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한우산업은 극심한 침체기를 겪었다. 지난해 말 발생한 FMD로 3월까지 이동제한이 풀리지 않아 설 대목도 그냥 넘어갔다. 4월 이후부터는 출하물량 급증으로 인한 가격 하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등급판정결과 및 경락가격을 중심으로 상반기 한우산업을 진단해 봤다. 이동제한 풀리며 출하 일시몰려…소 값 곤두박질 부채질 -경락가 7년만에 1만2천원대 붕괴…고급육도 타격 -거세우 도축두수 급격히 증가…암·수소는 줄어 -생산비는 치솟아 농가 줄도산 위기…대책 시급 ◆도축수두 3만두 증가 올해 6월까지 한우 등급판정두수는 총 30만8천430두. 전년 동기 27만8천267두 보다 3만163두가 증가한 수치다. 1~3월까지는 FMD로 인한 이동제한으로 출하두수가 전년보다 적었지만 4월부터 6월까지는 매월 5만두 이상이 도축됐다. 전체 한우사육두수가 300만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우관련 기관 및 단체의 적극적 한우고기 소비촉진 활동이 도축두수 증가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전국의 유통업체와 한우자조금이 공동으로 진행한 한우할인행사와 농협의 불고기 페스티벌 등이 설을 넘긴 출하물량을 소진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아직도 출하대기 물량이 많이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하반기 도축물량 또한 지난해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거세우 출하 늘고 암소는 줄고 상반기 한우 성별 출하두수를 살펴보면 거세우가 급격히 증가한 것에 반해 수소와 암소는 출하가 오히려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거세우는 16만9천875두가 출하돼 작년보다 3만5천867두가 늘어났다. 반면 수소는 23131두에서 1만7천992두로, 암소는 12만1천128두에서 12만563두로 각각 5139두, 565두씩 줄었다. 암소의 출하두수가 줄어든 것이 현재 한우업계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되고 있다. 한우전문가들은 현 우리나라의 경제규모에서 250만두를 적정사육두수로 보고 있다. 현재 사육되고 있는 한우는 총 290만두로 추산되며, 초과물량을 감축하기 위해 정부와 생산자단체는 저능력 암소 자율도태라는 극약처방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상반기 도축두수 결과만 놓고 보면 현장에서는 전혀 이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 일선현장에선 농가들의 자발적인 희생만을 기대하기보다는 정부의 보다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평균가격 전년대비 23% 하락 상반기 평균가격은 1만2천912원/kg이다. 이 가격은 전년 동기 평균가격 1만6천885원 보다 3천973원/kg이 떨어진 것이다. 지육 400kg으로 기준할 때 두당 가격이 150만원 정도가 차이난다. 농가 입장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수준이다. 지금 현재도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으며, 하락세가 약해지더라도 다시 상승곡선을 타기 까지는 오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것이 더욱 농가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평균가격은 kg당 1만2천원/kg이지만 5월과 6월의 평균가격은 1만2천원이이 붕괴돼 1만1천원선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한우의 평균 경락가격이 kg당 1만1천원대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04년 5월 이후 딱 7년 만이다. ◆1등급도 별 수 없다 일반적으로 단기적인 가격 하락 시에는 보통 육질 1등급 이상의 가격은 하락폭이 낮았다. 때문에 고급육 출현율이 높은 농가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가격하락의 피해를 덜 받아왔다. 이번의 경우는 육질 1등급 이상도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올 1월 1B등급 이상의 평균경락가격은 1만6천883원/kg. 이후 하락을 거듭해 6월 평균가격은 1만3천559원/kg까지 내려갔다. 전체가격의 하락폭과 거의 차이가 없다. 1++등급의 경우도 하락폭이 약간 낮기는 했지만 연초 1만9천원/kg이던 평균가격이 6월에는 1만6천원/kg까지 내려갔다. 한우고기 소비부진과 재고물량에 대한 부담이 1등급 이상의 고급육 시세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생산비는 천정부지 소 값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고, 생산비는 사료 값, 유류비 등 전부 오름세다. 현장에서는 지금은 버틸 만하지만 장기불황에는 버틸 방법이 없고, 결국 농가들이 줄도산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 말하고 있다. 정부의 현실성 있는 농가지원책과 농협과 한우자조금의 다양한 소비활성화, 농가들의 적극적인 위기극복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