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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축산, 건강을 품다> 우리 축산식품과 저탄고지 라이프

건강의 혁명 ‘저탄고지’식…대사성 만성질환 해결책 찾다

  • 등록 2017.10.20 11:31:35
[축산신문 기자]


90년대 막연한 인식에 지방식 기피…탄수화물 권장
“지방, 체내 축적 아닌 감소 도움” 반전의 결과 속출
미국 정부, 40여년 유지 지방 섭취 제한 정책 철회도


정 명 일 박사(건세바이오텍)


1960년대초, 만성질환 예방 위해 저지방 도그마 출현
1940년대 까지는, 전 세계적으로 식품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기였다. 그래서 그 당시 사람들에게는 많이 먹어서 생기는 건강 문제보다는 못 먹어서 생기는 각종 영양결핍증이 문제였다. 우리나라사람 중에도 현재의 50대 이상 세대는 어렸을 때, 입주변이 허는 구각염을 많이 경험했다. 입 크려고 그런다고 그 당시 어른들은 말했지만 그것은 바로 우유속에 풍부한 비타민 B2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 생기는 영양결핍현상이었다. 1940년대의 미국정부는, 그 당시 대다수 사람들에게 만연된 영양소 결핍증을 예방하기 위해 권장량을 설정해 일반인들을 가이드하는 영양정책을 폈다. 즉 권장량이란 하루에 최소한 요정도의 양은 먹어야 영양소 결핍증에 걸리지 않는다는 개념이다.  그러다 1945년 세계 제 2차대전이 끝나고 세계가 안정화되면서 서구는 식량생산도 늘고 생활여건이 풍요로워지기 시작했다. 그리해 못 먹어서 생기는 결핍증보다는, 비만, 심혈관질환, 제 2형 당뇨 같은 만성적인 건강문제가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런 문제에 대해 미국 정부는 새로운 영양정책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학계는 연구를 개진하기 시작했다. 그 연구의 중심에 서있던 사람 중의 한사람이 바로 저지방도그마의 아버지라 불리는 미국의 생리학자 엔셀키스 박사였다. 엔셀키스박사는, 지방 특히 포화지방, 콜레스테롤의 섭취가 비만, 심혈관질환 제2형당뇨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은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동물성 식품은 건강하지 않고,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식품들이 건강한 것으로 인식되는 계기가 됐다.
1960년대는 내분비학, 생리학, 영양학의 발전이 미미했던 시기로서, 인체내부에서 이루어지는 대사조절에 대해 깜깜했다.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 식습관을 결정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지 못했다. 지방 먹으면 그대로 체지방으로 쌓여 뚱뚱해질거라 믿었고, 유사한 논리로 콜레스테롤 많이 먹으면 혈관에 차곡차곡 쌓여 뇌졸중이나 심장질환이 발생할거라 믿었다.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은 건강을 위협하는 위험인자라는 가설은 의심의 여지없이 빠르게 확산됐다. 1961년 미국 심장협회는 확실히 검증되지 않은 엔셀키스박사의 저지방이론을 성급히 받아들여 심장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지방, 포화지방, 콜레스테롤의 섭취를 낮추고 대신 탄수화물 섭취를 증가시키도록 권장하기 시작했다.


무지에 기반한 국가 영양정책으로 건강재앙
1980년에는 드디어 국가차원에서도 저지방이론을 받아들여 만성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지방섭취를 총 칼로리섭취의 30% 이내로 제한하는 식사가이드를 설정했다, 식품 산업계에서도 정부의 저지방 영양정책에 발맞추어 다양한 저지방, 무지방 식품을 생산했다. 지방을 식품에서 빼면서 맛이 없어지자 자연스럽게 설탕과 액상과당의 첨가도 증가했다. 이러한 국가차원의 노력과 식품산업의 변화로 인해 미국 국민들의 실제 지방섭취비율은 전체 칼로리섭취의 40%대 수준에서 30% 대로 감소했고 반대로 탄수화물 섭취량은 증가했다. 그러나 기대했던것과는 달리 실제 비만 발생율은 감소하지 않았고 오히려 더 가파르게 증가했다 (그림 1). 제 2형당뇨 발생도 1980년대에 비해 2010년대 들어서 15배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초가 되면서부터, 이러한 역학현상에 대해 미국주류 역학영양의학자들 중심으로 문제의식을 느끼고 미국의 영양정책의 근간이 된 저지방도그마에 대해 재고하기 시작했다.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의 역학영양학자인 월터윌렛 박사 (Walter C Willett, M.D., Ph.D.)가 기고한 리뷰논문에는 지방도그마를 지지했던 과거 연구결과들에 대한 허점들이 잘 요약돼 있다. 역학자료를 통해서도 질병의 인과관계를 밝혀내지 못했고, 임상연구에서도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 몸무게가 줄어든건지 지방섭취를 줄여서인지 영양사의 관리때문인지가 명확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저지방도그마의 힘이 돼줬던 지난 60~70년대의 연구들을 종합해보면, 대부분의 연구들이 저비용으로 단기간에 진행된 토끼, 쥐 대상의 동물연구와, 단기적 일회성의 역학연구 및 단기 임상연구들이었다. 저지방도그마는 취약한 과학적 기반 위에 성급하게 쌓아 올린 허상 이었다고 볼 수 있다.


2000년 이후, 지방의 진실이 드러나다
21세기 들어서면서, 호르몬에 의한 유전자 발현조절, 대사조절 등에 대한 지식들이 쌓이면서 인체내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밝혀지기 시작했다. 역학연구도, 과거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10년~40년을 추적해 연대기적 변화를 보는 전향적 코호트 연구들이 진행됐고, 사람대상의 임상연구에서도 숫적으로나 연구디자인, 데이터처리 기법에서 획기적인 방법들이 동원됐다. 이러한 연구결과들에서는 한결같이, 지방섭취가 원인이 아니라, 설탕, 액상과당, 탄수화물의 과다섭취가 지금의 건강재앙인 비만 제2형당뇨, 심혈관 질환의 원인으로 보고하고 있다.  다양한 임상연구결과의 메타분석결과, 지방섭취를 제한한 저지방그룹보다, 지방섭취를 제한하지 않은 고지방그룹에서 체중감량효과와 심혈관지표들이 유의적으로 뛰어남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영양학 연구기법의 획기적 발달로 인해 드디어 우리는 취약한 과학과 단순직관에 기반한 저지방도그마라는 허상을 걷어내고 지방이 주는 건강효과의 진실을 보게됐다. 먹은 지방이 내 몸의 지방으로 쌓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 몸의 지방이 빠져나가고, 콜레스테롤을 먹어도 혈액 콜레스테롤이 올라가지 않고 오히려 감소함을 보았다. 그 이유는 우리 몸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데로 무방비상태로 수용하는 무생명체와 같은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고도의 대사 조절기능을 갖고 자신의 생명을 극대화하기위해 능동적으로 조절하는 시스템임이기 때문이다. 영양학에서도 천동설에서 지동설로의 인식전환에 버금가는 혁명이 일어났다고 볼 수 있다.  2017년 8월 미국 샌디애고에서 열린 대표적인 저탄수화물고지방식 심포지엄인 로우캅 (Low Carb) USA에서는 이 분야의 선구자들이 와서 그간의 임상경험과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였다.  4일간 열린 학회에서 저탄수화물 고지방식사와 암과의 관계를 발표한 한 강사는 말하기를 저탄수화물 고지방식사가 자리 잡으면 인류는 암으로부터 자유로워 질 것이라고 전망하기 까지 했다.  그간의 잘못된 식사로 만연된 대사성 만성질환의 해결점을 찾아 건강에 혁명이 이루어지는 전환기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과학계로부터 쏟아져 나오는 최근의 연구결과들로 인해, 2015년 미국정부는 지난 40여년간 유지되어온 콜레스테롤과 지방섭취제한 정책을 철회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포화지방 섭취는 여전히 제한하고 있다. 미국의 주류 의학계는 이에 대해 강력히 비난하면서, 포화지방 섭취제한은 결국 우유, 계란, 육류 섭취를 제한하게 되고 대신 건강하지 않은 탄수화물 섭취를 늘리게 됨으로서 비만과 대사성질환의 발생을 악화시킬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포화지방 심혈관질환에 위험하지 않다
지난 수십년동안 포화지방섭취는 심장질환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그 근거는 포화지방이 혈중 총 콜레스테롤 특히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저밀도 콜레스롤(LDL-콜레스테롤) 수준을 증가시켜서 심장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가설로부터 유래됐다. 더욱이, 지방은 칼로리 밀도가 높기 때문에 지방섭취는 비만을 일으키고 그에 따라 제 2형 당뇨와 기타 대사성문제로 이어질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최근에 발표되는 수십편의 연구들은 이 가설과 반대되는 결과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제는 혈중 총콜레스테롤이 전체사망율이나, 심혈관으로 인한 사망에 더이상 위협적인 존재가 아닌 것으로 정론화되고 있다.  그러나 2015년, 미국정부의 식사가이드 설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미국의 식사지침권고 위원회 (the Dietary Guidelines Advisory Committee (DGAC))는 그동안 발표된 연구 자료들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트랜스지방과 포화지방을 구별하지 않고 하나로 보는 우를 범함으로서,  2015년 미국정부의 식사가이드가 포화지방 섭취를 제한하도록 영향을 미쳤다. 트랜스지방은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은 식물성유를 산업적으로 포화지방산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며, 대표적으로 마가린, 쇼트닝에 다량 포함돼 있다.
심혈관질환 주 원인은 탄수화물
2015년 영국의학저널 (British Medical Journal (BMJ)에 최근 발표된 메타-분석 연구에서는 포화지방을 많이 먹어도 심장질환과는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포화지방과 뇌졸중, 제2형당뇨와 같은 다른 만성질환과도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 트랜스 지방 섭취는 심혈관질환의 발생율과 그로 인한 사망률을 확실히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위크지에서도, “마가린, 가공케익, 팝콘 속에 포함되어 있는 트랜스 지방은 관상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28%까지, 전체사망율은 34% 증가시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많은 전문가들은 이러한 트랜스지방과 우유나 육류에 존재하는 포화지방을 구분하지 않고 뭉뚱거려 포화지방효과로 그릇되게 인식하고 있다.
2017년 4월 영국의 스포츠의학저널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심장전문의가 저자로 참여한 논문에서는, 포화지방이 동맥을 막는 것이 아니라 플라크가 염증으로 곪아 터져 응혈될 때 혈액응고물에 의해 동맥이 수 분 내에 막혀 심장마비나 뇌졸중이 발생한다고 했다. 관상동맥질환의 원인은 포화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이 아니라 바로 염증이 문제라는 것이다.
포화지방섭취를 제한하면 결국은 고기 우유 대신 밥, 빵, 국수와 같은 탄수화물 섭취가 증가하게 된다. 포화지방대신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건강에 어떤 변화가 올까. 2014년 저널 Open Heart에 발표된 자료를 요약하면 아래 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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