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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패턴 맞춰 대형 육계 생산 체제로 전환돼야

나재천 농학박사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금과>


한미FTA를 목전에 둔 우리의 자세


우리나라가 전 세계를 향해 닭고기 수입의 빗장을 푼 것이 1997년 7월 1일이다. 그 후 15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개방 당시 94.6% 수준이던 자급률이 그동안 수입이 증가한 탓에 80%를 밑돌고 있다는 점을 빼놓고는 언뜻 볼 때 우리나라의 닭고기 산업은 탄탄하다. 기술력과 경영능력을 갖춘 계열업체들의 주도력이 강해져 생산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생산·가공·유통의 유기적인 결합력도 훨씬 강해졌다. 이러한 결과로서 만들어진 것이 2010년도 기준 생산액 2조 1천460억원, 상시 사육마리수 7천643만5천수, 호당 평균 사육수수 4만6천465수라는 그럴듯한 모습인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개방 당시 산업의 종말을 걱정할 만큼의 심각한 위기를 건강한 체질로 거듭나는 기회로 활용한 결과일 것이다. 발효를 눈앞에 둔 한미 FTA는 그때 못지않은 위기이다. 미국의 닭고기 년 생산량은 1천600만톤으로서 세계 총량은 22%이고 한국생산량 43만톤의 37배로서 닭고기 생산 세계 최강국이다. 이제부터 이 헤비급 선수와 한판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인데 우리는 산업의 선진화·체질개선을 통해 FTA에 대응하고 성장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그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가장 시급한 것이 현재의 작은닭 생산방식을 부분육생산용 대형닭 생산으로 바꿔나가는 일이다. 그렇게 하면 품질이 바뀌고, 생산비가 줄어든다.

2011년 닭고기 수출 물량(삼계탕 포함)은 1만3천586톤, 수입물량은 10만8천712톤으로 수입물량 대비 12%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닭고기 1인당 소비량은 2009년 기준 12.7kg으로 일본 15.2kg, 미국 44.6kg 등에 비해 낮다. 


도체수율 높아 생산비 크게 절감

닭고기 산업의 경쟁력이라 할 수 있는 생산성은 세계적인 수준이라 할 수 있으나, 사육기간이 30∼32일 전후의 출하체중이 1.5kg 정도의 소형 닭 중심으로 생산되어 생산비가 kg당 1.05달러로 우리와 같이 소형 닭 생산 중심인 프랑스 1.11달러보다 낮지만, 2.5kg의 대형닭 생산 위주의 브라질 0.57달러, 중국 0.94달러 등 주요 닭고기 생산국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다. 특히 닭고기 소비량의 증가에 따라 향후 닭고기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국내 닭고기 산업이 FTA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다각적으로 모색, 제시되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국내 소비시장의 요구에 따라 1.5kg의 소형닭 생산 위주에서 경쟁력은 물론 최근의 소비패턴에 부합할 수 있는 2.5kg 이상의 대형닭 생산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형닭 생산의 이점은 무엇보다 생산비에서 30% 정도로 절감효과 크다는 것이다. 같은 양의 닭고기를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병아리 수가 절반 정도로 줄어들고, 깔짚, 연료비, 관리노동력도 줄어들 수 있다. 도체수율 또한 중요한 생산비 절감요인이라 할 수 있는데, 대형닭은 소형닭에 비해 도체수율이 4%정도 높고, 부분육 생산단계까지 감안하면 생산비절감 요인은 더욱 늘어난다. 대형닭은 한 번의 작업으로 마리당 2~3배나 많은 양의 부분육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입 대체…부분육 시장 촉진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비선호 부위로 분류됐던 닭가슴살이 고단백 저칼로리의 건강식과 다이어트식으로서의 인기를 반영하듯 그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으나, 국내 닭고기 생산 체계가 이러한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부분육으로서 수입하여 그 수요를 충당하고 있는 실정으로, 국내에서의 대형닭 생산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부분육 수입 대체 효과와 국내 부분육 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연간 닭고기 수요는 45만톤 정도로 15%정도가 수입되고 있으며, 2011년 수입된 닭고기의 99% 이상이 부분육으로서 가슴육 5.1%, 다리육 89.2%, 날개가 5.2%로 통닭수입은 0.5%에 불과하다. 따라서, 국내 대형닭은 수입 닭고기와 달리 신선육으로서 공급이 가능하여 상품의 차별화에 따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나아가서 우리의 주변국인 러시아, 일본, 중국이 세계 닭고기 수입량의 각각 1, 2, 4위를 차지하는 닭고기 수입대국들이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앞으로 대형닭 생산의 당위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일부 계열업체에서 대형닭 생산을 부분적으로 시도하고 있으나 기존 생산방식을 일부 개선하여 2.4kg 정도의 준대형닭을 생산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에서의 대형닭 생산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각 분야에서의 협조와 노력이 필요한데 정부에서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축사시설현대화, 난계대 전염병 및 뉴캣슬병 등의 질병근절에 대한 정책지원, 계열회사에서는 건강한 초생추 공급, 부분육 가공, 국내·외 시장개척, 참여농가 인센티브 제공 등, 축산과학원에서는 농가진단 및 부족요인 발굴, 신기술투입, 생산물 브랜드화 및 시장개척에 필요한 자료 제공, 다양한 홍보, 시범효과 분석·평가 등, 생산농가에서는 위생·안전한 대형육계를 생산하는데 노력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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