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홍석주·이동일 기자]
조합원 수익 최고가치…공동으로 가격교섭력 극대
5년 새 주요 사업규모 20배·매출 매년 10% ‘껑충’
사양관리·개량·환경개선 3박자…맞춤 컨설팅 강점
생산·가공·판매 조합 역량 강화…안정적 환경제공
처음은 농가들이 모여 사료비를 조금이라도 아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됐다.
실제로 이렇게 규모가 크지 않은 몇몇 농가들이 모여 사료를 구매해 교섭력을 높이는 활동은 한우생산 현장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횡성한우협동조합은 2015년 4월 9일 바로 이렇게 시작됐다. 같은 9월에 배합사료 공동구매를 시작했고, 그해 12월 말 조합에서는 처음으로 한우고기를 출하했다.
한우농가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것이 바로 사료다. 좋은 사료를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사용하고 싶은 것이 농가의 욕심이다. 횡성한우조합은 이 같은 한우농가의 기본적 욕구에 집중했다.
배합사료와 TMR·TMF 사료를 팜스코, 강원사료 등과 공동구매 공급계약을 통해 실구매가격을 낮췄다. 이로 인해 자체적으로는 회원 농가에서는 두당 연간 사료비를 12% 이상 절감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조사료 수급 여건이 열악한 횡성지역의 한우농가들을 위해 고품질의 수입건초와 양질의 국내산 조사료를 확보해 공급하면서 농가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횡성한우조합은 2019년 기준 수입건초를 4천527톤 공급했다.
이외에도 농가에서 필요로 하는 미네랄 블록, 톱밥, 각종 첨가제, 기타 축산기자재 등을 구비해 물류센터를 활용한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췄다.
횡성한우협동조합의 조원섭 이사장은 “사업 규모와 종류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 커졌지만 조합원의 수익을 최고가치로 생각하는 기본 정신만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횡성한우협동조합의 성장세를 보면 놀라울 정도다.
한우 출하, 배합사료, 조사료, 기자재 등의 주요 사업이 금액 기준 2015년 대비 2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우출하의 경우 2015년 105두에서 2020년 1천918두로 증가했고, 배합사료 이용량은 같은 기간 1천662톤에서 16만537톤으로 늘어났다. 조사료도 '15년 1천42톤에서 4천768톤으로 늘어났고, 기자재 구매사업도 3천만원에서 3억5천만원으로 커졌다.
연도별 총매출액은 2015년 12억8천만원에서 2020년 275억7천만원으로 매년 최소 10% 이상의 급격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횡성한우협동조합에서 자랑하는 또 하나의 주요 사업은 농가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한우사양관리 컨설팅 및 교육이다.
이곳의 컨설팅 사업은 조합원의 한우 사육 생산성을 최대치로 향상하는 데 초점을 맞춰 각 농장의 여건에 따라 목장 맞춤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실제 성적 개선에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컨설팅은 사양관리, 한우개량, 환경개선 등 크게 3개 분야로 구분해 진행하면서 사양관리는 한우사양관리 및 사료 급여프로그램 컨설팅을 담당한다. 한우개량은 정액선정과 계획교배, 개체관리, 번식률, 분만율, 송아지 폐사율 관리다. 환경개선은 수질관리, 환기, 암모니아 가스측정, 열화상카메라 등을 활용한 농장의 환경 진단 및 개선을 컨설팅한다.
이외에도 한우사육에 있어 기본적으로 필요한 제각, 백신접종, 체중 측정, 우군 분리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초음파 진단을 통해 농가에 최적의 출하 시기를 결정하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조합에서는 2020년 총 306 농가 3천600여 두의 초음파를 측정했고, 315 농가 1천483두소의 제각을 지원했다. 또한, 총 759 농가 1만179두에 대해 거세 및 임신 감정 백신접종 등의 서비스를 지원했다.
주기적으로 출하 성적을 평가해 우수농가에 대한 시상을 통해 농가들의 생산 의지를 고취하고 있다.
농가들이 생산한 한우를 잘 판매하는 것도 조합의 역할. 횡성한우협동조합은 합리적인 출하 시세 및 수수료 책정을 통한 공급자와 수요자의 윈윈(win-win) 계약을 추구하고 있다. 다수의 유통업체와 공급계약을 맺고 있다.
2019년 8월에는 육가공센터를 준공하고 가공 직매장 및 선물 세트 사업을 병행하면서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횡성한우를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2018년 5월에는 횡성 관내 한우 전문식당 ‘우와담’이 횡성한우협동조합 공급인증점 1호점 간판을 달기도 했다. 2019년 2월부터는 ‘한우백화점’이 2호점으로 인증점으로 참여하고 있다.
조합은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인구감소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횡성지역의 문제해결을 돕기 위해 2018년부터 ‘횡성군 10만 인구 프로젝트’에 참여해 횡성군 관내 자녀를 출산한 산모에게 횡성한우고기와 고급미역을 축하 카드와 함께 보내주는 출산 장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횡성한우협동조합은 지역경제 활성화 및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강원도지사로부터 표창(2016)을 받았고, 경제부총리로부터 우수협동조합표창(2017)을 수여받기도 했다.
작은 농가들의 모임으로 시작한 횡성한우협동조합은 설립 5년 만인 2020년말 현재 조합원 수는 232명, 직원 22명이 근무하는 연 매출 276억 원 규모의 주목받는 사업체로 성장했다.
이 같은 성공비결에 대해 조합임직원들은 조합원인 농가의 경영안정과 권익 보호라는 초기 설립목적에 충실히 하고자 노력한 결과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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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횡성한우협동조합 조원섭 이사장
합리적 분배구조 통해 구성원 모두가 주인
단기간 고도성장 따른 미비점 정비
단합으로 다시 한번 힘찬 도약 채비
횡성한우협동조합 조원섭 이사장은 “조합이 비교적 단기간에 고도성장을 거듭해온 만큼 그동안 소홀했던 부분을 정비하고, 다시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할 때”라고 말문을 열었다.
최근 임기를 시작한 조 이사장은 보이는 성과보다는 조합설립의 기본 정신, 공정 배분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우리 조합의 설립목적은 농가공동체 형성을 통해 가격 교섭력을 높이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을 공정하게 나누자는 것이다. 설립 초기보다 사업의 규모가 커졌음은 물론이고, 형태 또한 다양해졌다. 이에 따라 다양한 전문직원들이 필요해졌고, 공정 배분에 대한 기준이 더욱 명확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임기 동안 우리 조합을 구성하는 조합원과 임직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으며, 이것이 장차 우리 조합이 발전적으로 성장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조합원과 직원들은 그 어느 조직보다 소속감과 주인의식이 강하다. 어려운 시기를 함께 힘을 모아 극복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도 물론 어려움이 없지 않겠지만 협동조합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면서 구성원 모두가 함께 어깨를 걸고 이겨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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