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협 통해 대형기종 매입…올해 500대 선적
우리나라의 중고농기계를 8월6일 베트남으로 처음 수출한 농협중앙회가 연말까지 500대 이상, 2017년까지 총 3천900대의 중고농기계를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출대상국도 올해 라오스 캄보디아, 필리핀 등 동남아국가와 아프리카, 동유럽 등으로 확대하고 점진적으로 서유럽시장과 미국시장도 개척한다는 방침이다.
농협중앙회(회장 최원병)는 처리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중고농기계를 수출하면 농업인 실익은 물론 농기계시장의 효율도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국내 중고농기계 시장은 연간 9천대 규모다. 그중 약 2천800대 정도가 팔리지 않고 재고로 쌓이면서 농가에 중고농기계가 방치돼 농촌 환경을 위협하는 악순환이 반복돼왔다.
농협은 이에 따라 LS엠트론과 협력해 지난해부터 농기계은행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전국 700개 농·축협을 통해 중고농기계를 매입하고 해외시장을 개척해왔다. 매입 대상 기종은 주로 대형기종인 트랙터와 콤바인이다.
한편 중고농기계 수출 지원을 위해 농협중앙회는 대표단을 꾸려 베트남을 방문했다. 여기에는 최원병 회장과 농·축협을 대표하는 조합장이 참여했다. 최원병 회장 일행은 지난 15일 베트남 농업농촌개발부 장관, 베트남협동조합연맹(VCA) 회장 등 베트남 농업분야 주요 인사들을 만났다. 농협 관계자는 면담에서 중고농기계를 중심으로 비료, 농약, 종자 등 농자재 수출에 대한 폭넓은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 앞으로 10년간 100명 이상의 베트남 농기계 수리인력을 우리나라에 초청해 연수기회를 제공하는 방안도 논의됐다고 했다.
최 회장 일행은 이번 방문에서 한국과 베트남의 유대강화를 위해 하노이 북부 박닌성 소재 Kim Chan초등학교를 찾아 동화책 100권, 그리고 전교생 400명에게 가방, 필통, 노트 등 학용품 세트를 전달했다. 이 자리에는 충남 동부여농협 조합원인 다문화가정 응엔티난씨의 친정부모와 베트남 지역농협 관계자도 참석해 한국농협이 기증한 트랙터 1대씩을 받았다.
최원병 회장은 “중고농기계 해외수출은 농업인에게는 편리한 중고농기계 처분과 경제적 실익을, 농기계업체에게는 시장 확대의 기회를, 농촌에는 폐농기계 처분으로 환경을 보호하는 창조경제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고 했다.
농협은 중고농기계를 2017년까지 3천900대를 수출하면 직접 효과 300억원, 농업인 중고농기계의 수월한 처분, 농기계회사의 신규농기계 공급확대, 대리점의 악성재고 처분 등으로 향후 5년간 3천억원 이상의 파급효과를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