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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짓밟힌 인권 어디서 보상받나”

■르포/ 구제역 상처 아물지 않은 강화 축산현장

[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 대영TMR 전태호 대표는 관련기사 자료를 꺼내 보이면서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구제역 발생 최초 신고농가·TMR사료 대표 ‘울분의 항변’
근거없는 소문·마구잡이식 언론보도에 ‘구제역 원흉’ 오명
“경제적 피해보다 억울함에 치떨려…변론 기회마저 없다니”

강화 구제역 발생 농장에 재입식은 시작됐지만 상처는 아물지 않고 있다. 몇몇 축산인들은 먼저 발생신고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죄인의 오명을 쓰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은 채 힘겨운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다. 또한, 근거없는 루머와 언론의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아직 구제역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강화에서 가장 먼저 구제역 발생을 신고한 이중재씨. 그는 단연코 “다시 이런 일이 생긴다면 먼저 신고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에게는 구제역 발생으로 잃은 경제적 피해보다 ‘구제역 발생의 원인제공자’라는 억울한 누명이 더 컸다.
그는 “살인자도 자신을 변론할 기회를 주고, 증거가 명백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다. 하지만 난 근거없는 소문과 언론의 마구잡이식 보도로 지금 강화에 구제역을 퍼뜨린 ‘죽일 놈’이 돼 있다”고 말했다. 단지 최초 구제역 발생 신고자라는 이유만으로.
전태호 대영TMR 대표도 기막힌 사연을 가진 피해자다.
“당초 구제역 발생 원인이 우리공장에서 판매한 TMR사료에 있다는 정부의 발표로 인해 구제역을 퍼뜨린 원흉으로 찍혀버렸다. 인천시의원을 지냈고, 강화 축협 조합장으로 10여년을 일하면서 쌓아놓은 명예가 한순간에 무너졌다”며 “정부가 나중에 TMR사료로 인한 전파가능성이 낮다고 발표했지만 한번 무너진 신뢰는 다시 회복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서신도 보내보고, 항의도 해봤지만 아무소용이 없었다.
그는 “발표로 인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 없는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와 사실 여부를 확인도 하지 않고 보도한 언론의 무성의함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자신이 한 짓이라면 마땅히 수모를 감수하겠지만 하지도 않은 근거없는 소문으로 덮어쓴 오명은 벗을 길이 없었다.
이중재씨는 구제역 발생 보름 전에 중국여행을 다녀왔다는 이유로 중국에서 건초를 수입해 판매한 사람이 됐고, 전태호 대표는 그 건초를 구입해 강화지역에 공급한 사람으로 돼 있었다.
모두 근거없는 소문이지만 언론을 통해 세상에 알려져 버렸고, 이미 엎질러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었다.
200여두 사육하던 이중재씨 농장에는 최근 송아지 두 마리와 흑염소 3마리가 입식됐다. 전태호씨가 운영하는 공장에서는 60여농가에 공급되던 TMR사료가 최근에는 10여농가에만 공급된다.
구제역이라는 큰 사건 앞에 개인의 인권이 짓밟혀지진 않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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