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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세 가족, 불화 접고 공생을

■기고/ 박영인 이사장(한국자조금연구원)

  • 등록 2011.08.22 11:49:50
 
개인의 이기심과 시장 메커니즘은 개별 국민과 국가전체의 부를 축적케하는 원동력이다. 여기에는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이익집단의 활동과 공정거래, 자율경쟁이 보장되는 시장체제의 운영이 불가결한 기본요건이다.
현재 한국의 농업부문은 품목별 이익단체의 활동(협회 또는 조합형태)이 왕성하다. 또 독과점을 배제하는 시장경쟁도 상당한 수준에서 진행된다. 닭고기와 관련된 산업분야 역시 이런 경향을 따라가고 있다.

닭은 알과 고기를 생산
1960년대의 경제·농업개발 이래 양계업은 축산업의 급속한 발전을 리드해왔다. 일반 닭을 키워 계란과 계육을 동시에 생산, 소비하다가 알과 고기전용 닭이 각각 도입되면서 양계업은 두 개의 전문화 산업형태로 발전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무렵 종계, 부화, 난계, 육계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양계업자의 이익집단, ‘양계협회’가 자연스럽게 결성되었다.
닭은 그 후 계속 특화하여 생산·유통·소비의 선진화와 계열화가 추진되었다. 1990년대에 와서는 먼저 닭고기의 수직통합 추세에 걸맞는 ‘계육협회’가 생겼다. 그리고 근래에는 재래종 닭고기의 특성을 살리는 ‘토종닭협회’가 별개의 활동을 개시하였다. 이렇듯 양계업은 이제 알과 고기를 각각 다른 상품으로 생산, 판매하는 두 개의 산업(계란산업과 계육산업)을 형성, 발전해가고 있다.

계육산업, 한지붕 딴 살림
지난 반세기동안 양계협회는 닭 관련 산업의 생산자단체로 눈부신 역할을 해왔다. 양계부문의 산업경영은 물론 연관된 지원 분야(학술, 연구, 언론, 정책 등)와의 협력도 원활하게 수행하였다. 그러다가 산업이 발전하면서 단체 활동도 계육(1996), 토종닭(2009)은 종합양계에서 분화되어 산업효율을 특화해가고 있다. 다시 말하면 닭의 고기부문이 성장하여 계육산업으로 분가, 독립한 것이다.
통상적으로 농업계의 품목협회는 그 산업의 성장, 발전을 종합 조정하는 핵심기구이다. 처음에는 1차 산업의 농민 중심으로 조직하고 점차 관련 2, 3차 산업까지 포괄한다. 생산위주의 농업이 소비지향의 산업형태로 변모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쇠고기- 육우협·한우협, 우유-낙농협) 닭도 고기(계육협·토종닭협)와 알(?)로 전문화 하게 된다.
계육산업에 관여하는 협회는 현재 세 개가 존재한다. 전통적인 양계협회는 계육관련 육계인의 모임이고, 새로운 계육협회와 토종닭협회는 계육특화조직이라 할 수 있다. 이들 세 협회가 현재 계육을 놓고 기득권 쟁탈전 같은 목소리를 서로 내고 있다. 한 지붕 밑에서 세 가족이 딴살림을 차린 격이다. 이념 논쟁하듯 걸핏하면 과격한 성명서나 내고 이기적인 감정대립을 계속하고 있다.

조직 이기주의 과감히 타파
한 지붕 세 가족의 기본적인 불화저변에는 계열화와 자조금에 대한 이해상충이 깔려있다. 계열화는 계육산업의 문제가 아니고 상생요법인 것이다. (월간 ‘닭고기’ 최근호 참조). 또한 자조금은 법체계와 산업내용이 맞지 않는데서 연유하는 시행상의 문제이다. 그런데도 세 가족은 공통과제를 함께 해결하려 하지 않고 제각각 조직이기주의 속에서 아옹다옹하고 있다.
요즈음 ‘자본주의 4.0’의 효율성과 공평성, 특히 동반성장에 관한 논란이 무성하다. 닭고기 계열화는 경영경제상의 효율성과 사회경제상의 공평성을 다 같이 추구하는, 계열주체(기업 또는 조합)와 사육주체(농업인)간의 조인트벤처, 즉 ‘생산(계약) 및 유통의 통합체계’이다. 계약관계가 다 그렇듯이 쌍방 간의 불공정 주장은 상호 협의하여 풀어야 할 과제이다. 그리고 통합경영의 이익은 기능분담에 비례하여 적절하게 배분되고 서로가 공생해야 한다.
그러나 계육자조금은 문제가 너무 많다. 현재 의무자조금이면서 20% 미만의 거출률 그 자체가 새로운 대책의 필요성을 말해준다. 이는 자조금의 본질에도 어긋나고 어느 단체의 회비처럼 쓰여 질 우려도 없지 않다. 2005년 착수 이래 아직도 방황하는 계육자조금의 원천 문제는 계열체계·산업구조와 직결되어 있다.

동반성장 위해 정부가 나서야
닭고기를 놓고 한 지붕 세 가족이 다투고 있다. 양계협은 계약사육자의 입장, 계육협은 닭고기산업 전체의 시각, 토종닭협은 양계협의 자조금 비협조 등을 놓고 닭싸움을 벌이는 것이다. 1970~80년대의 가금학회는 이런 때 한 지붕 화합의 역할을 잘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정부가 나서야 한다. 닭고기협회처럼 달걀협회도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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