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쿼터가격이 하늘을 뚫을 기세다. 최근 서울우유의 쿼터가격이 리터당 65만원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리터당 50만원대에서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낙농진흥회의 쿼터가격도 리터당 45만원까지 올랐다. 매일유업이나 남양유업 등 일반 유업체의 쿼터가격은 리터당 30만원 내외의 가격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유유 리터당 60만원대
진흥회는 45만원까지 올라
수요 늘어나도 거래는 없어
고쿼터가 낙농 부정적 영향
일각 “쿼터 비싸지는 만큼
생산비 부담은 가중” 지적
낙농가들은 지금의 쿼터가격에 대해 높은 정도가 아니라 ‘어마어마’ 한 정도라고 말한다.
쿼터가격이 이 같이 상승한 배경에는 복합적 이유가 있다.
근본적인 이유로는 쿼터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수요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반면 공급은 그대로인 것이다. 때문에 쿼터가격이 높아도 실제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는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수급불균형으로 인한 감축정책이 연관돼 있다. 쿼터를 초과하는 잉여원유의 가격이 낮아지면서 쿼터를 초과하는 물량을 생산하는 농가들의 쿼터 구입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농가들의 심리적 요인도 작용하고 있다고 일부에서는 말하고 있다.
산업 종사자로서 규모를 늘려 나가려는 것은 당연한 욕구이며, 낙농가 역시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때문에 목장 내 생산량이 쿼터를 넘어가게 되면 억지로 생산을 줄이기보다는 쿼터를 구입해 규모를 늘려나가고자 하는 욕심이 생기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낙농가는 “낙농가에게는 쿼터 보다 부족하게 생산하는 것은 손해를 본다는 느낌이 약하다. 반면에 쿼터를 초과해 생산하는 것은 무척 아깝게 생각하는 심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높은 쿼터가격은 낙농업계에 전혀 긍정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우유 김포낙우회의 이영병 회장은 “대부분의 목장이 대출을 받아 쿼터를 구입하게 된다. 다시 말해 쿼터가격이 비싸지는 만큼 다른 부분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은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쿼터가격이 높아지면 좋아할 사람은 쿼터를 팔고 목장을 정리해야 하는 사람 말고는 없다. 낙농을 계속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쿼터가격은 곧 생산비다. 쿼터가격이 올라 낙농가들은 좋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산업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는 것이다.
이는 쿼터가격이 높은 만큼 농가들이 생산에 투입해야 하는 비용 또한 높아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