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투자없이 규모화 · 전문화 효과 기대…국내 도입 움직임 미국의 ‘파이프스톤’ 이 기업형 계열화농장에 대항할 수 있는 전업규모 이하 양돈농가들의 새로운 대안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파이프스톤 시스템이란 개별 양돈농가들이 공동투자를 통해 번식전문농장을 설립 · 운영하고 각자 농장에서는 비육돈만 생산하는 시스템. 소유와 경영을 철저히 분리, 전문경영인제로 운영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양돈농가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업 또는 중소규모 수준의 양돈농가들을 중심으로 파이프스톤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관심수준을 넘어서 참여농가는 물론 번식전문농장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는 등 파이프스톤 시스템 도입이 본격화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한국의 파이프스톤 출현이 멀지 않았다는 섣부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파이프스톤 시스템을 통해 일관사육형태의 중소규모 양돈농가들이 투자 및 리스크 부담을 최소화 하면서도 규모화나 전문화와 같은 효과를 누릴수 있다는 기대감이 배경이 되고 있다. 특히 대규모의 기업형 계열화 양돈장이 속속 출현하고, 이들을 중심으로 각종 정책이 전개되면서 중소규모 양돈장들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최근의 국내 양돈산업 추세가 파이프스톤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고품질의 건강한 자돈생산과 돈군 위생유지, 생산성 극대화 뿐 만 아니라 소규모 양돈농가들이 양돈업을 계속할수 있는 여건 제공이 파이프스톤 시스템의 또다른 목표라는 점도 그 설득력을 높여주고 있다. 대한양돈협회(회장 김동환)가 최근 한-EU FTA 대책으로 ‘파이프스톤’ 제도 도입을 정부에 요구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양돈협회는 각 지부별로 참여농가를 구성해 전문경영인에 의해 운영되는 번식전문농장을 설립할수 있도록 지원해 줄 것을 요청, 일단 정부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미 국내에서 시도된 바 있는 실패한 시스템이라며 파이프스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표출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에대해 파이프스톤 시스템의 핵심이 소유와 경영의 철저한 분리인데 반해 국내에서는 지분을 가진 농가들이 직 · 간접적으로 경영에 참여함으로써 실패한 사례가 대부분임을 지적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도 미국의 파이프스톤사 같은 위탁관리 및 경영 전문회사 체제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게 이들의 생각이다. 여기에 신규농장 설립이 사실상 어려운 만큼 국내에서는 기존 농장을 리모델링해 활용하는 등 한국실정에 맞는 파이프스톤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우리 정서와 맞지 않는다거나, 우리 국민들의 천성이 동업은 하지 못한다는 식의 비이성적인 논리로 파이프스톤에 접근해서는 안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미국과 국내 양돈산업 여건은 분명히 큰 차이를 보이는 만큼 충분한 사전검토와 전문가들의 도움을 토대로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 도입을 추진하는게 바람직 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