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지원·농업경제·신용부서 늘리고
축산경제부문은 12년 동안 계속 줄여
인력충원 등한시…사업동력 상실 위기
농협중앙회의 지속적인 축산홀대가 축산경제사업 활성화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여론이 축산업계에서 비등하다.
특히 축산업이 농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농협중앙회 내의 축산조직은 신용사업부문은 물론 농업경제에 비해 계속 축소되거나 정체돼 왔다는 점에서 축산인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은 계속 커지고 있고, 이에 대한 비난 여론도 계속 고개를 들고 있다.
일선축협 조합장들도 하루빨리 산업비중에 맞는 축산조직체계를 갖추는 것이 농협중앙회가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해결해야 하는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축산업 생산액은 2010년 기준으로 농업 총 생산액(41조6천770억원) 중에서 41.9%(17조4천710억원)에 달했다. 2011년에는 한육우 가격하락과 FMD에 따른 돼지고기 생산량 감소로 36.2%(14조9천910억원)에 그쳤지만 여전히 돼지, 한육우, 닭, 우유, 계란, 오리가 상위 10개 품목 중 쌀을 제외한 2위부터 7위까지 부동의 위치를 지켰다. 총 생산액 중 쌀의 비중이 2010년 16.3%, 2011년 19.4%인 점에 비춰보면 같은 기간 41.9%, 36.2%의 비중을 보인 축산물은 이미 식탁의 주인공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농협중앙회도 이제는 축산업을 식량개념으로 인식하고, 그에 맞는 조직체계를 갖춰 사업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축산현장의 목소리다.
사실 농협중앙회는 농·축협중앙회를 합쳐 새로운 통합농협으로 출범한 2000년 7월1일 이후 지속적으로 축산조직의 힘을 빼는데 주력해왔다. 농협 전체 조직의 슬림화를 명분으로 축산경제부문의 부서는 계속 축소돼 왔다는 것이 일선축협 조합장들의 시각이다.
같은 기간 교육지원부문이나 신용사업, 심지어 농업경제부문까지 조직이 늘어났다는 점에 비춰보면 이런 의견이 충분한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2000년 7월과 2013년 2월의 농협중앙회 조직을 비교해보면 축산홀대는 여실히 드러난다. 교육지원조직의 경우 2000년 7월 10개 부서에서 현재 12부2국1기금으로 조직이 확대됐다. 농업경제조직도 10개 부서에서 10부1분사로 늘었다. 신용사업조직은 2000년 7월 13개 부서에서 현재 엄청나게 확대됐다. 상호금융 6개 부서를 비롯해 금융지주 6개 부서, 농협은행 33개 부서(감사부, 준법지원부 제외)는 물론 농협생명이나 농협손해보험 등 계열사로 분리된 부서까지 포함하면 네 배 이상 조직이 커졌다.
같은 기간 농협축산경제 조직은 축산기획부 축산유통부 축산개발부 한우낙농부 중소가축부 사료분사 육가공분사 유가공분사 계육가공분사 등 9개 부서에서 축산경제기획부 축산경영부 축산컨설팅부 축산유통부 안심축산분사 등 5개 부서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과거 정부의 협동조합 개혁 2단계 계획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주식회사로 전환된 농협사료와 농협목우촌을 포함해도 조직이 줄어든 것은 분명하다. 농협중앙회의 모든 조직이 늘어난 반면 유독 축산조직만 줄어든 셈이다.
축산경제조직은 농업경제와 단순비교해도 2000년 7월 9부 대 10부로 비슷한 수준에서 현재 4부1분사 대 10부1분사로 절반 이하 수준으로 축소됐다.
축산업 생산액이 전체 농업 중에서 40%를 넘나들 정도로 늘어난 것에 비춰보면 터무니없을 정도로 조직운용이 되고 있다고 봐도 될 정도다.
특히 조직홀대가 이어지면서 농협축산경제는 신규인력 배정에서도 남모를 불이익을 계속 당해왔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때문에 농협축산경제는 이제 젊은 인력을 찾아보기 힘든 조직이 됐다. 앞으로 경제사업 활성화를 주도해 나갈 전문 인력의 부재가 우려될 정도의 상황이다.
이 같은 결과는 농협중앙회 전체조직의 틀을 사실상 결정하는 교육지원부문(현재 전무이사 체제, 과거 회장 직속)에서 해마다 들고 나온 중앙회 조직슬림화 등이 실제로는 축산조직만을 타깃으로 한 것이라는 의구심을 낳기에 충분하다.
농협중앙회가 지난 12년여 동안 축산조직의 힘을 빼는데 주력해 왔다는 지적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는 결과다.
일선축협 조합장들과 양축현장에서 종사하는 축산인들은 농협중앙회가 이제라도 축산의 중요성을 자각하고 축산조직 확대에 팔을 걷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적어도 산업비중에 맞는 축산조직 틀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야 자본을 앞세운 민간기업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충분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축산조직을 갖춘 농협이 축산농가 편에 서서 경제사업 활성화를 추진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