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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축산의 기본은 철학이다

■기고 / 양창범 부장<국립축산과학원>

  • 등록 2011.11.23 13:38:53

최근 유기농우유에 대하여 사회적 논쟁거리가 된 적이 있다. 우유업계에서는 유기농우유와 일반우유에 대한 영양성분을 척도로 축산물의 가치를 측정하는 자체가 ‘넌센스’라고 지적하고 있고, 학자에 따라 의견을 달리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논쟁의 이면에는 일반우유보다 비싼 가격 차이에 대한 소비자 불만도 자리 잡고 있었다고 보여 진다. 따라서 향후 유기농우유를 포함하여 유기축산물 생산을 활성화하고, 친환경적인 축산의 조기 정착을 위해서는 이와 관련된 과학적인 정보 제공과 소비자의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유기축산의 정의를 살펴보면 CODEX(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서는 “축산물의 생산과정에서 유전자 조작을 거치지 않은 가축에게 인위적 합성첨가물을 포함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사료를 급여하고 운동장이나, 휴식 공간, 방목 초지가 겸비된 환경과 자연적인 방법으로 분뇨처리와 환경이 제어된 조건하에서 사육하는 방식”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친환경농업육성법(시행규칙)에 세부적으로 준수해야 할 내용들이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근본 취지를 요약하면 “가축의 복지가 최대한 구현되는 사양 시스템”을 실현하는 것이며, 특히 “건강, 생태, 공정, 배려”라는 국제유기농운동연맹(IFOAM)에서 제시한 원칙이며 철학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유기축산물 생산과 소비가 정착되고 있는 EU 등 선진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하는 데는 이러한 기본철학의 공유와 동반자적 의식이 깊게 자리를 잡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즉 유기농축산물 생산은 단순히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수단이 아니라 사람과 자연 그리고 전지구(全地球)가 어울리는 새로운 삶의 방식(Life Style)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져 있는 것이다. 더불어 유기축산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등 친환경적으로 사료를 생산 급여하고, 동물복지를 고려한 가축 관리, 또한 자국(自國)의 국토를 지키고 환경을 더욱 잘 보전하고자하는 정성과 소망이 깃들어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소비자도 유기축산물이 일반 축산물에 비하여 다소 가격이 비싼 편이나 농업인들의 쏟은 많은 노력과 도시민들에게 제공하는 농업의 다원적 기능에 대한 이해와 고마움에 대한 보답(나누는 삶의 방식)으로 유기축산물을 구매하는 소비 철학도 함께 담겨져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지면적이 협소하여 유기사료 생산 여건이 불충분하고,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신뢰 문제 등 유기축산을 활성화하는 데는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가 함께 상생하는 유기축산물 생산을 위해서는 경종(유기농업)과 유기축산을 잘 연계시켜 사료생산과 수급, 분뇨의 처리, 부산물의 이용확대, 유기농산물과 축산물의 공동판매 등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융합되고 이와 관련된 시스템구축과 제도 개선 등이 보완될 필요성은 없는지 검토,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조기 정착되고 소비자들이 배려와 이해도가 신장되어 일정 수준의 자급률을 확보하게 되어야, 안정된 성장산업으로 더욱 발전시켜나갈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일반축산물도 현재 보다 더 친환경적으로 고급축산물을 생산하여 국민들로부터 사랑과 갈채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축산인 모두가 노력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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