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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

<농가 탐방>충북 청주 ‘민주목장’

세대 간 ‘벽’ 허물고 소통…건강한 목장으로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목장주와 후계농 사이에 갈등을 빚는 경우는 흔히 발생하는 일이다. 그렇지만 원활한 목장승계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세대 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충북 청주에 위치한 민주목장은 부자간의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대물림에 성공한 목장으로 꼽히고 있다. 가족들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건강한 우유생산에 매진하고 있는 민주목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믿음·신뢰 바탕으로 대물림목장 성공모델 

효율성 고려한 목장설계로 노동력 최소화


무한한 신뢰에 우직한 근면함으로 보답 

정헌모 대표는 1984년 송아지 1마리를 입식 후 1986년부터 본격적으로 착유를 시작했다. 이후 옥산면 덕촌에 터를 잡은 민주목장은 현재 전체 비육우를 포함하여 220두를 사육하고 있으며, 착유우 82두로 남양유업 쿼터 2천500kg의 규모를 갖고 있다.  

정 대표는 “지금의 목장부지가 이전에는 제방으로 활용하던 토지라 폭이 좁고 길어 활용하기 힘들었는데, 인근 토지소유주들의 협조로 토지를 교환하고 축사를 지을 수 있도록 사용승락을 해주면서 오랜 꿈을 이룰 수가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어릴 적부터 젖소와 함께 자란 아들 정통일 군에게 목장승계는 자연스러운 절차였다. 한국농수산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목장을 전담하게 된지도 벌써 6년이 지났다. 

정헌모 대표는 “아들이 목장에 들어온 이후 내가 조사료포와 퇴비 관리를 하는 일 외엔 목장경영에 관여를 안하고 있다. 처음에야 미숙했지만 스스로 터득해가는 동안 믿고 기다려줬을 뿐”이라며 “이제는 베테랑 낙농가로 성장한 아들의 모습을 바라보면 든든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후계자 아들 정통일 씨는 “처음에는 소가 많이 죽어나가고 체세포 등급이 등외로 떨어지는 등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매일 젖소들을 마주하다보니 4년차에 접어들면서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고, 소들의 상태만 봐도 사료배합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바로 온다. 착유시간도 1시간 30분정도 밖에 안걸릴 정도로 능숙해졌다”고 말했다. 

실제 민주목장의 최근 원유성적만 살펴보더라도 305일 보정 산유량은 1만572kg, 체세포수 4만6천(cell/ml), 유지방률 4.2%, 유단백률 3.3%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관리번호72=1만6천326kg ▲관리번호37=1만6천264kg ▲관리번호75=1만5천165kg 등 305일 보정 산유량 1만5천kg이상의 초고능력우를 비롯해 고능력우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오랜 노하우가 녹아있는 목장 

정 대표는 목장을 이전하면서 혼자서도 목장관리가 가능할 수 있도록 효율성을 극대화하여 목장을 설계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채식장 바닥을 양돈장에서 주로 사용하는 콘슬레이트로 설치했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콘슬레이트 바닥 덕분에 축분이 바로 바닥으로 빠지고, 그 아래서 스크레퍼가 하루 16회 축분을 긁어가기 때문에 축분이 운동장 위로 올라올 일이 적고 소들의 부상 위험도 줄었다”며 인근농가 3곳에도 컨설팅을 해줬을 정도로 주목을 많이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젖소들의 관찰을 위해 발정탐지기를 달았으며, 21개의 CCTV화면이 거실 한쪽을 채우고 있어, 목장에서 발생하는 일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챙겨볼 수 있게 해놓았다.   

350평 규모의 퇴비사에서 교반기와 팬으로 잘 부숙된 퇴비는 2만여평의 조사료포에 뿌려지고 일부는 경종농가들에게 나눠주는데, 생균제를 먹이고 부숙제도 살포한 덕분에 양질의 퇴비 생산이 가능해져 멀리서도 찾아와 가져갈 정도라고 한다. 

조사료포에서는 라이그라스와 옥수수를 주로 재배하는데, 라이그라스는 혼파(보리, 트리트케일)하여 헛고랑을 넘어 넝쿨나물이 조사료포를 침해하는 것을 방지하는 방법 역시 오랜 경험으로 터득한 비법이다. 

착유장에서도 정 대표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빛을 발했다. 착유우사를 3칸으로 나눠놓고, 간단한 문고리 조작으로 착유장으로 향하는 입구를 각 칸마다 옮길 수 있도록 만들어, 대기장에서 오랜 기다림으로 받는 젖소의 스트레스를 줄인 것이다. 

번거롭더라도 질병예방 차원에서 착유 시에는 착유우 한 마리 당 수건 한 장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아름다운 목장  

이처럼 꼼꼼한 목장관리를 이어온 덕분에 민주목장은 2011년에 ‘깨끗한 목장가꾸기 운동’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지나가는 행인들이나 내방객들이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매실나무, 산사나무, 산수유, 미선나무, 백합, 복숭아 등 각종 초목이 목장을 둘러싸고 있다는 점도 목장 환경 조성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정 대표는 충북낙협 감사, 한국낙농육우협회 이사, 옥산면 복지회 이사 등의 활동을 하면서 낙농업계와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낙농지도자이다. 

이러한 정 대표의 발자취를 이어갈 후계자 정통일 씨가 그려나갈 민주목장의 미래가 역시 기대된다. 

정통일 씨는 “큰 욕심 없이 지금의 쿼터를 유지하면서 목장을 더욱 내실있게 다져 나갈 계획이다. 아버지가 그래왔던 것처럼 건강하고 안전한 우유 생산에 전념하는 낙농인이 되는 것이 바람이다”라고 밝혔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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