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나 농업연구사 /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동물유전체과
닭은 인류문명의 발전과 함께 가축화되어 전 세계에 분포되어 있으며, 계란과 닭고기는 값싸고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으로써 이용되고 있다. 닭은 다른 가축에 비해 생산주기가 빠르기 때문에, 축산업 도입 초기단계부터 산업형 축산으로 빠르게 발전해 왔다.
1960년대부터 꾸준히 증가한 닭고기와 계란의 소비량은 닭고기는 20배, 계란은 7.4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축산물의 양적 성장이 필요했던 산업화 초기 단계에 생산성이 낮은 토종닭 품종들은 빨리 자라거나 알을 많이 낳는 외국 품종들이 들어오면서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됐다. 다행스럽게도 국민소득이 향상되고 축산물의 양적 공급이 가능해지면서 소비자들은 고품질의 축산물을 요구하게 되었으며, 소비자들이 원하는 풍미를 가지고 있는 토종닭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유전자원 중요성 대두…토종닭 가치상승
또한 전 세계적으로 유전자원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각 국가들이 보유하고 있는 고유의 종자를 보호하고 육성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면서 가축유전자원으로서의 토종닭의 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토종닭은 산업적인 이용성 증진을 위한 생산성 개량 및 품종개발과 함께 이들의 유전적 특성을 분석하여 우리 고유의 유전자원으로서의 특징을 규정지을 수 있는 연구가 함께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멸종위기에 처한 토종닭을 복원하기 위해서 전국 각지의 특징 있는 재래닭과 토착화된 우수 품종을 수집하고 표현형 및 유전적 특성에 따른 토종닭의 기초계통을 확립하여 경제형질 개량을 추진하여 왔다. 특히, 15년간의 토종닭 복원사업을 통하여 2007년 5품종 12계통의 토종닭 품종 복원을 완료한 바 있다. 또한 이들 순계집단을 이용하여 토종 ‘우리맛닭’ 품종을 개발하여 2008년부터 ‘우리맛닭’ 종계를 각 시도의 종계농장에 분양하여 토종닭 산업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 분자생물학적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가축의 육종 개량의 방향은 표현형 데이터는 물론 유전적 정보를 함께 적용하여 개체 선발 및 교배에 이용되고 있다.
닭 종자 해외종속 문제 해결 시급
개체간 변이차이가 나타나는 전장의 SNP(단일염기다형성) 정보를 활용한 개체유전평가 기술이 축산 선진국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한우와 돼지의 경우 고밀도 SNP chip을 사용하여 유전정보 분석을 하고, 현장적용 실험을 통한 유의성 검증 및 분석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닭 SNP chip은 국내에서 상용화되기 어려워 사용되지 못하였다가 최근 660K chip이 새로 개발되면서 사용이 가능해졌고, 이를 이용한 닭의 유전정보 분석이 가능해졌다. 또한, 복원한 토종닭의 유전체 해독을 통하여 토종닭의 유전적 정보 및 경제형질 분석을 기초로 한 전통육종 개량의 적용은 소비가 기호에 맞는 토종닭 개량 속도를 빠르게 변화시킬 것이며, 이러한 유전정보를 활용한 경제형질관련 마커의 개발은 토종닭 신품종개발 및 브랜드화로 산업화를 촉진 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각국은 우수하고 고유한 유전자원을 이용하여 토종닭 산업화를 활성화 시키고 있다. 일본은 37종의 토종순계를 보유하여 196종의 다양한 브랜드 닭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다양한 토종닭을 제공하고 있으며, 대만은 80년대 시작한 재래닭 복원사업으로 국내 소비 닭고기의 50%이상을 국내 개발종으로 충당하고, 프랑스 역시 고유종자 점유율이 40% 정도로 가격은 외래종 육계의 2배 수준으로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토종닭이 국내 가금 시장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년간 소비되는 가금류 생산을 위해 90%이상의 종계가 미국, 프랑스, 독일, 덴마크 등에서 수입되고 있다.
따라서 닭 종자의 해외 종속 문제를 해결하고 토종닭 점유율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토종닭의 유전적 특성 구명 및 이를 활용한 품종식별 마커 개발과 함께 차별화된 품종개량과 상품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