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축산경제리서치센터, 작년 유럽산 수입 평년比 111%↑
정치문제·아프리카 돈열로 러시아 수출중단…아시아 집중
◆돌발사태 대비를
지난해 우리나라에 수입된 돼지고기는 총 35만8천 톤에 달해 전년 대비 32%, 평년 대비 60%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비중의 50%를 차지하는 유럽산 수입이 평년 대비 111%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 축산경제리서치센터(센터장 황명철)는 지난 4일 배포한 NH축경포커스에 ‘돼지고기 수입증가 요인과 시사점’을 분석해 실었다. 축산경제리서치센터는 유럽산 돼지고기 수입이 크게 증가한 배경으로 2014년 8월 이후 러시아의 유럽산 농축산물 금수조치, 2014년 1월 유럽에서 발생한 아프리카 돼지 콜레라로 인한 러시아의 수입금지 등을 꼽았다.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시장 대체지로 아시아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가운데 FTA로 완전개방에 가까운 한국의 돼지고기 시장이 주요 목표가 됐다는 얘기다.
축산경제리서치센터는 따라서 향후 국내 돼지고기 수급은 예기치 않은 국제 정치상황이나 가축질병 발생 등 해외 요인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러시아 금수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돼지고기 가격하락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국제적인 돌발사태 발생으로 인한 수입급증에도 대비할 수 있는 수급안정 노력과 농가경영 안정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산 48%늘어
2015년도 돼지고기 수입량은 35만8천 톤으로 전년 27만2천 톤 대비 32%, 평년 22만4천 톤 대비 60% 늘었다. 평년 대비 수입증가율이 높은 국가는 독일과 스페인으로 각각 204%, 557% 급증해 EU 전체는 11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산 수입량은 48% 늘었다.
2015년 국가별 돼지고기 수입비중은 EU 50%, 미국 36%, 칠레 7%, 캐나다 5%, 기타 2% 순이었으며, 스페인과 독일 2개국 비중은 29%로 평년 12% 대비 17%p 높아졌다.
EU산 돼지고기의 우리나라 수입이 크게 증가한 것은 2014년 8월 이후 유지되고 있는 러시아의 ‘EU산 농축산물 금수조치’가 1차적 요인으로 분석됐다. 당초 발표한 금수조치 실시기간은 1년이었지만 2015년 6월24일 러시아는 1년간 연장을 발표, 금수기한은 2016년 8월까지 늘어났다. 수입증가의 두 번째 요인은 유럽에서 발생한 ‘아프리카 돼지 콜레라(ASF : African swine fever)’로 인한 러시아의 돈육 금수조치이다.
2014년 1월 하순에서 2월 중순에 걸쳐 EU의 리투아니아, 폴란드에서 아프리카 돼지 콜레라가 발생하자 러시아는 2014년 2월부터 유럽전역의 돼지고기 및 돈육가공품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EU는 매년 약 300만 톤의 돼지고기를 수출했으며 이 중 74만 톤 내외를 러시아로 수출해왔다. 러시아 금수조치 전후 유럽산 돼지고기 수출시장에서 한국 비중은 6%에서 11%로 중국 29%, 일본 17%에 이어 세 번째 수출시장으로 부상했다.
◆관세인하도 영향
돼지고기 수입이 증가한 세 번째 요인은 양돈 강국과의 FTA 이후 매년 관세율 하락효과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대표적인 수입품목인 냉동 삼겹살관세율 기준, 유럽산은 2013년 20.4%에서 2016년 13.6%로 매년 2.3%씩 하락했다. 미국와 칠레산은 2014년 이후 무관세 적용을 받고 있다.
수입증가의 네 번째 요인은 ‘경제적 요인’이 꼽혔다. 주요 수출국의 생산 및 수출여력이 늘어났다는 얘기다. 지육생산 증가는 2014∼2015년간 두드러진 특징으로 나타났는데 2014년 대비 2015년 국가별 지육생산 증가율은 미국 7.3%, EU 4.7%, 칠레 7.7%로 집계됐다.
미국의 증가요인은 2014년에 유행하던 돼지설사병(PED)이 소강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EU는 곡물풍작에 따른 사료비 절감 및 사육두수 증가로 생산이 늘었다.
우리나라의 2014∼2015년 냉동 삼겹살 1kg당 수입가격은 전체 4.1$에서 3.7$로 0.4$ 떨어졌다. 독일과 스페인은 각각 0.5$, 0.6$ 떨어졌다.
한편 2014∼2015년 우리나라의 돼지고기 수급동향을 보면 사육두수 및 도축두수 증가 등 공급이 늘어나고 있다. 2015년 사육두수는 1천18만7천두로 2014년 1천9만두 대비 약 10만두, 도축두수는 1천568만6천두에서 1천590만7천두로 22만두 증가했다.
2015년 수입구조를 보면 부위별로는 삼겹살이 42%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앞다리 41%, 목심 10% 순이었다. 냉장·냉동별로는 전체 수입량의 95%가 냉동육으로 수입됐다. 결과적으로 냉동 삼겹살이 전체 수입량의 38%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수입품목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