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상호 본지 발행인 최근 신문사 근처에 패스트푸드점이 하나 생겼다. 처음 본 브랜드지만 노란색으로 치장한 독특한 외관이나 점포 크기로 미뤄 볼 때 프랜차이즈 가맹점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가맹본부가 유명대기업의 계열사였다. 그렇지만 별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며칠 전 이 앞을 지나다가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소녀들이 치킨너깃을 먹으며 자기들끼리 맛 평가를 하고 있었다. 귀가 번쩍 뜨여 잠시 귀동냥을 해봤다.이들은 갈아낸 닭고기를 밀가루와 계란 물에 반죽해 튀겨낸 진짜 너깃과 콩을 주원료로 한 말하자면 유사 너깃을 번갈아 먹어 보며 자기들끼리 의견을 주고받았다. 콩으로 만든 유사 너깃이 맛도 괜찮지만 건강에 좋을 것이라며 재잘거리는 소녀들에게 닭고기가 안 들어간 건 가짜가 아니냐며 말을 걸었더니 아뿔싸 “이건 노(NO) 치킨너깃”이라며 쏘아붙이고는 서둘러 자리를 떠버렸다.머쓱했지만 내친김에 가게로 들어갔다. 아르바이트생에게 다짜고짜 진짜 너깃과 가짜 너깃을 하나씩 달라고 주문하며 눈치를 살폈더니 아닌 게 아니라 치킨과 노-치킨이 있다며 둘 다 드실 거냐고 물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신용카드를 내미는데 가격표가 눈에 들어왔다. 치킨너깃 100g이 2천
이상호 본지 발행인 주인의 무관심·냉담으로 농협 위기 초래 구조개편은지도 교육 외딴섬 내몰아 정부 의존 심화 불가피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진단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정치의 리더십 상실과 이로 인한 시민들의 무관심과 불신, 그리고 경제적 양극화가 위기의 주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미국의 저명한 교육행정가이자 철학자 로버트 허친스는 일찍이 “민주주의는 매복이나 암살 때문에 죽는 게 아니라 (시민들의)냉담과 무관심으로 인한 영양결핍으로 서서히 소멸한다”고 말했다. 민주주의의 작동원리와 생명력의 원천이 무엇인지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다. 허친스의 예언은 위기를 맞고 있는 농협에도 유효한 경고로 봐야 한다. 농협은 창립이후 줄곧 ‘농업과 농민을 위한 조직’임을 내세워 왔지만 이를 수긍하고 열광적으로 반응(참여)하는 농민이 과연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 만약 농협에 대한 농민들의 일반적 인식이나 태도가 냉담과 무관심이라면 농협은 협동조합으로서 영양 결핍이 심각하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농협의 지난 역사는 이걸 아니라고 부인하기 어렵게 돼있다. 비근한 예로 신·경 분리나 지주회사체제로의 전환과 같은 조직개편은 하나 같이 개혁
이상호 본지 발행인급변하는 농축산 환경 속창의·혁신의 조직력으로협동조합적 가치 살려내야요즘 매스컴의 단골주제는 단연 취업난이다. 경제성장의 동력이 약해지면서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 바람에 취업을 못한 젊은이들이 아르바이트나 비정규직으로 내몰리고 있다. 삼성, 현대자동차와 같은 대기업 취직은 SKY와 같은 소위 명문대 출신들에게도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운 관문이다.그런데 젊은이들이 그토록 선망하는 삼성전자도 IT산업의 메카인 실리콘밸리 인재들에겐 별 인기가 없다고 한다. 메모리반도체에 관한한 부동의 세계 1위이며 21세기 최고의 혁신상품 스마트폰은 애플과 쌍벽을 이루고, 매출은 웬만한 개도국의 국내총생산에 육박하는 삼성전자가 실리콘밸리에선 별 인기가 없다니 이게 웬일인가. 더욱이 그 이유가 바로 후진적 기업문화에 있
이상호 본지 발행인상호 이해만이 매듭 풀 열쇠 대승적 논의의 장 만들어과감한 결단 이끌어 내야낙농업계가 늪에 빠졌다. 사상최대의 분유재고에 시달리는 유업계가 휘청거리고, 낙농가들은 감산압박에 내몰리고 있지만 탈출구가 없으니 늪에 빠져도 아주 깊이 빠진 것이다.한국낙농의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뿌리가 깊고 구조적이다. 그런 거라면 한국낙농의 위기를 돌파할 해법은 아주 없는 걸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보고 있어도 보고 싶다’는 유행가 가사처럼 말의 아귀는 맞지 않지만 ‘있는데 없다’가 맞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는 힐난이 쏟아지겠지만 어떠한 해법도 이해당사자들의 합의가 불가능해 백약이 무효이기에 하는 말이다.지금까지 낙농관련업계는 낙농의 미래를 좌우할 현안을 놓고 속 시원한 합의에 도달해본 적이 없다. 그러다 보니
이상호 본지 발행인공급 과잉 무한경쟁 시대소비자 애국심만 기댈수 없어눈높이 맞춘 차별화만이 살길1인당 국민소득이 올해 3만 달러 진입이 확실시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연초 2014년 우리 국민의 1인당 총 소득은 2만8천180달러에 달해 올해는 3만 달러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국민소득 3만 달러의 무게와 의미는 어떤 것일까. 1972년 박정희 정권은 유신헌법을 국민투표에 부치면서 당시 300달러 남짓이던 1인당 국민소득을 1980년까지 1천 달러를 달성하겠다고 약속했었다. 3만 달러는 당시 소득의 100배, 정권목표치의 30배에 해당한다. 국민소득 1천 달러는 5천년 가난에 찌든 우리가 꿈에도 그리던 마이카시대를 여는 분기점이었다. 지구상에 인구 5천만 명 이상 되는 나라 중에서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가 넘는 이른바 ‘30-50 클럽국가’는 미국을 비롯해 6개국에 불과
농협 신·경 분리, 이카로스 날개 연상돼일선조합 미래성장 동력, 경제사업 활성화서 찾아야이 상 호 본지 발행인요즘 일선 협동조합 관계자들의 심사가 편치 않다. 농협중앙회는 개혁이란 이름으로 지주회사체제로 급속히 개편되는 중이며, 농협법의 조합원 하한선을 현실에 맞게 조정해달라는 조합의 빗발치는 요구에 키를 쥔 정부는 오불관언(吾不關焉)이니 왜 안 그렇겠는가. 일선조합 입장에서 중앙회의 지주회사화(化)는 소위 ‘비빌 언덕’이 없어지는 것이고, 현행 조합원 하한선 고수는 언제든 찬바람 부는 구조조정에 내몰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여기에 협동조합기본법에 의한 협동조합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위기다. 그러니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고 하지만 이 격랑이 언제 어떤 식으로 밀어닥칠 것인지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 또 예측이 가능하더라도
이상호 본지 발행인2005년 ‘카트리나’ 대피 안한 시민책임 비난한美 재난당국에 책임공유 회피한다며 여론 질타FMD ‘급한 불’ 끈 뒤 총체적 책임 소재 가려야 양돈업계가 따가운 눈총에 시달리고 있다. FMD 창궐이 양돈현장의 방역소홀 때문이라는 이른바 ‘농가책임론’이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 일부 지자체는 살처분매몰비용을 축주에게 부담시키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번 FMD가 거의 모두 돼지에서 발생하고 있는데다 방역을 소홀히 한 일부 농가의 사례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기 때문에 양돈업계로선 일단은 할 말이 없게 됐다.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동부지역을 덮쳤을 때 항구도시 뉴올리언즈를 감싸고 있던 호수의 제방이 무너져 도시의 80%이상이 침수되고 무려 1천8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최악의 참사가 빚어졌다.
이상호본지 발행인FTA 없이도 미·일 동맹 단단하기만경제영토 확장, 현란한 수사(修辭)일뿐손에 잡히는 대책 없는 정부에 절망요즘 미국과 일본의 관계는 최상(最上)이란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긴밀하다.지난달 말 국빈자격으로 방일(訪日)했던 오바마 미대통령은 센가쿠열도(중국명 다오위다오)는 미·일 안보조약의 대상이라고 공개 선언하는 등 중국의 부상에 좌불안석인 일본의 손을 확실하게 들어 주었다. 하지만 일본이 농축산물을 양보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음으로써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합의에는 실패했다. 그럼에도 두 정상은 공식호칭 대신 서로 이름을 부르며 변함없는 ‘닭살애정’을 과시했다. 이를 두고 며칠 전 한 조간신문은 국제면 톱기사 제목을 이렇게 달았다. 미·일 안보 ‘굳건’, 경제 ‘삐걱’.난데없이 조간신문 기사제목을
이 상 호(본지 발행인)사이버공간에서 회자되고 있는 축산물관련 정보들 중에는 가히 대축산 테러라고 할 만한 내용이 수두룩하다. 축산물이 건강이 해롭다는 주장에서 시작해 심지어는 고기를 먹는 식습관이 종당에는 인류를 멸망케 할 것이라는 등 황당하면서도 섬뜩한 주장들이 난무하고 있다. “동물(소)의 젖을 사람이 왜 먹느냐”는 논리 앞에서는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을 지경이다. 점입가경이 따로 없다.오프라인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최근 무슨 ‘역습’이니 ‘진실’이니 하는 그럴듯한 제목의 책들이 출간되어 축산식품에 대한 무차별 폭격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일부 방송을 비롯한 대중매체들이 부화뇌동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축산식품 소비는 죄악이며, 환경재앙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등의 황당한 주장을 펴고 있다. 이처럼 광기 서린 주장들은 대개
이 상 호(본지 발행인)‘요즘 가장 잘 나가는’ 산업은 조선산업일 것 같다. 지난해 전 세계 선박발주량의 절반이상을 국내 조선업체들이 따냈고 드릴십을 비롯한 해양플랜트나 천연가스운반선은 거의 싹쓸이할 정도로 한국조선의 경쟁력은 발군이다. 일본도 손을 든 한국 조선업의 성공은 ‘산업의 쌀’ 철을 생산해온 포스코(포철)가 그 토대였다. 철강산업을 일으키지 못한 나라가 공업국이 된 사례는 역사상 없었다.포스코! 막강한 경쟁력으로 인해 전 세계가 ‘교과서’로 여기는 글로벌 기업이다. 포스코 덕을 본 산업이 어찌 조선업뿐이겠는가. 공업입국의 견인차였던 포스코는 5천년이나 대물림해온 가난을 떨치게 해준, 누가 뭐래도 우리의 자랑이자 자부심이다. 지난해 말 포스코 박태준 명예회장이 작고했을 때 온 나라가 고인의 추모열기로 뒤덮였던 것은 바로
“식량산업 기업주도 발상 위험…협동조합 정신 차려야”축협 생활을 어지간히 한 사람이라면 윤기섭 하면 카리스마가 대단한 조합장이라고 말한다. 쉽게 곁을 내주지 않을 것 같은 강인한 눈빛에 걸걸하면서도 굵은 목소리, 거기다 시류에 영합하거나 ‘적당히’를 모르는 곧은 성격 때문일 것이다. 어쨌든 윤 조합장의 이미지는 강성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정도 많고, 때로는 부드럽기도 한 사람이다. 윤 조합장은 올해 만 75세로 현역 축협조합장 중 최고령이며, 최다선(7선)의 원로조합장이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지난달 9일 오전 윤 조합장에게 최근의 근황과 축산업 돌아가는 얘기를 들어봤다.조합장은 실무자가 맘 놓고 일할 수 있는 울타리 역할…자기관리 엄격해야통합농협법 통과때 가장 가슴아팠어, 여행서 아내도 혼자두고 달려왔었지 온통 대형팩커 얘긴데 기업축산 외부충격에 약해…전업농 중심 내실 다져야먼저 많은 사람들이 카리스마가 너무 강하다고 하는데 왜 그렇게 됐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돌아오는 대답이 예상대로 강한 부정이다.“말이 좋아 카리스마지 그거 날더러 너무 강성이라고 말하는 거 아닌가. (손사래를 치며) 너무 강성이란 말 나한테 맞지 않아. 그러나 남들이 그렇게 생각하
농협이 지난달 28일 남경우 전 농협사료사장을 새 축산대표로 선출했다. 이로써 농협 축산경제 3기 대표체제가 출범했다. 이번 축산대표선출은 구 축협출신 인사들 간의 치열한 경쟁도 그렇지만 선거내용 또한 팽팽한 접전이었다는 점에서 중앙회 축산경제는 물론 일선축협, 나아가 축산인 들까지 적지 않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선거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어떤 형태로든 갈등을 유발하기 마련이다. 선거를 잔치로 승화시키지 못하는 한국적 현실에서는 더더욱 그럴 개연성이 높다. 20명의 전형위원이 2인의 후보자를 놓고 투표한 이번 대표선출은 두 차례나 10 대 10이란 결과가 나와 세 번째 투표에서 판가름이 나는 치열한 경합양상을 보임으로써 축산경제 안팎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새 축산대표선출과 관련, 가장 시급한 것은 축산경제의 화합이다. 농협 내 다른 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반이 취약한 축산경제가 대표선출 때문에 감정의 골이 패이고 이로 인해 사분오열된 모습을 보일 때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한 것이다. 오래전부터 농협 일각에서 축산대표 선출무용론과 심지어 현행 부문별 대표체제에 대한 무용론마저 제기되고 있음에 비춰볼 때 대표선출에 따른 후유증은 축산경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