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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D 한파에도 ‘봄날은 온다’

■홍완표 충남기업인연합회장(철학박사)

  • 등록 2011.03.09 15:25:50
 
FMD(구제역)이 발생한지 석 달여 만에 국가적 재난상태로까지 번지게 됐다.
이는 구제역 발생 순간 초속으로 번지는 것을 간과해 막지 못한 방역당국의 초동대응 실패와 정부와 지자체의 협동체계, 그리고 정보력의 부재 등으로 구제역 바이러스의 뒤만 쫓아가는 형국에, 청정국지위에 집착해 백신접종 시기에 대한 오판 등이 하나로 어우러져 빚어낸 인재라고 할 수 있다. 구제역 여파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파됐다. 시중에는 돼지고기, 족발 등이 없어 영업을 중단할 지경에 이르렀고, 젖소 등의 살처분으로 재고가 남아돌던 우유마저 공급이 순탄치가 않아졌다고 한다.
여기에 매몰지 냄새와 침출수 등으로 환경오염까지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누굴 탓하고, 누굴 원망해야 하는지 참담한 마음뿐이다.
하지만 이러한 와중에도 불철주야 구제역을 막기 위해 방역현장에서 뛰고 또 뛰는 대한민국 수의직과 축산직 종사자들의 노고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감사할 따름이다.
소들에게 안락사 주사를 놓던 여자 수의사가 직업을 잘못 선택했다며 울먹이던 모습과 방재 작업에 나섰던 공무원들이 과로로 인해 순직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에는 우리 모두 함께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맹자는 제나라와 초나라 사이에서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좋겠느냐는 등문공의 질문에 “못을 파고 성을 쌓아 백성과 함께 지켜서 목숨을 바치더라도 백성들이 떠나가지 않는다면 이는 해볼 만합니다”고 했다.
못을 파고 성을 쌓는 행위는 외부의 침입에 대비해 여러 가지 상황을 예측해 그에 맞는 준비와 목적을 가지고 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여기에 백성들이 함께하게 되면 아무리 강한 적이라도 막을 수 있음을 뜻한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오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듯 한강까지 얼어 붙이는 매서운 강추위도 절기의 변화에 따라 풀리고 있으니, 구제역에 젖어있는 자연의 흔들림도 머지않아 원상태로 복귀될 것이다.
그 시기동안 우리는 구제역에 대한 지금까지의 대처가 잘못됐다면 여기에서 그 잘못을 그치고 고쳐야 할 것이다. 과거의 예에서 배웠던 바를 적용하지 못했다면 그 잘못 또한 지금의 한번으로 그쳐야 한다. 못을 파고 성을 쌓듯이 철저한 준비 속에 정부와 축산 관계자와 국민들이 함께 관심을 가진다면 지금의 구제역과 앞으로의 질병들을 충분히 예방하고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백신 접종과 예방활동으로 이제 구제역의 확산세가 한풀 수그러들었지만 여전히 위협이 상존한 만큼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더불어 이번 구제역 사태로 붕괴된 축산농가의 생산 기반을 되살릴 수 있도록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세계적인 양돈 수출 국가였던 대만은 1997년 발생한 구제역으로 축산기반이 완전히 붕괴되면서 지금까지도 회복하지 못했다고 하니 우리 역시 그 전철을 밟는 어리석음을 행하지 않아야 한다.
지금의 어려움을 훗날의 커다란 자산으로 승화시킬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곧 따사롭고 보람찬 날이 반드시 올 것임을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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