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1980년대 이후 한국축산의 역사는 외부로부터의 거센 도전의 연속이다. UR협상 타결과 GATT를 대체하는 세계무역기구 출범, 그리고 세계 각국과의 FTA 체결 등 가격경쟁력이 열세인 우리 입장에서는 감당이 버거운 시련이 아닐 수 없었다. 최근 들어서는 이와는 차원이 다른 중대한 도전이 우리 업계를 또 다시 짓누르고 있다. 탄소중립정책이 바로 그것이다. 이로 인한 후폭풍은 새해 벽두부터 우리 축산의 숨통을 조이고 있는데 최근의 상황은 그야말로 축산을 대상으로 한 ‘마녀사냥’을 연상케 한다.정부가 탄소중립을 꺼내자 여기저기서 축산이 온실가스의 주범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축산은 변명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은 채 주범으로 특정되고 있다. 정부 일각에서 축산을 줄여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되는가 하면 농축산업을 대변해야 할 농특위에서 조차 축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노골화되고 있다.어디 이뿐인가. 식품업계는 기다렸다는 듯 콩을 주원료로 한 인조육(人造肉)을 대체육이라며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으며 세포배양을 통한 인공육(人工肉) 생산연구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지구온난화라는 기후변화는 지금까지 과학이 밝혀낸 바로는 이산화탄소라는 온실가스가 주범임이 틀림없다. 그
[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지난해 배양육 등 육류대체식품은 축산업을 한바탕 뒤집어놨다.진짜고기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축산업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믿음에 흠집을 냈다. 조금씩 축산업을 벼랑 끝으로 몰어넣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이에 대해 축산업계는 대체식품 즉 가짜고기는 진짜고기 맛을 흉내내는 짝퉁에 불과하다며, 결코 진짜고기를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일축했다.또한 대체식품 생산과정에서는 항생제 등 많은 첨가물이 사용된다며 안전성 면에서도 진짜고기에 한참 모자란다고 강조했다.특히 ‘고기’나 ‘육(肉)’ 글자를 쓰는 것은 소비자 기만일 뿐 아니라 사기행위라며, 그 표현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그럼에도 불구, 대체식품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에 이의를 달 축산인은 별로 없다.앞으로 대체식품이 기술 발달과 함께 품질·안전, 그리고 가격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이 보다 더 경계해야 하는 것은 동물윤리, 환경, 종교, 냄새, 건강, 가축질병 등 대체식품이 탄생한 배경에 있다.물론 여기에는 축산에 대한 잘못된 정보, 오해 등이 참 많이 깔려있다. 축산인들은 억울하다. 이에 따라 이미 이쪽저쪽에서는 축산바로알리기운동이 한창이
[축산신문 김영란 편집국장] 열두 고개를 넘으니 또 한 해가 가고 또 새해가 온다. 이는 만고의 진리다. 진리를 머리에 이고도 늘 아쉬움에 머리를 떨군다. 그래서 더 노력해야 하겠다는 의지가 솟구치게 되는 모양이다. 올해도 역시 코로나19와의 사투로 한 해가 저무는가 했더니 ‘오미크론’까지 가세해 더욱 삶을 힘들게 하고 있다. 그래도 여태껏 잘 견뎌왔듯이 앞으로도 슬기롭게 잘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주먹을 움켜쥐어 본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축산업계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불행 중 다행으로 전반적으로 평년작 이상을 거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물론 축종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부분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그렇게 마무리 되어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구 환경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탄소중립을 내세우며 ‘육류대체식품’이 이슈가 되면서 축산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그러나 어찌 ‘가짜(인조·인공)’가 ‘진짜(천연·자연)’를 이길 수 있으랴. ‘가짜’가 ‘진짜’ 자리를 넘볼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진짜’의 역할이 더 중요해져야 한다. 그러면 우리 축산인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답은 심플하다. 기본에 충실하면 되는 것이다. 기본은 상식이다. 상식을 벗어나면 아무리 진짜
[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범축산업계의 사회공헌체로 발족한 나눔축산운동본부가 내년 2월이면 출범 10주년을 맞는다. 10년 전 출범 당시 나눔축산운동본부는 ‘나눔재원’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일선축협의 매년 100만 원씩 정기 후원과 농협중앙회(현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와 그 계열사) 임직원들의 급여 1% 기부를 원동력으로 삼아왔다. 여기에 축산 관련 단체들도 일선축협 수준의 연간 100만원 정기 후원으로 힘을 보태왔다. 그러나 이들만의 참여에 그치면서 명실상부한 범축산업계 사회공헌단체라고 하기에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던 나눔축산운동본부가 최근 들어 상당히 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축산농가 스스로 자발적으로 나눔축산운동 정기 후원에 동참하는 일이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나눔축산운동본부는 안승일 사무총장이 취임한 2018년부터 축산농가를 정기회원으로 유인하기 위한 노력에 상당한 의욕을 보여왔다. 나눔축산운동본부는 그 결과 여러 단계의 의견수렴과 추진 절차를 거쳐 2019년 9월부터 ‘축산농가 1인 1계좌 갖기 캠페인’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이런 노력은 2020년 축산농가 정기 회원 1천116명이라는 성과로 나타났다. 축산농가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충남과 충북, 경북 등 3개지역에서 우선 실시되고 있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양돈장 특별점검으로 인해 양돈현장이 들썩이고 있다.본지가 입수한 현장점검표에는 축산법과 가축분뇨법, 이력제법, 악취방지법, 가축전염병예방법 등 5개 법률에 근거한 점검항목만 40개에 달했다. 사실을 뒷받침할 증빙 서류까지 요구되다 보니 방대한 분량의 자료 확보가 불가피한 게 현실. 웬만한 농가들은 엄두도 내지 못할 수준이다.경북 칠곡의 한 양돈농가는“ 점검반의 서류 확인에만 두시간 가까이 걸렸다. 몇 년치 퇴비 관리장부에서부터 자돈 이동, 동물약품 사용기록까지 다 확인했다”며 “이력제 신고내용에 대해선 그 자리에서 전화 확인까지 했다”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이에 따라 아직 점검을 받지 않은 양돈농가들은 SNS 등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며 준비에 나서고 있지만 막상 무엇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해 하는 모습이다. 평소 자료 관리가 어려운 고령층 양돈농가나, 양돈에 대한 지자체의 부정적 인식이 강한 지역일 수록 피해가 클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실제로 ‘수백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거나 ‘확인서만 20장을 썼다’는 등 다양한 사례의 행정처벌 소식이 속속 전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낙농산업발전위원회’의 진행 상황을 보면 마주 달리는 열차를 보는 듯 하다. 그동안 낙농산업을 둘러싼 여건이 변화하면서 국산 원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낙농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데 이해당사간 총론에서는 공감하면서도 각론에서는 첨예한 의견대립으로 늘 제자리였다.이렇게 지지부진하자 정부가 직접 나서 이를 통해 낙농제도를 뜯어 고쳐보겠다며 수술대에 올렸다. 이를 위해 농식품부는 지난 8월 ‘낙농산업발전위원회’ 운영에 주도적으로 나서면서 연말까지 낙농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하지만 농식품부는 연말까지 개선안을 마련하겠다는 목표에만 몰두한 나머지 밀어붙이기식 낙농제도 개선 강행에 나서면서 생산자들과의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그도 그럴것이 ‘낙발위’ 인원 구성부터 논의과제, 운영계획까지 참여 주체들의 의견수렴 없이 농식품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면서 1차 회의 때부터 생산자측 참여 주체들은 불만을 표출했다.2차 회의에선 참여 주체들이 회의자료를 당일에 받게 되면서 사전에 충분히 검토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낙농진흥회 이사회에 정관개정(안)과 원유의 생산 및 공
[축산신문 서동휘 기자]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한국닭이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작고 맛없다”고 해 대한양계협회를 비롯한 닭고기 업계가 발칵 뒤집어 졌다. 치킨 값이 비싼 것을 지적하려면 그것만 지적하면 되는데 굳이 객관적이지도 않은 ‘작고 맛없다’는 도발적인 표현을 사용, 소비자들에게 오해의 소지를 남기고 말았기 때문이다. 전세계에서 우리나라만 1.5㎏의 작은 육계로 치킨을 튀기기 때문에 맛이 없고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 황 씨의 주장. 황교익 씨는 육계 계열화업체들이 수익이 좋은 사이즈의 닭만 생산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작고 맛없고 비싸기만 한 치킨을 먹을 수밖에 없다고 하며, 이에 대한 근거로 농촌진흥청이 발행한 ‘육계경영관리’에 큰 닭이 맛있고 경제적인 것으로 분석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한양계협회(회장 이홍재)는 격앙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주관적인 것을 객관적이라는 미명으로 포장해 대중에게 전달하지 마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양계 종사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육계협회(회장 김상근)도 ‘한국이 소형 닭을 소비하는 이유’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하며 황 씨의 주
[축산신문 김수형 기자]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하고 국내에 본격적으로 전파되기 시작하던 지난해 초.전국의 농협 하나로마트에는 유명 가수의 콘서트장이나 대형 스포츠행사에서나 볼 법한 긴 줄이 들어섰다.다름 아닌 마스크를 사기 위한 줄이었다.당시는 코로나19에 대한 정보가 많이 부족했던 터라 마스크는 나를 지켜줄 유일한 생명줄이었고 마스크 품귀현상에 마스크는 곧 ‘귀한 몸’이 됐다.수요의 증가는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마스크 가격은 평상시 대비 10배가 되었지만 없어서 못사는 귀중품이 되었다.마스크 대란이 지나간지 1년. 이번에는 요소수 대란이 일었다.호주와 중국의 ‘석탄 분쟁’이 시발점이 되어 중국이 요소 수출을 중단했고 요소 수입을 중국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던 우리나라는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듯 피해를 떠안았다.2015년 국내 배기가스 배출 규제인 ‘유로6’이 적용된 이후 등록된 경유차는 선택적 환원 촉매 장치(SCR)를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하고 SCR에 들어가는 필수품이 요소수인 만큼 일각에서는 요소수 부족에 따른 경유차 운행 중단으로 큰 피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요소수 부족 소식에 구입을 서두르려는 화물차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는 모습이 포착되
[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꿀샘식물(밀원수)이 없는 양봉업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만큼 꿀벌에게는 먹이 공급원인 꽃은 꼭 필요한 존재다. 이와 반대로 꿀벌의 먹이원이 부족하다면 어떠한 문제가 발생할까? 한마디로 자연 생태계가 파괴되거나 교란될 수 있을 것이다. 꿀벌의 역할은 단순히 양봉산물 생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설재배 농가와 과수농가의 화분 수정 매개체로서 공익적인 가치와 자연생태계 유지·보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꿀벌이 꽃에서 갖고 온 꽃꿀을 벌집에 옮겨 수분은 증발하고, 여기에 꿀벌의 효소와 산을 첨가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우리가 알고 있는 천연꿀이 만들어지게 된다. 어쩌면 단순한 과정일지 모르지만, 꿀벌에게는 고난의 연속이다. 그 작은 체구로 1g의 꽃꿀을 모으기 위해 대략 8천 송이의 꽃을 찾아다녀야만 비로소 적은 양의 꽃꿀을 얻을 수 있다. 꿀벌이 꿀을 생산하는 원천이 되는 꿀샘식물의 경우 3h이상 집단화된 면적은 2010년 2만9천278ha(3천741개소)에서 2018년 2만2천967ha(4천949개소)로, 무려 8년 만에 6천311ha가 감소했다. 특히 대표적인 꿀샘식물 중 하나인 아까시나무는 1970년대 치산녹
[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최근 알게 된 조사료 관련 사건은 개인적으로 큰 충격이었다.조사료를 생산하는 경영체나 생산자가 따로 있고, 생산된 조사료를 축산농가, TMR공장 등 수요처와 연결하는 유통업자가 따로 있다는 사실도 최근에 알게 됐다. 그리고, 그 유통업자 중 한명이 최소 피해액 2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조사료 사건을 일으켰다는 소식을 접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인터넷 카페 소풍한우의 부운영자이면서 조사료장터 밴드의 운영자였던 장민상씨는 조사료 생산자와 사용자를 연결하는 유통업자의 역할을 해왔다. 몇 년간은 결제나 납품에 있어 문제가 없도록 관리하면서 높은 신뢰를 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카페와 밴드 등에 그와 관련된 불만의 목소리가 올라왔다. 여기저기에서 피해자라고 밝힌 사람들의 투고가 이어졌고, 카페에서는 관련 글을 삭제하고, 기고자를 강퇴 시키는 방법으로 사태를 수습하려 했다.장민상 씨는 사태가 커지면서 카페 부운영자를 내려놓고, 9월 이후로는 잠적한 상태이다.피해를 입는 농가들은 10월에 물건을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믿고 선입금으로 적게는 200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까지 입금했으며, 조사료 경영체 중에는 물건을 납품
[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요새 식당 테이블마다 시끌벅적하다. 누구를 뽑을 지, 왜 뽑는지 등 대통령 선거 이야기를 한다. 대한민국 미래가 달려있다며, 현재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달라져야 한다고 열변을 토하는 이도 있다. 모든 국민이 정치에 참여할 수는 없다. 그래서 대표자를 뽑는다. 선거다. 선거는 이렇게 국민에게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문을 열어준다. ‘민주주의 꽃’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선거결과는 많은 것을 바꿔놓는다. 우리 삶에도 지대한 영향을 준다. 하지만 결과만 중요한 게 아니다. 오히려 선거가 주는 선물은 그 과정에 있다. 선거 때만큼 정치인들이 국민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귀기울인 적이 있는가. 만나준 적이 있는가. 악수를 청한 적이 있는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선거는 소통 창구다. 최근 국회의원 두명이 동물복지 등 여러 수의현안을 논의하려고 대한수의사회를 다녀갔다. 평상 시에는 잘 못보던 모습이다. 대한수의사회는 이날 그간 참아왔던, 억울하게 당해왔던 애로사항, 예를 들어 동물진료비가 비쌀 수 없는 까닭 등을 모두 내뱉았다. 그리고 진료비 부가가치세 폐지, 동물병원 입지변경 등 대안을 제시했다. 국회의원은 “그랬군요” 끄덕이며 메모
[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군 급식 부실 문제가 결과적으로 장병 식탁에 수입산 재료를 올리는 쪽으로 정리됐다. 국방부가 발표한 ‘군 급식 개선 종합대책’에 따르면 51년간 협동조합을 통해 식재료를 조달해온 군은 앞으로 매년 단계적으로 계약 물량을 줄여나가 2025년부터는 완전 경쟁입찰로 전환하게 된다.국방부는 1970년 1월부터 ‘군 급식 품목 계획생산 및 조달에 관한 협정’에 따라 장병 급식에 사용되는 농수축산물을 51년 동안 협동조합과 맺은 수의계약 방식으로 조달해왔다. 축산물의 경우 계획생산품목과 비계획생산품을 구분하고 여러 가지 합의된 방식을 통해 산정된 가격을 놓고 협상으로 정한 품목별 단가를 1년 동안 유지하는 방식이다. 한 번 가격이 정해지면 시중 가격이 올라도 축산농가는 손해를 무릅쓰고 1년 내내 같은 계약 단가에 납품하기도 했다.군이 50년 넘게 수의계약 방식으로 농수축산물을 공급받은 배경에는 유사시 안정적인 조달이라는 명확한 목적이 있었다. 그런 만큼 이번 국방부의 결정에 대해 축산물 군납농가들은 부실 급식 문제에 대한 책임을 경쟁입찰로 풀겠다는 접근방식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국방부는 ‘군 급식 개선 종합대책’을 통해 장병 중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