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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원가 세계최강 육류수출 1위 국가

■기고/남미 육류산업 현장 방문기 ③“크고도 강했다” 브라질의 육류산업

  • 등록 2010.09.20 19:06:29
 
- 시찰단 일행들이 ABEF 관계자들과 브라질 닭고기 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국토면적 851만㎢ 한반도의 무려 37배. 인구 1억9천만명. 인구와 면적 모두 세계 5위의 거대국가. 드넓은 초지와 경작지에서 생산되는 농축산물과 온갖 지하자원외에도 자동차와 항공기를 생산하는 나라. 최근에는 심해유전까지 발견된 축복의 자원부국. 브라질이 신흥경제국을 상징하는 BRICS의 맨 앞자리를 차지하는 게 어색치 않다. ‘작지만 강한’ 칠레와 달리 브라질 식육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나라만큼이나 크고 강했다.

지난해 브라질의 농축산물 수출액은 무려 648억불. 전체 수출에서 점유하는 비중이 25% 이상이다. 대두, 닭고기, 돼지고기, 커피, 설탕, 담배, 옥수수, 오렌지, 돼지고기, 면직물 등이 주요 수출품목.
브라질 농식품산업의 기초 파워는 경종부문에서 나온다. 대두 사탕수수 옥수수 커피 오렌지가 대표품목이고 이들이 전체 생산액의 63.2%를 차지하고 있다. 사료원료 곡물인 대두와 옥수수가 08/09시즌 각각 5,709만톤, 5,097만톤 생산됐다. 브라질 농식품부는 19/20년 시즌까지 5대 곡물(옥수수 대두 밀 쌀 콩)의 총생산량을 현재(1억2,984만톤)보다 36.7% 늘린다(1억7,752만톤)고 한다. 경작면적은 늘리지 않고 기존 경작지의 생산성을 높임으로써 이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축산육류의 증산계획도 야심차다. 08/09시즌 가금육, 소고기, 돼지고기 생산량은 각각 1,113만톤, 783만톤, 319만톤 등 총 2,214만톤이었다. 이를 10년 뒤 1,663만톤, 992만톤, 395만톤 등 총 3,050만톤으로 (38%) 늘린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브라질 농식품부는 이를 내수증가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수출 역시 확대될 것이다.
브라질은 3대 육류의 세계 1위 수출국이다. 수출규모는 매년 늘어난다. 방대한 경작지에서 조방적으로 생산하는 사료곡물을 그냥 내다팔지 않고 고기로 전환시켜 수출하는 것이다. 곡물을 사료로 만들고 그 사료를 이용해 가축을 키우고 가공을 통해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 현재로서는 세계 어느 나라도 브라질의 원가 경쟁력을 앞설 수 없다.

-닭고기 세계 교역량 41% 점유

브라질의 단백질식품 산업을 한 단계 끌어올린 장본인이 가금산업이다.
과거에는 소고기산업이 육류산업을 선도했지만 이제는 닭고기에게 주도권이 넘어가 있다. 브라질 닭고기는 생산량, 생산액, 수출 등 모든 분야에서 다른 육류를 앞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 일행은 상파울로시내에 자리한 닭고기의 생산과 수출분야의 민간부문 대표조직인 Brazilian Poultry Raising Union (UBABEF)를 방문했다. 이 기구는 올해 4월 Brazilian Poultry Association (UBA, 1963년 출범한 민간기구)와 Brazilian Chicken Producers and Exporters Association (ABEF, 1973년 설립된 닭고기 수출협회)가 통합해 새로 출범한 브라질 가금산업의 최대 조직체. 아직 합병작업이 완료되지 않아 전 ABEF 사무국에서 브라질 닭고기 산업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지난해 브라질의 닭고기 생산량은 1,098만톤. 이 가운데 363만톤, 58억불 어치를 세계 150여국에 수출했다고 한다. 생산량은 세계 3위(비중 15%)로 미국(22%), 중국(17%)지만 수출은 1위로 세계 교역량의 41%를 차지할 정도로 막강하다. 2004년 이후 수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으며 2005년 이후 매년 15%씩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1990년 30만톤에 미치지 못하던 수출량이 20년만 무려 12배 증가했다. 그만큼 글로벌 경쟁력이 강해졌다는 의미다.
브라질 닭고기 산업의 경쟁력을 이끄는 것은 기업들이다. 94개 닭고기생산 및 수출업체가 가입되어 있는 BPA(Brazil Poultry Association) 회원사들이 우리나라식으로 표현하면 이른바 계열화 주체들이다. 이들 중 60개 회사는 내수부문에 주력하고 34개 회사는 수출업체다. 이들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닭고기 가공공장은 140여개, 계열 사육농가는 1백만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업의 형태는 다양하다. 일부는 협동조합 기업이고 일부는 민간기업이다. 기업들끼리 선의의 경쟁이 치열하여 인수합병이 빈번하게 일어나지만 수출시장을 개척하는데는 힘을 합친다.
이들은 오늘날 브라질 닭고기산업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게 된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가 계열화(Integration) 시스템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닭고기 산업의 계열화 수준은 98%이며 1960년대 도입된 이래 그 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아졌다고 한다(20년전 80%). 계열화 시스템을 통해 닭고기 산업이 규모화되고 효율성이 높아졌으며 위생적 관리, 생산성의 향상, 사회적 지속성을 유지하는 성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농업부문의 개혁, 농촌지역의 개발, 농가 소득 향상에 분명한 효과를 나타냈다는 것이었다.
인테그레이션은 1960년대 Santa Catarina 지역 닭고기 생산부문에 처음 도입된 이래 양돈분야로 확대됐고 오늘날에는 포도, 토마토, 종려나무순, 과일, 담배 등 다른 농업부문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돈육부문의 계열화율도 65% 정도라는 것.
브라질의 계열화 시스템은 우리나라의 수직계열화와 거의 같은 형태였다. 닭고기를 가공 판매하는 농기업이나 협동조합 기업이 농가에게 병아리, 사료, 기술적ㆍ수의학적 지원, 그리고 유용한 사양기술을 제공하며 농가는 시설, 설비, 노동력을 투입하여 사육을 맡는 형태였다.
각각의 회사가 개별적인 사육 보수 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계약 역시 회사별로 독립적인 계약방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계약서는 당연히 관련 연방법령을 준수해야 하나 정부가 표준계약서를 제시하거나 별도로 개입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개입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지원하기 위한 법규나 정책도 없다는 것이었다. 다만 가축질병 및 방역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의 역할과 기능이 있다고 덧붙였다.
사육농가들과 회사간의 분쟁이나 농가의 불만이 없느냐는 질문에 “농가들은 계열화에 포함되는 것을 원하며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생산성이 높은 농가나 환경친화적인 사육환경을 갖추는 농가에게 수익이 더 많도록 하는 시스템이어서 사육농가들도 시장과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민간협회나 정부 차원에서 계열 농가나 업체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워크숍이나 세미나를 자주 개최하는데 계열주체가 서로 다른 농장주들이 공동 워크숍을 열기도 한다는 것. 이를 통해 서로 사육이나 시장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며 농가들은 계열업체를 비교 선택하는데 도움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기업들간의 시장경쟁이 치열하며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인수합병도 수시로 일어난다고 한다.

-기업 몸집 키우기로 생산원가 극대화

2009년 5월 닭고기부문 브라질 1, 2위 업체인 Sadia와 Perdigao가 합병하여 BRF(Brazil Foods)로 탄생했는데 이 기업의 규모는 상상 이상이었다. 도축 및 도계 가공공장이 42개, 종업원수 12만명, 연간매출액 100억불이었다. 양돈을 함께하는데 계열농가가 무려 19,000개라고 한다.
이 회사가 탄생함으로써 닭고기부문 세계 1위였던 브라질의 공룡기업 JBS를 2위로 밀어냈다. 이들이 합병한 이유는 간단했다. ‘국제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힘을 갖춘 큰 회사로 만들기 위해서’라는 것이었다. 브라질의 또다른 닭고기 업체인 Marfrig, Mineva 등의 대형기업과 카길, 타이슨, Douv, Dawn Farms 와 같은 다국적 기업들이 브라질내 중소업체를 인수합병하는 등 확장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닭고기외에도 브라질 육류산업은 공포스러울 정도로 규모가 컸고 강했다.
브라질의 대표기업 JBS가 상징적인 존재였다. 1953년 Jose Batista Sobrinho(JBS)가 Anapolis(GO)에 하루 소 5마리를 도축하는 규모로 설립한 이 회사는 오늘날 연매출 320억달러(37조원)의 세계 1위 단백질식품 기업으로 성장했다(식품기업으로는 스위스 Nestle, 미국 Kraft Foods에 이어 3위). 브라질 육류산업의 성장사와 가공할만한 규모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3대 육류(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의 신선육 및 육가공제품, 부산물, 가죽가공, 음료, 채소류, 애완동물 사료, 콜라겐, 바이오디젤 등의 제조 판매와 수의학 방역, 유통 물류서비스가 이 회사의 사업영역.
본사는 기획이나 재무, 종합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을 뿐 생산기지를 세계 곳곳에 두고 있는 그야말로 글로벌 기업이었다. 6대륙에 117개의 도축가공 플랜트(소 75개, 닭 33개, 돼지 3개, 양 6개)를 가동하고 있다고 한다. 글로벌 소싱 글로벌 마케팅을 실감케 했다.
JBS는 최근 15년 동안 30여개의 육류관련 기업을 인수합병하며 덩치를 키웠다. 미국내 최대 소고기 가공업체이자 최대 수출업체 중의 하나인 Swift & Company, 스미스필드( 소고기 부문), 미국내 최대 육계회사였던 Pilgrim’s Pride 등이 JBS로 합병됐다.
JBS의 글로벌 생산능력은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미국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호주 이태리 러시아에서 하루에 소 90,290두를 도축가공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지난해 도축한 소(한우 육우 젖소 포함)가 81만두. JBS의 열흘치 물량도 안되는 셈이다. 소고기의 생산 및 수출 세계 1위 기업으로 소고기 국제교역량의 30.1%를 차지한다고 한다.
닭은 하루 760만수를 도계가공한다. 세계 2위(1위는 브라질의 BRF) 규모로 미국과 멕시코, 푸에토리코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세계 닭고기 교역량의 10.7%가 이 회사 제품이다.
돼지는 1일 48,500두, 양은 27,500두를 도축가공한다. 가죽 생산량도 1일 55,600장. 낙농제품은 하루 1,364톤을 생산한다. 이 회사의 제품이 세계 곳곳 가지 않는 곳이 없다.
JBS 관계자는 “EU시장은 작다. 일본 한국 중국 대만 등에서 파트너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JBS가 상징하는 브라질 육류산업은 감당키 어려운 존재였다. 한국시장에는 더 이상 깊은 관심을 갖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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