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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혼란 속 목장 지키는 마음 아는지

■기고/ ‘축산농가 도덕적 해이’발언을 듣고

 
눈을 부릅뜨고 목장 지붕과 맞닿을 듯한 4차선 도로에 내달리는 차들을 조마조마하게 바라본다. 혹시 구제역 바이러스를 묻히고 있을지도 모를 저 차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간단 말인가.
우리 오감으로는 도저히 느낄 수 없는 악마가 이 땅의 가축들을 생지옥으로 내몰고, 이해관계자들의 피로감은 극도에 달하는데도 별로 상황은 나아지질 않는다.
그 사이 각 집단에 속한 사람들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사분오열되어 가는 양상이다. 경제정책을 책임지는 부처의 장은 집주인이 도둑을 잡을 의지가 없다는 비유를 들고, 정치가는 천문학적 금액의 보상금을 받은 매몰처분 농가가 베트남으로 골프 치러 갔다는 극단적인 사례를 들며 축산농들을 한꺼번에 세금이나 축내는 파렴치한을 만든다.
또 정치권에서는 관련 부처 수장을 무능하다고 몰아치고 있다. 무엇하나 상황해결에 도움이 못된다. 이참에 축산업 허가제와 축산인 외유시 입출국에 대한 소독과 통제를 강화한다는 법률도 만든다고 한다.
축산농의 외유가 구제역 발병증거라는 명확한 과학적 근거가 있는가? 내 기억으로는 ‘추정’이라는 단어를 써서 역학관계를 그야말로 추정했을 뿐이다.
또한 이토록 창궐하는 구제역이 축산농가의 도덕적 해이라는 증거가 얼마나 있는가? 이번 구제역 감염으로 매몰 처분한 가축의 수와 예방적 처분의 비율은 얼마나 되는가? 정부에서는 축산농을 탓하고 정치권에서는 정부의 대처 무능을 탓하면서도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은 그 만큼 전파경로를 확인하기도 확산을 방지하기도 어렵다는 반증이 된다.
어떤 전문가는 바이러스가 공기를 타고 50km를 간다고 하고 또 어떤 이는 200km를 간다고 한다.
처음 구제역이 전국으로 퍼져갈 때 고속도로 톨게이트 주변이나 길가에 위치한 농장에서 발생 건수가 더 많았다고 하니 참 대책 없는 일이다 싶기도 하다.
지금 이 나라를 휩쓰는 이 최악의 감염사태는 상상을 초월하는 돼지의 바이러스 방출량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 지역 돼지 농장의 구제역 발생이 공식 확인 된 것이 1월 6일이고 이후에 우리 목장 주변의 돼지농장이 차례로 감염되어 매몰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까운 곳은 200여m에서 발생했고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양돈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숨을 쉬기도 싫다. 왠지 저 청명하고 햇살이 찬란한 하늘, 밤에는 반짝거리는 별들이 가득한 저 아름다운 하늘아래 공기가 바이러스로 다 오염되어 있을 것 같아 숨을 쉬기도 싫다.
오늘 전화통화에서 길가 농장이 특히나 위험하다는 소리를 다시 한 번 들으니, 어쩌면 이 상태로 가다가는 소를 지키지 못할 것 같아 점점 자신이 없어 주눅이 든다.
이제 구제역 발생 농장에는 역학관계를 규명해 사법처리를 할 수도 있고 매몰 보상비도 차등을 둘 것이라고 한다. 어떻게 이번에는 요행으로 살아남아도 아마도 언젠가는 범법자가 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목장에 들어오는 차량을 소독하고 목장주가 외출을 자제하면 구제역을 정말 피할 수 있는가? 축산농의 도덕적 해이 때문에 혈세를 낭비한다고 으름장을 놓는 고위관리나 정치권 인사들에게 한 번 쯤은 목장을 방문하라고 권하고 싶다. 와서 한 번 보시라. 어떻게 소독을 해야 좋을지.
아마도 목장을 지나는 공기를 싹 다 소독한다면 구제역에서 안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럴 수 있는 무슨 좋은 방법이라도 있는지.

윤 여 임 대표 (조란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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