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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조합 계통출하 농가 웃고…반짝이용 농가엔 그림의 떡

■ 설 대목 앞두고 출하예약제 ‘명암’

[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설 대목을 앞두고 출하예약제 때문에 제 때 소를 출하하지 못하고 있다는 원성이 일부지역 농가 사이에서 계속 나오고 있다. 연중 가장 큰 성수기에 맞춰 출하를 조절해온 농가들이 소를 낼 때가 되자 예약 배정물량 확보 여부에 따라 지역별로 또는 농가별로 희비가 엇갈리면서 출하예약제에 대한 평가도 극과 극을 보이고 있다.

 

농협 음성 공판장 전산시스템 개발동시 정착
차상대기 사라지며 감량 등 경제적 손실 해소  
명절땐 예약 폭주…작업 배로 늘려도 감당 못해
출하예약제 편의 원하면 평소 조합 전이용해야

 

현재 소 출하예약제를 실시하고 있는 도축장은 농협계통 공판장들이다. 농협중앙회와 일선축협이 운영하고 있는 8개 공판장 중에서 6개 공판장이 출하예약제를 시행 중이다. 농협중앙회 음성공판장이 2010년 8월1일 처음으로 소 출하예약제를 도입한 후 부천공판장, 고령공판장, 나주공판장에 이어 부경양돈조합의 김해공판장과 도드람양돈조합의 안성공판장까지 지난해 추석 전에 출하예약제에 동참했다.
소 출하예약제는 공판장은 물론 농가에게도 많은 실익이 있다는 의견에도 불구하고 과거 몇 차례 시도에도 번번이 실패했던 제도였다. 그러나 농협축산경제가 서울공판장(가락동)을 음성으로 이전하면서 전산시스템을 개발해 전격 시행하면서 정착단계에 들어섰다. 시행초기 출하농가는 물론 일부축협에서도 불편함을 제기했지만, 성수기 홍수출하로 물량이 몰릴 때 소를 더 받아달라는 불만 이상은 아니었다. 조금 불편해도 한우산업과 농가를 위해선 절대적으로 필요한 제도라는 의견이 지금도 주류를 이루고 있다.
출하예약제의 장점은 여러 가지가 꼽힌다. 그 중에서도 특히 농가실익은 적지 않다. 매년 설과 추석 성수기 때 보통 4~5일에서 일주일 이상 만성화된 차상대기로 인한 출하비용 부담증가, 장시간 계류 때문에 발생하던 감량과 품질저하, 근출혈, 폐사축 발생 등이 출하예약제 시행으로 한 번에 해소됐다. 운송기사들에게 주던 출하비용이 줄고, 품질저하 및 감량 방지로 인한 수취가격 제고는 말 그대로 농가소득향상 효과로 이어졌다는 것이 대부분의 평가다.
공판장에서도 차상계류로 인한 소음과 분변, 냄새로 계속 제기된 인근주민들의 민원이 끊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설이나 추석이 다가오면 출하예약제 때문에 소를 키우는 농가들은 몸살을 앓는다. 꼭 소를 내고 싶은 공판장에서 쉽사리 받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명절 때는 공판장에 출하해야 보다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농가들의 오래된 인식이다. 정산시스템이 농가들 입맛에 꼭 맞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공판장 여건은 녹록치 않다. 도축능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음성을 비롯한 많은 공판장들이 도축능력에 두 배 또는 그 이상 소를 작업하고 있다. 왜 조합원 소를 원할 때 안 받아 주냐는 농가들의 원성에 음성공판장은 올해 도축라인 증설 계획까지 세운 상태다. 그렇다고 모든 공판장이 일 년에 두 번 돌아오는 대목 때문에 시설을 무조건 늘리기도 쉽지 않다. 평소에는 현재의 도축시설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농협축산경제 관계자들은 농가들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대목 때만 공판장 문을 두드리는 관행은 지양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평소에도 축협 사업을 이용하고, 공판장에 계통 출하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한다.
어쨌든 올 설 대목에도 원하는 모든 소가 공판장에서 작업되긴 쉽지 않다. 당장 한우암소 도태 약정물량 10만9천두 중에서 지난 15일까지 도축된 암소는 6만4천두에 불과하다. 약정된 암소는 2월 말까지 도축돼야 30~50만원의 장려금을 받을 수 있다. 계산상으론 암소도태물량만 해도 4만5천두가 불과 한 달 반 만에 시장에 쏟아져 나올 판이다. 농협중앙회 축산경영부는 약정농가 중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2월 말까지 도축을 하지 않을 수 있는 물량으로 1만 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적어도 3만 두 이상의 암소가 출하된다는 얘기다. 이 중 상당수가 설 대목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도 충분히 예상된다. 사료 값이 속속 오르는 상황은 암소뿐 아니라 거세우까지 홍수출하를 예고하고 있다.
만만치 않은 사육여건과 출하상황. 소를 키우는 농가들에겐 명절의 기쁨보다 참담한 심정이 앞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래도 소 출하예약제가 장기적으로 분명히 농가들에게, 대한민국 한우산업 전체에 이익이 된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다. 공판장과 축협, 그리고 농가까지 머리를 맞대고 소통하면서 모두에게 가슴 뿌듯한 명절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시기라는 것이 축산지도자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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