낼 정도(과거에는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로 전 국민의 높은 관심 속에 개최되는 행사다. 이번 대회를 위해 총 39개 현에서 500여두의 화우가 대회에 참가했다. 대회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전한다.


축주들 대회 준비기간부터 계류장서 소와 지내
자부심 갖고 애착·정성 다하는 모습에 부러움


7일 열리는 개막식을 참관하기 위해 서둘러 버스에 올랐다.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5년 만에 열리는 전일본화우공진회를 직접 본다는 기대감에 가슴은 부풀었다.
버스가 이동하는 동안 한국종축개량협회의 정용호부장은 이번 공진회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정 부장은 “이번 전일본화우능력공진회는 올해로 11회를 맞았다. 이번 대회의 테마는 ‘높이자 생산력, 전하자 화우의 힘, 미래로 이어지는 화우산업’이다. 화우공진회의 테마는 그 시대 화우산업이 가진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테마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미래로 이어지는 화우산업이라는 주제는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고민과도 맞닿아있다. 일본 역시 화우사육농가가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로 이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와 화우산업의 중요성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시간 정도를 이동해 행사장에 도착했다. 이른 시간에 궂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개막식을 보기 위해 메인 행사장을 들어가는 순간 압도적인 크기와 행사장은 물론 복도까지 가득 메운 참관객에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어렵게 자리를 잡아 개막식이 시작하기를 기다렸다.
대회 참가농가들의 입장으로 개회식은 막이 올랐다. 군악대의 음악에 맞춰 각 현의 깃발을 앞세우고 자랑스럽게 행진하는 화우농가들의 얼굴에는 ‘내가 지역을 대표하는 화우농가다’라는 자부심과 긍지가 가득했다. 마치 올림픽의 입장식을 보는 듯 한 느낌을 받게 했다.
자신의 지역을 대표해 참여하는 농가들에게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내는 관중들, 이에 화답하듯 모자를 벗어 흔드는 농가들, 지역농가들의 선전을 기원하면서 기립박수를 보내는 지역 정치인들까지 개막식 행사는 한순간에 뜨거워졌다.
무성의한 태도와 산만한 분위기, 누군지 알기도 어려운 내빈들의 지루한 인사가 끝도 없이 이어지는 개막식에 익숙한 나로서는 일종의 부끄러움이 생길 정도의 행사였다.
개막식을 마치고 행사장을 나와 주위를 살펴봤다. 계류장과 출전을 준비하는 공간은 외부인의 출입을 차단시키고 있었다. 이곳은 축주와 사전 출입허가를 받은 관계자만이 드나들 수 있다. 먼발치에서만 이들을 바라볼 수 있다. 내부 상황이 궁금했지만 방역을 위한 것인 만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한 20여 미터 떨어진 곳에서 보여지는 광경 또한 우리에게는 생소하게 다가왔다. 대회 준비 기간부터 끝날 때까지 축주들은 이곳 계류장에서 소와 함께 지낸다. 10~15일 정도를 소와 함께 지낸다는 것이다. 대회가 열리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농가의 경우 이동기간만 4일 이상 걸리는 곳도 있다.
이들 농가들이 이렇게까지 공진회에 정성을 쏟는 이유가 궁금했다.
아버지를 따라 대회에 참가한 한 후계 농가를 만나 그 이유를 물었다.
북해도에서 참가한 이 농가는 “일본을 대표하는 화우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품질이 좋은 쇠고기로 인정받고 있다. 우리농장은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북해도에서 화우를 사육하고 있다. 화우를 사육해오신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자랑스럽고, 나 역시 화우를 키울 수 있어 자부심이 크다. 지역을 대표해 전일본화우능력공진회에 나올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행운이다. 당연히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인 특유의 집요함에 혀를 내두르면서도 한편으로 부러운 마음이 생겼다.
화우가 가진 능력보다 한우가 가진 능력이 못하진 않을 것이다. 우리의 한우산업이 일본의 화우산업보다 뒤처졌다고 평가받는 것은 어쩌면 소의 품종이 아닌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차이가 아닐까라는 반성을 해보게 됐다.
우리 한우농가는 스스로를 얼마나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며, 자신이 기르는 한우에 대해 얼마나 애착을 갖고 있는지를 자문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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