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위생 향상위해 축발기금 등 재원 필요 수수료 합리화…도축물량 지역별 통제를 ■주제발표 ▲권기정 본부장= 한미FTA가 체결될 경우 축산업 위축으로 인해 도축장 가동률은 현재 소 27%, 돼지 45%미만인 상태에서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 현재 도축장들의 재무상태는 부채비율이 평균 785%로 상당히 불안정한 상태다. 이렇듯 국내 도축산업 구조개선을 위해서는 전국 도축장 수를 30개 이하로 줄여야만 한다. 또 그 고정자산의 20%에 해당하는 8백억원 가량이 보조돼야 도축장 구조개선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지정토론 ▲좌장= 비 내리는 오늘 날씨처럼 우리 축산업과 도축장 기상도는 우울하다. 도축장은 국민건강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공익적 의미가 크다. FTA와 관계없이 훨씬 이전부터 종합적 대책이 이뤄졌어야 했다. 오늘은 어떻게 하면 도축장을 건실하게 운영해 안전한 축산물 생산을 잘 할 수 있을 것인가를 결정짓는 전환점이다. 충분한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 ▲남호경 회장= 한때 시군마다 있던 수많은 도축장들이 차츰 정리돼 현재 수준으로 남았다. 하지만, 80여개 남은 업체들이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는 정부가 도축장 문제에 직접 나서지 않은 채 위생수준을 높이면 조금 지원해주는 정도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위생평가도 상중하 등급으로 나눌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공개하고, 도축장 위생수준 향상에 축산발전기금을 비롯한 각종 재원을 할애할 필요도 있다. ▲진길부 조합장= 도축장 구조조정은 당연히 이뤄졌어야함에도 신규허가는 최근에도 계속됐다. 지금까지 도축업은 농업에도 제조업에도 포함되지 못해왔지만, 육류산업의 핵심적 주체로 인정돼야 한다. 도축장 체질개선을 위해서는 적정 수수료 책정과 더불어 비합리적인 비용요소를 없애고, 우리가 경쟁해야 할 축산선진국들이 높은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음에 착안해 가동률을 높이고 품질과 위생수준을 높여야 한다. ▲이정희 대표= 축산정책을 자꾸만 축산선진국 모델에 끼워 맞추고 있는데, 우리 실정은 해외의존도가 높은 상태에서 마구잡이로 섞여있어 오히려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도축장은 ‘OECD가입 2만불 시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임금수준이 낮다. 게다가 각종 공과금 납부뿐만 아니라 각종 법적 규제로 인한 부담이 중첩돼 있다. 도축장은 제조업에도 해당되고 축산업, 즉 농업에도 해당된다. 때문에 관련 제도를 하루빨리 정비해야 한다. ▲한수현 전무= 정육점과 유통업계로서 가까이서 도축장을 지켜봐왔고 도축장들이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경영난 타개의 가장 손쉬운 방법은 사용수수료를 인상하는 것이지만, 구조조정 및 숫자 줄이기가 되지 않는다면 쉽지 않다. 사실상 도축장은 공익적 성격이 매우 강하므로 수수료 취득을 통한 민간운영 자체가 모순이다. 이에 초점을 맞춘다면 해결방안도 어렵지 않게 도출할 수 있으리라 본다. ▲류영수 교수= 도축장 문제는 우리 축산업이 짧은 시간동안 빠른 속도로 성장함으로써 튼실하지 못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개수 조정을 비롯해 국민건강 담보라는 상당한 역할을 인정해 적어도 망하지는 않고 유지될 수 있도록 법제도를 마련해줘야 한다. 또 질병관리를 위해서라도 도축물량은 지역별로 권역화시켜 통제해야 한다. 덴마크도 도축장 구조조정을 단행한 지 불과 2~3년 지났다. 우리도 늦지 않았다. ▲이향기 부회장= HACCP 적용을 계기로 국내 도축장 위생수준은 매우 향상됐다. 하지만, 개별 도축장끼리 운용수준 편차가 크게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오래전부터 많은 관심으로 도축장을 지켜봐왔는데, 소비자들은 결국 위생적이고 안전한 축산물 공급을 원하는 것뿐이다. 도축장 수가 너무 많고 물량이 적어 과당경쟁을 한다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국내산 축산물을 제공받기 위한 소비자들의 기대는 줄어들 것이다. ▲윤기호 과장= 많은 의견을 제출해 주신 덕분에 ‘제조업 등의 무역조정지원에 관한 법률’에 대한 개정작업이 이뤄지고 있고, 도축세 문제도 폐지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도축장들의 자립성을 높이기 위한 지원책이라면 맨발로 뛰어서라도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이끌어내고 해결방안을 찾겠다. 다만, 언 발에 오줌 누기 식 지원은 분명히 지양할 것이다. 관련업계가 자구책 모색에 어느 때보다 적극 나서주시기 바란다 ○일시: 2007년 5월 16일 오후3시 ○장소: 축산물등급판정소 대회의실(경기 군포 소재) ○좌장: 이문한 서울대 교수 ○주제발표: 권기정 한국산업개발연구원 본부장 ○지정토론 -남호경 전국한우협회 회장 -진길부 도드람양돈조합 조합장 -이정희 우진산업 대표 -한수현 축산기업조합중앙회 전무 -류영수 건국대 교수 -이향기 소비자연맹 부회장 -윤기호 농림부 축산물위생과장 ○사진: 김길호 정리: 도영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