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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똘똘 뭉쳐 합병 아픔 이긴 ‘혁신조합’

‘위기를 기회로’ 역경을 이긴 협동조합(옥천영동축협)

[축산신문 ■영동=최종인 기자]
 
지난해 최대규모 4억원 흑자달성…조합원들 협동정신 뒷받침
생축사업장 확대·육가공공장 설립…고급육·생산성 향상 박차


【충북】 부실조합이라는 오명을 쓰고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영동축협과 옥천축협이 2002년 한지붕 아래서 새롭게 태어난 옥천영동축협은 위기를 기회로 만든 대표적인 혁신조합으로 손꼽힌다. 합병 당시 손실금만 63억원을 안고 출발한 옥천영동축협(조합장 홍성권)은 이제는 농협중앙회가 실시하는 전국 종합업적평가에서 항상 좋은 성적을 거둘 정도로 탄탄한 자립경영기반을 자랑한다. 합병조합 초대 조합장을 맡아 지금까지 경영정상화를 주도해온 홍성권 조합장도 지난 8월 충북농협이 선정하는 우수조합장 상을 받을 정도로 탁월한 리더십과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옥천영동축협은 반발하는 조합원도 많았지만 농협구조개선법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찬반투표 과정을 거쳐 구조조정 자금을 지원받고 합병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합병조합 출범 1년 만에 옥천영동축협은 4천300만원의 흑자를 내면서 조기 경영정상화라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직원들의 뼈를 깎는 고통분담과 자구노력, 경영진의 내실경영 실천, 그리고 조합원들의 협동정신이 뒷받침한 결과였다.
옥천영동축협은 2004년에는 2억원, 2005년에는 3억원 등 매년 꾸준하게 흑자규모를 늘렸으며, 2009년에는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인 4억원의 흑자경영을 달성했다. 농협중앙회로부터 받은 구조조정자금도 2007년과 2008년 160억원과 46억원 등 모두 상환하면서 거둔 성과이기 때문에 임직원들과 조합원들도 남다른 자부심을 갖게 됐다. 부실조합이라는 오명도 벗은 이제는 자산규모 1천억원의 탄탄한 협동조직으로 거듭난 것이다.
지속적인 내실경영은 조합원들이 보여준 사랑과 신뢰에 빠른 시일 내에 보답하는 일도 가능하게 했다. 옥천영동축협은 2006년 조합원들에게 5%씩 첫 배당을 실시했다. 이후 매년 출자배당과 이용고 배당은 물론 인공수정 정액지원, 동물약품 구입비 지원, 소 입식자금 지원 등 다양한 지도사업을 통해 수익을 환원하고 있다. 또 올해는 나눔축산운동을 통해 지역사회 소외계층에게 1천200만원을 지원하는 등 사회봉사활동과 환원활동도 계속 강화해 나가고 있다.

 

옥천영동축협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가장 주력한 분야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연체비율을 낮춰 신용사업 건전성 확보에 심혈을 기울였으며, 무자격 조합원을 과감하게 정리해 실질적인 축산농가들을 위한 협동조합을 만드는 노력을 계속했다. 가장 중점을 둔 분야는 경제사업 활성화이다. 조합원들과 가장 밀접한 지도경제사업 비중을 높이는데 주력해 조합원들이 스스로 조합을 찾고, 이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조합과 조합원 모두가 상생, 발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갔다.
합병 당시 연체금액은 상호금융 대출금 40억원, 정책자금 대출금 60억원으로 평균 40%대의 연체비율을 보였다. 그러나 채권관리 전담직원을 전진 배치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지난해에는 연체비율을 0.7%로 낮추면서 탑-클린뱅크에 선정됐다. 예수금은 합병 당시 501억3천원에서 2009년 말 748억7천600만원으로 늘어났다.
조합 경영기반이 탄탄해지면서 다양한 경제사업을 발굴해 조합원들과의 접점을 높이는 노력도 한창이다. 경제사업 활성화를 주도한 핵심사업장으로는 생축사업장을 꼽을 수 있다. 옥천영동축협은 지금 2004년에 시작한 생축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영동군 양산면 누교리와 옥천군 이원면 평계리 일대 8만7천450㎡ 규모의 생축장에 8억4천만원을 추가로 투입해 3천630㎡(1100평) 규모의 축사를 신축 중이다.
오는 11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12월에는 송아지를 입식할 계획이다. 현재 사육 중인 한우 300두 외에 조합원들이 생산한 혈통등록 수송아지 400두를 입식해 거세 고급육을 생산할 계획이다. 생축사업장을 충북광역브랜드 청풍명월한우의 생산기지로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옥천영동축협은 또 11월 준공을 목표로 육가공공장 건립도 추진 중이다. 총 26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며 6천581㎡의 부지에 지상 4층, 연면적 1천457㎡ 규모로 신축하고 있다. 육가공공장의 가동능력은 일일 소 10두, 돼지 200두 규모로, 단체급식사업과 유통사업을 통해 조합원들이 생산한 축산물을 안정적으로 판매하면서 연간 18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합병조합으로 출범한 후 조합원들을 위한 경제사업에 고정투자를 하고 싶어도 부실이라는 딱지 때문에 농협중앙회의 투자승인조차 못 받았던 몇 년 전을 되돌아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이다.
지난해 9월 한우고기 판로개척을 위해 영동 전통시장에 개장한 축산물판매장과 한우전문식당 사업도 활성화해 조합원들이 생산한 한우를 지역 소비자들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맛 볼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셀프 방식으로 운영되는 한우전문식당은 조합이 직접 운영하면서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를 잡지 못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2천740명의 조합원이 42억1천400만원을 출자한 옥천영동축협은 그동안 과감한 조합원 정예화를 통해 무자격 조합원 2천500여명을 정리했다. 조합원 숫자는 줄었지만 조합을 중심으로 한 결속력을 더 강해졌다. 합병 당시 12억4천700만원에 불과했던 출자금이 네 배 가깝게 늘어난 것이 조합원들의 신뢰를 증명한다. 지금은 각종 충당금을 기준 이상 적립하고도 11억4천200만원의 잉여금을 가질 정도로 경영구조가 탄탄해졌다.
옥천영동축협 구성원들은 한마음으로 역경을 이겨내면서 협동조합 조직의 가장 큰 장점이 인적결합이 더욱 견고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의 경험이 또 다른 발전을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신감도 엿보인다. 아픔을 슬기롭게 극복한 옥천영동축협이 어디까지 도약할지 벌써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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