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병 국 조합장(영주축협) 올해는 신축년(辛丑年) 소의 해다. 소의 해를 맞이해 소의 가치와 덕스러움을 생각해 본다. 필자는 어려서부터 소와는 불가분의 관계를 맺으며 지금까지 살아왔다. 유소년기에는 소먹이고 꼴 베는 것이 하루의 일과였다. 봄이면 다래끼 메고 쑥 뿌리를 캐서 쇠죽에 넣어 끓여 먹이고 여름이면 부모님은 논·밭에서 일을 하시고 나는 소를 몰고 산에 가서 뜯어 먹이면 하루의 해가 너무 길었다. 학교에 갔다 오면 오후에는 동네 친구들과 무리지어 뒷산에 가서 소를 먹이다가 저녁 무렵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가정 형편이 여의치 못해 선친께서는 농사를 지으시며 장날이면 달구지로 일을 하시어, 지금으로 말하면 농외 소득을 올려서 우리 가족들 생계를 유지했다. 그러니 지게 지고 소 꼴 베는 것은 당연히 장남인 내가 할 일이었다. 옛날에는 우리 집뿐 아니라 다른 집들도 집집마다 농우 소 1마리씩 길러서 농사짓고 1년에 송아지 1마리 생산해 팔면 집안 살림에 큰 보탬이 됐다. 당시 소는 농가의 큰 자산이며 큰 일꾼이었다. 그래서 소 외양간을 초가집 원 채에 붙여 짓고 정성을 다해 쇠죽을 끓여 먹이며 가족처럼 보살펴 왔다. 추운 겨울이면 소등에 짚으로 만든 삼장
이 재 용 회장(한국종축개량협회) 후대검정기간 단축·우량종자 선발 정확도 제고 기여 농가 소득 증대…개방시대 축산업 국제경쟁력 확보 우리 협회는 1969년 창립 이래 50년 동안 한국축산발전을 이끌어 왔으며, 축산법에 의거, 개량목표 달성을 위한 등록기관으로 지정되어 등록 및 심사, 검정사업을 주도적으로 수행해 가축개량의 역사를 축산농가와 함께 하고 있다. 현장중심의 개량사업 추진을 위해 본회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추진, 지역본부를 설치·운영하면서 개량사업 활성화를 위해 각 도의 8개 지역본부 및 제주 1개 출장소를 신설하였고,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스마트폰앱 및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로 농가에게 쉽고 편리하게 실시간 개량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협회의 새로운 시도는 지금도 이어져 DNA칩을 활용한 유전능력평가, 친자확인, 품종판별, 질병예측 등은 인체의학 분야에서는 이미 활발한 연구와 실용화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가축에서도 유전자검사를 활용한 다양한 개량기술이 계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협회는 한우암소개량을 추진함에 있어 후대검정기간의 단축과 우량종자선발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하여 첨단과학기술인 유전체육종기법을 실용화함으로서 금
오 인 환 명예교수(건국대학교) 지난 여름 복 날에 전통이 있는 보신탕집을 찾았는데 메뉴가 바뀌었다. 수십 년 해오던 보신탕은 안하고 대신 영양탕(염소탕)이 나왔다. 개인사정을 제외하면 동물보호법의 영향과 국내 반려견 양육가구가 591만이나 되는 상황도 작용했을 것 같다. 스페인의 유명한 투우경기도 북서부 지역 카스티야레온 주에서는 최근 금지하는 판결이 나왔다. 동물보호자들은 500년 이상 이어진 고통을 종식시켰다고 환호했다. 동물보호, 동물복지는 피해갈 수 없는 시대흐름이 되었다. 이 분야에서는 유럽이 앞서 가고 있다. 동물복지는 동물학대를 방지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동물보호·복지로 확대되면서 동물복지에 관한 제도와 법률들이 강화되고 있다. 동물복지의 십계명이라고도 할 수 있는 5대 자유는 다음과 같다. 1. 갈증, 배고픔으로부터의 자유 2. 불편함으로부터의 자유 3. 고통, 상처, 질병으로부터의 자유 4. 정상적인 행동을 표현할 자유 5. 두려움과 스트레스로부터의 자유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공장식 밀집사육방법은 자연과 동물을 왜곡된 시각으로 본다는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유럽은 동물복지 차원에서 2012년부터 산란계 케이지와 모돈의 스톨 사육
[축산신문] 윤봉중 본지 회장 하늘 무너진다고 아우성만 쳤지 위기 타개, 연대 없이 각자도생 난무 한국축산, 한낮의 햇살에 취해 집짓기 잊은 히말라야 야명조 연상 히말라야에는 재미난 이름의 새가 있다. 봉황처럼 전설에 나오는 상상의 새인데 밤에만 운다고 야명조(夜鳴鳥)로 불린다. 히말라야 트레킹을 다녀 온 지인에 의하면 이 새가 밤에만 우는 이유는 설산(雪山)의 혹독한 추위 때문이며, 그 울움소리는 “날이 밝으면 꼭 집을 지어야지”라는 절규를 의미한다. 극한의 환경을 견뎌 내야 하는 히말라야 인들에게 유비무환의 교훈이 내포된 전설이다. 필자는 근교 산행도 버거운 터라 트래킹얘기엔 별 흥미를 느끼지 않았지만 야명조 전설만은 우리 축산현실과 닮은꼴이어서 공명(共鳴)하는 바가 적지 않았다. 밤의 추위에 떨며 내일은 꼭 집을 짓겠다고 울부짖지만 막상 낮이 되면 따사로운 햇살에 취한 나머지 집짓기를 잊어버리고 밤이 되면 또다시 운다는 야명조의 전설에 위기가 닥칠 때면 금방이라도 숨넘어갈 것처럼 아우성치다가도 일단 목전의 위기만 넘기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조용해지는 한국축산의 모습이 판박이처럼 겹쳐지기 때문이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칠레를 시작으로 미국, 호주 등 주
[축산신문] 김영란 편집국장 ‘살처분’이라 쓰고 ‘살릴처분’으로 읽고 싶은 심정이다. 악성가축전염병이 발생하면 당국에서는 지도를 먼저 펼친다. 그러고는 발생농장으로부터 일정한 거리 안에 몇 개의 농장이 있는지 확인한 후 여지없이 살처분 명령을 내린다. ‘살처분’이란, 가축을 땅에 매몰하여 없애는 일인데 처음부터 ‘살릴처분’은 생각조차 없는 것 같다. 살처분이 질병 확산을 방지하는 첩경이라는 판단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예방적 살처분이란 이름으로. 과학을 동반한 방역이라 할지라도 경제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조건 살처분을 강행한다면 전문가가 뭐 필요하겠나. 과학과 경제가 공존할 수 있도록 솔로몬의 지혜를 전문가가 만들어내야 한다. 그 안에 있는 생명에 대한 존중은 말할 것도 없고. 그런데 우리 정부는 과학이라는 명분으로 정책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악성 질병이 발생하지도 않았는데 발생농장으로부터 일정한 거리(3km)안에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가축들은 애꿎게 살처분을 당하게 된다. 이게 정말 합리적인 방역인가. 무고한 천문학적인 숫자의 가축들을 생매장하는 처참함을 언제까지 봐야 하는 건가. 진정 ‘살릴처분’을 위한 방법은 없는 건가. 살처
이인복 교수(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지역시스템공학) 최근에 스마트팜, ICT 농업 등과 관련된 많은 행사나 홍보물들이 넘쳐나고 있다. 우려가 되는 부분은, 대부분의 전달되는 메시지들이 곧 선진국을 따라 잡고 또 세계를 선도할 수 있을 것 같이 너무 긍정적이고 밝은 장밋빛 미래들만 제시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정보들이 난무한다면, 농민들이나 일반 국민에게 잘못된 기대감이나 꿈을 심어 줄 수 있으므로 이 분야에 전문가들은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농업선진국 또한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고 농업혁신을 위하여 계속 연구 및 발전해 나아가기 때문에, 후발주자인 우리나라가 농업선진국들을 따라잡는 것은 절대로 쉬운 일도 아니다.후발주자인 우리가 농업선진국을 따라잡고 세계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기본이 튼튼해야만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우리나라의 고유에 전략이 필요하고,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산업이라는 이미지를 바꿀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튼실한 기본이라고 하면, 산학연농 네트워크, 다학제 융복합 전문가 양성,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등 해결하여야 할 현실적인 사안들이 많이 있다. 그
[축산신문] 2020년 12월31일 해산된 접경지역 ASF비대위 전 위원장 이준길 입니다 안타깝게도 지난해 마지막날 영월에서 ASF감염 멧돼지가 발견 되었습니다 올해는 ASF 감염 멧돼지 전국 확산이 예상되고 있고 감염 멧돼지와 공존하며 농장을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접경지역에서 그동안 ASF 발생과 방역, 재입식 추진과 관련한 일을 하면서 그동안 많이 고민했고 농가들과 교감했던 일들을 정리 해 보았습니다 지난 1년여 동안 정부에서 내놓은 방역정책에 대하여 수정을 요구하고 투쟁 하고, 농가들 설득하고 그런 일을 하는데 너무나 많은 전력을 허비 했습니다 이제는 정부 주도의 방역정책이 아니라 한돈협회가 선제적으로 주도하는 효율적인 방안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협회가 먼저 나서서 지역별 이동권역 설정, 권역외 이동기준등 을 작성하고 농장별 방역시설 기준, 운영기준, 사후 점검방법 등 농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현실적 으로 현장에서 적용 가능하고 농가에 도움이 되는 방안을 미리 만들어 정부에 제시하고 협의하여 결정하는 방향으로 해 나가는 생산자 단체가 주도하는 방역정책으로 전환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정부가 기준을 만들고 지침에 따라가는 방역은 이제
[축산신문] 2021년 새해가 열렸다. 새해란 말이 연속된 시간의 편의적 구분일 뿐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새해는 새해다. 마치 습관처럼 입 모아 희망을 들먹이며 들뜨거나 이를 앙다물며 새 각오를 다지는 시간이 새해 새아침인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지구촌이 모두 암흑에 덮인 것 같은 엄혹한 현실은 새해 새아침이란 말이 무색해진다. 지난 한 해는 어찌 코로나 팬데믹 뿐이겠는가. 축산업계는 아프리카돼지열병과 AI까지 발생하고 여기에다 구제역까지 발병하면 어쩌나 하는 극도의 불안과 공포로 숨죽이며 지나온 한 해였다. 그래도 새해는 새해일터. 우리는 지난해 질병과의 전쟁 속에서 불행 중 다행으로 희망의 씨앗을 보았고 희미하나마 그 단서(端緖)를 찾을 수 있었다. 온 나라가 휘청거리는 코로나 팬데믹의 와중에서 우리 축산업은 주요 축종이 모두 자급률을 높이며 나름 선방을 했다. 국내산 축산물의 자급률 제고는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미국 등 주요 수출국 육가공업계의 가동 부진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극심한 경기 부진에 허덕인 타 산업 분야에 비해 선방을 한 건 분명한 사실이다. 극심한 불황에도 축산물 수요가 줄지 않은데다 수입량 감소가 국내산 공급량
윤요한 교수(숙명여자대학교) 인구가 점차 증가하면서 생존하는데 필요한 식량과 에너지 사용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의 사용이 증가하면서 경유와 휘발유 같은 화석연료 사용량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환경오염이 증가하고 인류의 건강이 위협을 받고 있다. 따라서 친환경 기술의 필요성이 증가하였고, 전기자동차를 개발하여 대중화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관련 회사들의 주식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심지어 특정 기관들은 친환경, 클린에너지 등의 환경친화적 이미지 제고를 위해 전기자동차가 운영되고 있는 것을 대외적으로 홍보하는 경우도 있다. 전기자동차에 대한 속사정을 모르는 소비자들은 전기자동차가 환경을 보호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이 전기자동차들이 사용하는 전기가 어디에서부터 오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전기자동차가 사용하는 전기도 일반 전기와 같이 대량의 화석연료를 태워 에너지를 생산하는 발전소에서 온다. 즉 전기자동차가 늘어난다고 해도 화석연료의 사용은 감소되지 않는다. 전기자동차가 운영되고 있을 때 소비자들의 눈앞에서만 화석연료가 사용되지 않을 뿐이지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발전소에서 더 많은 화석연료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전기자동차
[축산신문] 이병석 부장(대한한돈협회 경영기획부) 신축년 새해 돼지가격 역시 올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국제곡물가격 상승과 함께 생산비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사료가격 인상 전망이 잇따르고 있는 만큼 양돈농가들의 경영환경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ASF가 발생한 중국의 사육두수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국제돈육 시장에 이어 국내 돼지고기 수입시장까지 자극할 가능성도 배제치 못하는 등 양돈산업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생산비 절감을 위한 한돈농가들의 노력이 보다 절실해졌다. 사료 허실을 최대한 줄이는 한편 철저한 사양관리를 통한 폐사를 줄이는 노력은 기본이다. 내 농장의 현황을 제대로 파악, 숨어있는 허점까지 발굴해 개선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통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한돈농가들이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축산신문, CHUKSANNEWS
[축산신문] 김영란 편집국장 한 해가 저물어 간다. 축산업계는 특히 코로나19에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까지 겹쳐 유난히도 힘들었던 1년이었다. 그런데도 진행형이니 이 고통은 언제 끝날지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다. 미세먼지처럼 앞이 보이지 않는다. 어느 한 해도 다사다난하지 않았던 때는 없었겠지만 2020년은 특히 격동의 시대였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새로운 문화가 탄생하는가 하면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던 갖가지 새로운 풍속도가 노멀로 자리 잡고 있다. 이른바 비대면이 그 대표적이다. 비대면은 어느 특정 업계의 전유물이 아닌 일반적으로 현상화가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일부 대기업의 배합사료업체는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로 소통을 이어가면서 또 다른 언로의 채널로 구축했다. 한 해를 마감하는 지금에도 불황은 계속되고 있다. 힘들게 살아왔던 지난 시간의 연장선에서 다시 새해를 맞아야만 하다니 절망적이다. 그러나 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희망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진정한 희망은 고난 속에 더욱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과거가 힘들었고 현재의 상황에 지쳐있다고 해도 희망을 가져야 한다. 역경을 견디게 하는 힘이 희망이기 때문이다
허정민 교수(충남대 농업생명과학대학 동물자원과학부) 2050년을 기점으로 식량 자원과 인구 증가에 대한 많은 관측 동향 보고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내용을 간략히 요약해 보자면 세계 인구는 약 100억 명으로(현재 보다 약 25억 명) 증가할 것이며, 2050년 필요 식량은 50%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인구 증가 절벽을 앞둔 대한민국과는 동떨어진 이야기 같지만, 앞서 언급한 관측은 세계적 추세임이 틀림없다. 아울러, 극빈층 감소에 따라, 식량을 생존 조건에서 식도락 대상으로 여기는 인구가 증가하게 되며, 이는 생태적 비용이 높은 식량이 높아짐을 의미하며, 육류 소비의 증가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외에 기후변화로 인한 농업지도의 변화와 물 부족, 냉해로 인한 대기근의 위험 등도 여전히 상존하는 위험이다. 특히 식량자급률 55%를 목표로 하는 대한민국의 처지에서 식량안보는 여전히 민감한 사항이 아닐 수 없다. 인류가 소비하는 곡류(벼, 보리, 밀 등)를 사료로 이용하는 가금 산업의 관점에서는, 사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곡류의 생산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즉, 가금 및 양돈 산업에서는 부존 사료의 개발과 더불어 사료의 이용성을 과학적인 접근 방식에 의해 풀어 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