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중환 농업연구관(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동물복지연구팀) 1. 프롤로그 코로라19 팬데믹은 사람들의 생활 패턴을 바꿔놓았다. 점심시간이면 삼삼오오 무리지어 식당을 찾아가던 직장인들이 줄었으며 주말이면 야외에서 여가시간을 즐기던 가족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각종 회의와 학생들 수업은 비대면으로 진행되며 백신접종에 관한 얘기들로 인사를 대신한다. 이처럼 2년째 이어지는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의 생활을 많이 바꿨지만 마스크를 착용하고 업무를 봐야하는 불편함과 헤드셋을 쓰고 진행되는 화상회의는 여전히 어색하기만 하다. 이런 코로나19 팬데믹은 사람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 최근 반려동물들의 야외활동 제약에 따른 건강문제, 헬스케어에 대한 뉴스들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데 ‘반려인 1천만 시대’를 실감하게 한다. 이런 뉴스를 볼 때면 몇 해 전에 있었던 어느 반려인과의 대화가 생각난다. 반려인이라는 그 사람은 자신이 돌보는 반려견을 너무 사랑하는데 이 반려견이 건강하게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사님, 사람도 선식하면 건강해지니까 우리 반려견도 선식을 시킬까 합니다. 괜찮겠지요?”라고 질문했다. 나는 질문이
남성우 박사(전 농협대학교 총장) 생산주기 짧아 현금 순환 빨라…농업 생산액 40% 육박 고소득 창출 고도성장 불구 反축산 정서 확산도…친환경·청정화 구현 매진해야 돌이켜보면 1960년대의 우리나라 농촌은 참으로 가난했다. 당시 농업인구가 전체 인구의 60%가 넘었으니 나라 전체가 가난했던 시절이었다. 농업구조를 보면 주식인 쌀 생산이 농촌소득 중에서 가장 중요했고, 밭작물은 보리, 밀, 콩, 감자, 고구마 등 식량작물과 무, 배추, 고추, 마늘 등 채소류 그리고 사과, 배, 포도 등 과일류가 주종이었으나 생산량은 자급하기에도 부족했다. 60년대 말 “농업소득 높이자”…축산 장려 당시 축산은 부업축산으로 축산업이라고 부를 수도 없을 만큼 영세했다. 한우는 농사를 짓기 위한 ‘일소’로 대농에서나 한 마리씩 길렀고, 돼지도 어미돼지 한두 마리를 키우면서 새끼돼지를 장에 내다 팔고 두엄을 밟혀내기 위한 목적이었다. 닭은 달걀을 내어 먹으려고 마당이나 뜰에 풀어놓고 길렀다. 1970년도 축산의 실태를 보면 한우는 112만 호에서 128만 두를 사육해 호당 평균 1.1 두를 사육하는 영세규모였다. 젖소는 3천 호에서 2만 4천 두를 사육해 호당 평균 8두, 돼지는 8
[축산신문] 축산미래 위협하는 각종 도전, 날로 거세져 친환경·건강 이미지 담아낸 ‘K축산’ 구현을 가을은 자연의 모든 기운과 사람들의 땀이 응축된 열매를 세상에 내놓는 계절이다. 그래서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며 풍요의 계절이다. 푸르디푸른 청명한 하늘과 속이 꽉 찬 논밭의 곡식들은 작열하던 태양이 내뿜던 열기와 폭풍우 몰아치던 지난여름의 고단함을 싹 가시게 해준다. 축산신문은 이렇게 좋은 계절에 창간했다. 어설프고도 미숙한 솜씨로 첫 호를 낸 지 올해로 36주년을 맞이한 것이다. 창간기념일을 맞는 이 수확의 계절에 우리는 축산인과 관련 업계 종사자들에게 마치 긴 여름과도 같았던 그 서른여섯 해를 되짚어 보게 된다. 돌이켜 보면 그 세월은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긴장의 반복이었으며 인고(忍苦)의 세월이기도 했다. 1980년대의 소 값 파동에서부터 쇠고기 수입 재개와 연이은 개방조치, 구제역을 비롯한 각종 전염병 발생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위기의 연속이었다. 숨이 넘어갈 것 같던 그 위기를 우리는 용케도 극복했다. 긴 여름을 견디어 낸 농부가 가을의 수확 낟가리 앞에서 환히 웃듯이 우리 축산도 오늘의 모습을 스스로 대견스럽게 생각해도 무방할 것이다. UR
김혜령 수의연구관(농림축산검역본부 조류질병과) 뉴캣슬병은 전염성이 매우 강하고 닭에서 소화기, 호흡기, 신경증상 등을 일으킨다.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계군은 치사율이 거의 100%에 달한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와 함께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정해 국가차원에서 관리하고 있는 질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90년대에 3~5년 주기로 전국적인 대유행을 하며 큰 피해를 입혔다. 그렇지만 2010년 6월 마지막 발생 이후 지금까지 11년 동안 발생하지 않고 있다. 뉴캣슬병은 아직도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동, 남미지역 등에서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야생조류는 증상을 보이지 않고 이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기 때문에 가금이 사육되는 곳이면 어디라도 발생할 수 있다. 뉴캣슬병을 예방하기 위해 2001년부터 백신의무접종이 시행됐다. 부화장에서 1일령 병아리에 분무로 접종하고 농장에서 2주령에 음수 또는 분무로 접종해 기초 면역을 형성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고역가의 항체를 유지하지 못하면 눈에 띄는 폐사가 없더라도 산란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므로 접종 방법을 숙지해 정확한 용법·용량에 따라 접종해 항체수준을 높게 유지해야 한다. 또한 칠면조, 청계
이상원 부장(축산환경관리원 교육기술부)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과 설전을 벌이고, 노벨상 후보에도 오른바 있는 베네타 툰베리(스웨덴·18세), 미국 출신의 제너시스 버틀러(14세) 이들은 MZ세대 중에서도 청소년 환경운동가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친구들이다. 이들은 지구환경보전에 대해 다양한 경로를 통해 강력한 경고와 함께 행동으로 기성세대를 질타한다. 약간은 당황스럽고 생경한 이 ‘조짐’은 지구에 어떤 위험이 닥칠 수 있는지를 본능적으로 느끼고 행동하는 미래세대의 분노가 아닌가 싶다. 여기에 축산업도 포함됨은 불문가지이다. 가축은 시대에 따라 그 역할이 변해 왔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1970년대 까지만 해도 농사수단의 역할이 강했다. 소는 경운기나 트랙터 역할을, 돼지·닭의 분뇨는 퇴비 등 비료의 원료로, 그리고 가축을 팔아 자녀의 학자금 등 가게 수입원이기도 했다. 그 시대에 우리나라는 먹고살기가 너무 어려웠고 이를 타계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축산업 진흥정책에 매진해 농림업 생산의 약 40%(20조원) 가까이를 담당하는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으며, 단백질 공급원으로 우리식탁을 풍요롭게 해주고 있다. 이런 노력의 주체로 축산농민을 빼놓을 수 없다. 주변 환
[축산신문 김수형 기자]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 미국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을 소개해보고자 한다.당시 미국은 국민들의 지나친 음주로 인한 가정폭력 사태가 빈번히 발생했고 가정폭력 사태의 피해자였던 일부 기혼여성들을 중심으로 ‘음주를 법으로 금지해달라’는 목소리가 퍼져나갔다.금주법 제정이 처음엔 불가능이라 여겨졌지만 이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며 결국 미국내 주류의 판매와 수입이 금지, 제도가 현실화됐다. 금주법은 취지대로 가정폭력을 막고 건전한 사회분위기 형성에 기여했을까.결과적으로 살펴보면 이 법은 실패했다.주류의 판매와 수입을 국가에서 금지하자 음주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술과 유사한 성분의 다른 음료를 섭취하다 사망하는 사례가 속출했고, 술을 구입하기 위한 웃돈 거래 성행과 함께 유통을 전문적으로 담당할 불법조직들이 양산됐다. 결국 금주법은 약 13년여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소수의 목소리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법 개정까지 이어졌던 과정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이러한 금주법이 만들어지던 분위기가 축산업계에도 포착되고 있다.바로 채식주의자들인 ‘비건’들이 축산업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에 목청을 높이고 있다.아직은 소규모라고 볼 수 있는 비
박 규 현 교수(강원대학교)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 10월 28일 국회에서 열린 시정연설에서 2050 탄소중립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후 국무회의(2020년 11월 3일), G20 정상회의(2020년 11월 22일)에서도 2050 탄소중립에 대해 발표하였다. 그리고 정부는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2020년 12월 7일에 확정하여 발표하였다. 이후 탄소중립의 광풍은 우리나라에 휘돌고 있다. 우리나라 정책브리핑에서 설명하는 ‘탄소중립(carbon neutral)’은 [인간의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남은 온실가스는 흡수(산림 등), 제거해서 실질적인 배출량이 0(Zero)이 되는 개념이다. 즉 배출되는 탄소와 흡수되는 탄소량을 같게 해 탄소 ‘순배출이 0’이 되게 하는 것으로, 이에 탄소 중립을 ‘넷-제로(Net-Zero)’라 부른다고 정의하고 있다. 위 정의에서 사용된 용어를 구분한다면 탄소중립의 경우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대상이고, 넷-제로는 배출된 모든 온실가스를 대상으로 한다. 설명 내용을 보면 두 용어가 혼합된 것으로 보이므로 명확성을 위해서는 탄소중립을 ‘기후중립(climate neutral)’의 용어로 변경하는 것이 타당
김동원 박사(농업과학원 양봉생태과) [축산신문] 최근 등검은말벌과 장수말벌의 개체수가 급증해 피해사례가 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10종(2아종 포함)대형 말벌류들이 보고되고 있으며, 국내 등검은말벌 발생 현황으로는 지역적으로 발생 밀도의 차이는 있으나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말벌 방제를 위해 대략 매년 1천억 원 비용이 소요되고 있으며, 방제를 제때 못하면 큰 사회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현재 말벌 방제법으로는 물리적 방제와 화학적 방제, 생태적 방제법 등이 이용되고 있다. 이러한 방제법을 이용하여도 만족할만한 수준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농촌진흥청에서도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등검은말벌 집을 추적 탐색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최신 기술을 접목하여 방제 연구가 성공하게 된다면 등검은말벌 피해 감소가 이루어질 것이며, 양봉산물 생산에 도움일 될 것으로 기대된다. 축산신문, CHUKSANNEWS
[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양봉업계의 숙원사업이었던 ‘양봉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양봉산업법)’ 시행에 따른 양봉농가 등록 계도기간 연장 시한이 지난 8월말로 만료됐다. 과연 양봉산업법이 농가에 ‘득’이 될지 아니면 ‘독’이 될지는 아직 예단하기 이르지만, 한편에서는 법 시행으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을 것이라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온다.이러한 배경에는 농가 등록요건이 양봉 업계의 현실과 지나치게 동떨어져 있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 영향 탓에 벌꿀 생산량은 암울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양봉업은 봉산물 생산액보다 꿀벌의 화분매개를 통한 공익적 가치가 높은 산업이라는 것에 이의를 달지 못할 것이다.이러한 모든 것을 배제한 채 정부는 양봉농가 등록을 의무화시키고, 세부 지침을 세워 전국 지자체를 통해 농가 등록을 독려해왔다. 이렇다 보니 등록 참여율은 현저히 떨어져 농식품부는 양봉장 토지 임대의 경우 계약서뿐만 아니라 토지 사용 승낙서까지 등록요건을 완화하고, 지난 8월 31일까지 계도기간을 한 차례 연장했다.농가 등록률이 낮은 이유는 무엇보다 준비기간이 짧은데다 기본적으로 양봉장 토지확보가 관건이기 때
최정수 수의연구관(농림축산검역본부 세균질병과) 소 결핵병은 대표적인 만성질병으로 소 결핵균(Mycobacterium bovis)에 의해 발생하는 법정 제2종 가축전염병이다. 사람에도 감염 가능한 인수공통전염병이다. 감염 후 증상은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개체별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기침, 호흡곤란 등 호흡기, 간헐적인 설사나 변비, 체중감소, 쇠약 등이 임상증상이다. 눈에 띄는 증상이 없는 소도 많아 농장주가 결핵병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소 결핵병의 주요 발생원인으로는 과거발생, 인근발생, 외부구입 등이 있다. 감염소의 외부 구입을 차단하기 위해 2016년부터 `결핵병·브루셀라병 검사 및 검사증명서 휴대 명령(이하 휴대 명령)’을 지자체 고시로 공표했다. 12개월 이상의 젖소 또는 거래·출하되는 12개월 이상의 소(방역상 필요시 6~12개월 미만)에 대해 튜버클린 검사(이하 피내검사) 또는 감마인터페론법 검사 후, 음성판정 소를 거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 결과 2017년, 2018년도에 발생두수는 조금씩 감소했다. 2019년에 일시적인 증가 이후 2020년에는 예년 수준으로 발생되고 있다. 한육우 농가당 사육두수가 증가함에 따라 농가당 양성우 발생
안 희 권 교수(충남대 동물자원과학부) 탄소중립 이행에 필요한 법적 절차와 정책수단을 골자로 하는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이 지난 8월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탄소중립기본법이 통과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열네 번째로 2050 탄소중립 이행을 법제화한 국가가 되었다. 탄소중립기본법에서 2030년까지 2018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35% 이상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각 분야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 축산부문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해오던 관행 축산방식에 대한 과감한 변화를 꾀할 수 있는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 탄소중립은 탄소 배출량에서 흡수량을 제외한 순 배출량이 “0” 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탄소중립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됨에 따라 저탄소 축산기술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축산분야 온실가스 감축 방법 중 저메탄·저단백사료 보급, 가축분뇨 에너지화 및 자원화 시설 확충 등과 같은 감축대책에 대해서는 정부와 축산업계에서 공감하고 있으나 배양육 등 대체가공식품 이용 확대 및 저탄소 가축 관리 등과 같은 감축대책은 사육두수를 줄여 궁극적으로 축
김 진 형 팀장(한국종축개량협회 유우개량부) 젖소개량의 3대 요소는 혈통등록, 선형심사, 능력검정이다. 이 3가지 요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최근 40년간 젖소개량은 눈부신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 젖소의 두당 산유량은 ICAR(국제가축기록위원회)기준으로 세계 5위권으로 우수한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젖소 한 마리가 평생 동안 생산하는 생애산유량은 북미의 낙농선진국에 비해 낮은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에는 우유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기능적 체형의 장단점을 파악하여 후대축을 개량함으로써 생애산유량을 늘리고자 실시하는 선형심사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 그리고, 낙농선진국에서 Ideal Type(미국), True Type(캐나다)이라는 이상모델 설정을 통하여 농가들이 쉽게 체형개량에 대한 목표설정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선형심사는 1984년 미국홀스타인협회의 50점제 방식으로 실시하였으나, 2009년부터 WHFF(세계홀스타인프리지안연맹)의 권고방식인 9점제 방식을 채택하였다. 그러나, 국내 선형심사 방법은 캐나다홀스타인협회의 방법을 준용하여 실시하고 있으나 그 기준은 심사가 처음 도입되었을 당시의 기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