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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

‘양돈장 퇴출’ 외친 오동마을 주민들 고령 ‘해지음’ 찾은 까닭

"양돈장과 함께 갈수 있다" 인식 계기로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상생’실현 경종농·마을사례 직접 확인

냄새 걱정없는 농장으로 변신 현장도

이기홍 대표 “행정·주민협조가 가능케”

 

 

 

 

 

 

축산환경개선을 위한 해법 찾기에 고민하는 이들의 ‘성지’ 로 손꼽혀 온 경북 고령의 해지음영농조합법인(대표 이기홍)에는 지난 5월25일에도 견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다만 이번에 맞이한 ‘손님’들은 이전과 사뭇 달랐다.

 

주민들 현대화도 반대

냄새 민원의 원인으로 지목해온 지역내 양돈장의 퇴출을 요구, 시설 현대화 마저 반대해온 전북 진안군 마령면 오동마을 주민 20여명이 냄새 걱정없이 깨끗한 양돈장이 가능한지 확인을 위해 130km 떨어진 해지음을 방문한 것이다.

대한한돈협회 진안지부의 요청에 따라 성사된 이번 견학에는 최방규 환경과장, 정혜인 축산어업팀장 등 진안군청 관계자들과 마령면 김명기 면장, 무진장축협 관계자들이 동행했다.

해지음의 냄새 저감시설 업체인 케이에스에프, 임포바이오사 관계자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해지음 이기홍 대표(자연순환농업협회장)는 “최근 구제역 발생으로 고민했지만 축산농가는 참석치 않는데다 해당지역 양돈농가들이 민원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감안,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지음’ 마을이장 “변화 놀라워”

지식공유와 배움 보다는 ‘냄새 개선사업 우수농장 확인’ 이 주요 목적이었기에 견학 일정 전반에 걸쳐 양돈농가가 아닌 주민의 시각에 초점이 맞춰졌다.

농장 견학에 앞서 이뤄진 설명회에는 해지음 양돈장 소재 마을 주민과 경종농가가 직접 참석, 양돈농가와 주민, 경종농가의 ‘상생’ 이 실현 가능함을 강조했다.

고령군 대가야읍 장기리 노숙남 전 이장은 “작년까지 이장직을 수행했다. 10년전 이장직을 처음 맡고 나서 가장 힘들었던 게 양돈장부터 없애라는 주민들의 요구였다”며 “하지만 이기홍 대표가 인수한 뒤 농장이 새로워 지고, 자기집 보다 깨끗이 관리하다 보니 마을 사람들 모두 놀랐다. 양돈장과 함께 하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액비로 수확늘고 비용줄어”

이어 설명에 나선 쌀전업농중앙회 경북도협의회 김도중 전 협의회장은 “쌀 농사만 6만평을 짓고 있는데 액비를 사용하고 있다. 별도의 화학비료를 쓰지 않으면서도 수확은 물론 알곡도 좋다”며 “토지나 작물에 따라 살포량에 차이를 둬야 하지만 돈이 적게 들어간다”며 만족감을 표출했다.

자신들과 같은 입장에 있는 이들의 확신에 찬 설명에 잔뜩 굳어있던 표정의 오동마을 주민들 사이에서도 동요가 일기 시작했다.

이와관련 이기홍 대표는 “고령군의 경우 군청 바로 앞에도 액비가 살포된다. ‘적극 행정’ 의 결과”라며 “부숙 액비는 냄새가 나지 않을 뿐 더러 별도의 비료를 뿌리면 과비가 될 정도로 살포 효과도 좋다. 다만 비현실적인 시비처방서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고령군 축산정책과 정원청 과장은 단위면적당 돼지사육밀도가 높은 고령군의 현실과 민원 해소 노력을 전하며 선도 양돈농가의 중요성을 강조, 공감을 사기도 했다.

 

“냄새, 이정도라면…”

오동마을 주민들은 이어 해지음 농장을 찾아 낙후되고 냄새나던 양돈장이, 민원걱정 없는 초현대식의 깨끗한 돼지사육 공간으로 변신한 모습을 직접 확인했다.

해지음 농장 인근의 다른 축사에서 흘러나온 약간의 냄새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던 오동마을 일부 주민들은 “오히려 농장에 들어오니 냄새가 없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기홍 대표는 “약 20개소의 농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민원은 웬만한 농장 1개 보다 적다”며 “현재 운영중인 농장 대부분 낙후된 돈사였지만 정부와 고령군의 지원을 토대로 리모델링, 지금은 마을 주민 뿐 만 아니라 유럽 수준의 생산성으로 양돈농가도 만족하는 농장이 됐다”고 강조했다. 결국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 주민의 이해와 협조가 동반돼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양돈장 환경개선, 나아가 상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기홍 대표는“주민들과 행정기관 입장에서도 양돈을 못하도록 하는 게 근본 목적은 아닐 것이다. 무조건 규제하고 나가라고 하면 환경개선은 더 기대하기 힘들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우리도 가능할까”

물론 이날 견학을 통해 굳게 닫혀있던 오동마을 주민들의 마음의 문이 완전히 열릴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로 일부 주민은 “잘되고 있는 곳 만 보면 뭐하나. 우리 마을 양돈장에 똑같이 기대할 수 있겠느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정부와 지자체, 양돈장의 진심과 노력에 따라서는 변화도 가능함을 인식케 하는 계기로서는 부족함이 없는 듯 했다.

이날 진안군청 최방규 환경과장과 김명기 면장을 비롯한 일부 마을 대표는 “하드웨어를 갖춘다고 해도 운영이 잘못되면 무의미해 질 수밖에 없다. 그간 경험과 노하우에 대한 공유가 필요하다”며 이기홍 대표에 대한 별도의 도움 요청을 끝으로 견학 일정이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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