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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기자수첩>성실함으로 쌓아 올린 시간의 무게

  • 등록 2025.05.14 07:32:57

[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올해 2월 열렸던 ‘강원도특별자치도 한우암소검 정사업 결과 보고회’ 현장.

지난 1년의 한우개량 성과를 확인하고, 유공자를 표창하는 자리다. 이날 뜻밖에 반가운 이름을 만났 다. ‘람산농장 엄복섭 대표’.

강원도 영월에서 한우를 사육하는 농가이자, 이 날 ‘2024년 한우암소검정사업 우수농가상’ 수상자 였다. 한동안 잊고 지냈던 이름이 또렷하게 호명되었고, 시상대에 오른 그의 얼굴을 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조용한 표정과 담담한 태도는 그대로 였지만, 그의 이름 앞에는 이제 ‘강원도 최고 수준의  번식우 농장’이라는 수식어가 붙고 있었다.

“무조건 따라다니며 배운다.”

엄복섭 대표를 처음 만난 건 10년이 훨씬 전이다. 당시 한우협회 영월군지부장이던 이명수 지부장과 친분이 있던 나는 한 교육 현장에서 처음 엄 대표를 소개받았다. 기억에 남는 건 그의 담담한 한마디였다.

“지부장님 무조건 따라다니며 배우고 있어요.” 이미 한우 사육 경험이 있었지만, 그는 자신이 부 족하다며, 이 지부장을 따라 전국의 교육장을 다니며 종자 개량과 고급육 생산을 위한 사양 관리를 배운다고 말했다.

여러 차례 농가 행사장에서 그를 다시 마주쳤지만, 늘 조용하고 겸손한 인사만 주고받았을 뿐이다. 눈에 띄는 언행은 없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는 언제나 배움의 자세를 놓지 않았던 사람이다.

그랬던 그가, 어느새 강원도 최고 수준의 번식우 농장을 일군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그의 시간이 눈부시게 빛나는 순간이었다. 단순한 놀라움을 넘어, 나는 깊은 감동을 받았다. 엄 대표는 요란한 말이나 과시 없이, 실천과 성실 함만으로 자신만의 길을 걸어왔다. 그의 사례는 겉 으로 보이지 않는 농가의 내면적 성장과 꾸준함이 얼마나 큰 결실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나는 사실 람산농장과 엄복섭 대표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한다. 그가 어떤 시련을 겪었고, 어떤 노력 을 기울였는지도 구체적으로는 알지 못한다. 하지 만 분명한 것은, 내가 기억하는 그의 태도와 오늘의 성과가 전하는 메시지는 내 마음에 오래도록 남았다는 것이다.

그가 했던 한마디, “무조건 따라다니며 배우고 있다”는 말은 결코 빈말이 아니었다. 그것이 증명된 지금, 나는 벅찬 마음으로 그 말을 다시 되새긴다.

오랜 시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그에게, 이 제야 진심 어린 축하를 전한다. 이 글은 그를 위한 찬사이자, 지금 이 순간에도 배우고 실천하며 내일을 준비하는 수많은 농가들에게 보내는 격려이기도 하다. 마음 깊이에서 우러난 박수를, 엄복섭 대표에게. 그리고 아직 세상의 조명을 받지 못한 모든 ‘엄복섭’들에게 보낸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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