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경제연구소가 지난 10일 발표한 신경분리 연구용역 결과가 우리나라 농업현실에 대한 깊은 통찰과 농협중앙회 경제사업에 대한 충분한 진단조차 없이 성급하게 결론을 도출해 낸 것이라는 비난여론이 일고 있다. 특히 연구주체 기관인 농협경제연구소가 그동안 농협조직 내부의 의견수렴도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잇따르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가 신경분리를 위해 맥킨지컨설팅과 김&장 법률사무소,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연구한 결과인 ‘농협의 지속성장을 위한 경영전략’은 일명 ‘맥킨지보고서’로 불리며 농협 안팎에서 신용사업만을 위한 사업분리 방안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본지 2286호(3월13일자) 1면 2면 기사참조> 결과적으로 농협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문인 경제사업에 대한 비전제시가 미흡했다는 혹평까지 나오고 있다. 또한 경제사업 조직화에서 품목별 대책이 빠져 있다는 점은 정부의 정책방향에도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특히 농업경제부문의 품목담당 부서들을 그대로 중앙회에 남겨두는 반면 축산경제부문은 축산컨설팅부를 제외하고 모두 농업경제부문에 흡수 통합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어 축산경제사업 전문가의 자문을 통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농업경제부문의 직원 1인당 관리규모가 최대 3천400억원인데 비해 축산경제부문은 1인당 평균 4천600억원을 담당해 더욱 규모가 크다는 점도 간과됐다는 지적이다. 또 맥킨지보고서는 농업경제부문과 축산경제부문의 조직과 사업의 역할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군납사업 등을 들어 담당영역이 중복된다는 점을 과도하게 지적해 놓은 점도전문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결과라는 의견이다. 그러나 축산인들은 농업과 축산업은 생산방식과 유통체계가 전혀 다르다는 기본조차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고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농협 내부에서도 현재 여건 상 지주회사 체제로 신경분리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면 축산업의 특성과 산업의 비중을 감안해 농업경제지주와 축산경제지주 방식으로 분리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한편 맥킨지보고서 내용이 알려지면서 일선축협 조합장들은 농협경제연구소가 NH은행을 만들어 주식상장을 통해 신용사업을 농업인들에게서 빼앗아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훼손시키겠다는 것도 부족해 전문성까지 포기한 결과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선축협 조합장들은 물론 축산단체들까지 농협이 전문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