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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친환경축산현장>전남 영암 ‘구시월드’-과감한 선제적 투자…환경 · 경제성 두마리 토끼잡아

액비순환+재이용수 시스템…냄새민원 · 살포비 부담 해소
’10년 이미 ‘임신돈 군사’도입…사회적요구 부응·연산성↑
“투자도 경영” 실천…치밀한 경제성 검토 ·기술적 이해 필수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양돈현장에서 환경규제 강화 추세에 부응하기 위해선 필연적으로 경제적 부담이 뒤따를 수 밖에 없다. 

농가들 사이에 “가축분뇨 처리를 위해 돼지를 키우고 있는 것 같다”는 푸념이 끊이지 않고 있는 이유다. 게다가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투자와 고정 지출을 증가시키는 또 다른 요인이 다 보니 양돈농가들 입장에선 가급적 투자 비용을 줄일 방법이 늘 고민일 수 밖에 없다. 

돈을 벌기 위해 돼지를 키우는 만큼 경제성이 최우선 고려사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남 영암의 구시 월드(대표 임성주)는 사뭇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오히려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면서, 경제성도 올리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것이다.



액비순환시스템도 충분하지만...

 총 사육두수 1만두 규모의 종돈장 구시월드는 지난 1995년 지금의 부지(영암군 반포리)로 농장을 옮겨왔다. 이후 2010년 돈사 리모델링과 함께 5년 전에는 액비순환시스템도 도입했다. 그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우선 액비순환시스템 가동 이후 냄새 민원의 우려가 사라졌다. 더구나 얼마전 개정된 축산법에 의해 오는 2023년 6월부터 의무화 되는 냄새저감 시설에 액비순환시스템도 포함되면서 적어도 냄새 규제로 인한 걱정은 덜어낸 상황. 

구시월드 임성주 대표는 “돈사내 암모니아가 크게 줄면서 사육환경이 개선됐다는 점도 중요하다. 출하일령이 15일 정도는 앞당겨졌다”며 “옥수수는 물론 돼지털까지 다 녹인다. 퇴비도 거의 배출이 없어 부담이 없다”고 설명했다. 

저장조 용량을 넉넉히 확보하고 늘 찌꺼기를 제거해 주며 침전조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게 액비 순환시스템의 효율을 극대화 하는 핵심요건이라는 견해도 덧붙였다. 




문제는 액비살포비 

이런 구시월드이지만 지난 2021년 액비순환시 스템과 맞먹는 돈을 들여 재이용수 시설을 들여놓았다. 

임성주 대표는 “냄새걱정 없이 가축분뇨를 처리 하는데는 액비순환시스템만으로도 충분했다. 

하지만 갈수록 오르는 액비 살포비가 문제”라며 “재이용수 시설을 통해 이전보다 액비 배출량을 60% 줄였다. 감가상각비 등을 감안하더라도 가축분뇨 처리비용이 대폭 절감됐다”고 밝혔다. 

구시월드의 액비 살포비용은 톤당 1만7천원선. 액비순환시스템을 통해 생산되는 액비다 보니 상대적으로 살포비가 저렴했지만 그나마도 재이용수 시설을 거치며 톤당 5천원 수준으로 줄어들게 됐다. 

재이용수 시설에 많은 공간이 필요치 않은 특징도 임 대표가 부담없이 도입을 결정하는 한 요인이 됐다. 


필터수명 극대화 

구시월드에 설치된 재활용수 시설의 경우 RO(역 삼투압 Reverse Osmosis), 즉 멤브레인에 높은 압력을 가해 물분자만 통과시켜 정화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자동운전으로 가동 편리성을 높였을 뿐 만 아니라 전처리용 백, 마이크로 필터가 내장된 RO 필터 적용 및 제자리 세정(CIP) 기능에 의해 99% 이상의 무기·유기물 제거율과 함께 높은 회수율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제품들과 차별화된다. 

특히 CIP 기능은 필터의 수명을 연장, 상대적으로 저렴한 운전비용을 뒷받침하고 있다. 

임성주 대표는 “재이용수 시설을 거쳐 나온 물은 증류수라고 보면 된다. 냄새와 색깔이 없을 뿐 만 아니라 수돗물 보다 깨끗하다”며 “다만 미네랄이 없다 보니 사용처가 제한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세척수나 액상사료에 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농업용수 보다 우수한 수질임에도 ‘영산강 수계’라는 입지로 인해 정화방류가 불가능한 현실은 안타깝기만 하다. 


시행착오도 투자 

투자를 통한 경제성 확보 노력은 동물복지에서 도 두드러진다.

초기 시설 얼마 후 모두 철거, 5년 후 다시 설치하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 지만 구시월드는 스톨사육이 법률로 제한되기 이전인 지난 2010년 이미 임신돈사에 군사시스템 도입을 시도했다. 

임성주 대표는 “(군사시스템 처음 도입 당시)기계 한 대가 감당해야 할 돼지가 50두로 너무 많아서 실패했다. 지금은 10두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며 “사실 동물복지 보다는 난산 걱정 없이 연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 군사 사육을 시작했는데 그 효과에 만족한다. 훈련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 고 밝혔다. 

지금도 군사시스템에 대한 경제성 논란이 양돈 현장에서 끊이지 않으며 적지 않은 양돈농가들이 우려와 혼란에 빠져 있는 게 현실. 결과적으로 임성주 대표의 포기 하지 않는 의지가 미래를 내다본 투자로 작용한 셈이다. 



“종돈장이라면 앞서가야” 

“종돈장이다 보니 무엇이든 앞서가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정부가 요구하는 ‘강화된 방역시설’도 지난해 6월 이미 설치 완료했다”는 임 대표는 “새로운 도전을 좋아하다 보니 신기술에 대한 욕심도 많은 편”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그렇다고 장비에만 의존하거나, 시시때때로 갈아치우는 이른바 ‘장비충’과는 거리가 멀다. 

임성주 대표는 도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기술이나 시설이라고 해도 경제성에 대한 사전 충분한 검토와 기술적인 이해, 농장 도입시 가동능력에 대한 확신이 서기 전까지는 절대로 실행에 옮기지 않는다. 

군사시스템은 물론 2년여전 자돈 및 비육구간에 도입한 액상사료 시스템만 해도 그렇다. 

“1번 돈방이나 30번 돈방에 똑같은 압력으로 사료가 떨어지도록 하는 핵심설비가 바로 사료관이다. 이러한 기술적 능력을 갖춘 제조사를 찾는 게 중요했다”는 설명은 임성주 대표가 도입하고 있는 시설에 대한 기술적 이해도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분만사와 모돈사에 자돈급이기를 적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 올인-올아웃을 토대로 한 농장운영과 양자 및 체중관리에 이르기까지 기본에 충실한 사양관리 체계는 생산성과 환경 모든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춘 종돈장으로 자리매김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동물복지 농장 ‘꿈’ 

구시월드는 현재 제2농장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 농장과 다른 게 있다. 

임성주 대표는 동물복지 인증 농장을 꿈꾸고 있다. 

임 대표는 “HACCP는 기본이고 깨끗한 농장 지정에 이르기까지 일반 양돈장이면서 받을 수 있는 자격은 다 획득했다고 자신한다”면서도 “다만 분만사 때문에 동물복지 인증은 지금 농장에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근에 부지까지 확보해 놓았지만 농장 신축에 대해 관할 지자체가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며 일단 제동이 걸린 상황. 

그럼에도 언젠가는 지역주민들에게 환영받는, 친환경적인 동물복지 인증 양돈장을 실현하겠다며 임성주 대표는 포기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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