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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꾸준함의 일상…‘땀의 진실’은 통했다

>>29주년 창간특집 기획

[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기본, 실천이 정답이다 / 낙농

 

■ 농장탐방 / 경남 산청 참골목장

 

평범함이라는 것은 때론 어렵다. 낙농인의 한 사람으로 끝이 없는 일상의 반복을 견뎌내야 하고, 그 안에서 나름의 역량을 펼쳐 남과 다른 무언가를 이뤄내야 한다는 부담감은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낙농인임을 기쁘게 생각하고, 그 안에서 기쁨을 찾아가는 것이 지금 이 나라 대다수의 낙농가이다. 자신을 그런 보통 낙농가라고 말하는 경남 산청 참골목장의 박우철 대표를 만나봤다.

 

  

특정개체 능력보다 균일화 초점
자연스레 기둥역할 소 많아져
데이터 기반 개체별 특성파악 보완
정기적 혈액검사 실시로 질병 대응
“쾌적한 환경이 사양관리 핵심”

 

#한우로 시작해 낙농인으로 15년째
참골목장의 나이는 한우 7살에 낙농 15살을 더해 22살이다. 한우로 축산을 시작해 1999년 6월 부산우유로 납유를 하면서 낙농인으로서의 삶이 시작됐다.
쿼터를 배정받을 당시 처음 받은 생산쿼터는 660정도였다. 현재 납유량 2톤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기본을 충실히 지켜온 박우철 대표의 땀과 노력이 빚어낸 것이다.
박 대표는 한우에서 낙농으로 전업한 배경에 대해 “한우 사육할 때부터 개량과 고급육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한우시장은 당시 고급육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해 노력만큼 인정을 받지 못하는 점이 안타까웠다. 그러던 중 지인으로부터‘낙농을 하면 노력하는 만큼 보상받을 수 있다’는 충고를 듣고 전업을 결심했다”며 “그 말을 믿고 힘들지만 꾸준히 노력했고, 그 결과 지금의 위치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아내의 도움이 없었으면 어려웠을 거라고 말했다.
“솔직히 말해 나는 할 만했는데 아내가 고생을 많이 했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목장들이 그렇듯이 여자가 고생한다. 집 살림에 목장일도 해야 하는 여자들이 굉장히 힘들다”고 말했다.


#특별함은 없지만 꾸준함은 있다
참골목장의 비결은 꾸준함이다.
개량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박 대표이기에 개량의 목표도 뚜렷하다.
어느 하나 특출한 것을 만들어 내기 보다는 목장의 모든 소를 균일하게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지만 아직은 멀었다고 말한다.
소는 절대 구입하지 않고 모두 목장에서 만들어 낸다. 개체별 특성을 파악해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는 정액을 직접 선정하고, 때로는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아 목표를 향해 한발씩 나아간다.
목장 초기의 기록들을 살펴보면 각 소에 대해 달순이, 급숙이, 왕눈이 등 이름을 붙여 세심하게 관리한 흔적이 있다. 그 만큼 애정을 쏟고, 많은 시간을 소와 함께 한다는 뜻이다. 그 때문인지 목장에는 나이가 많음에도 많은 유량을 생산하며 목장의 기둥 소 역할을 하는 소들이 꽤 많다.
지난해 도태된 달순이는 17살까지 살았고, 지금 목장에서 가장 많은 유량을 생산하는 132번의 나이도 무려 10살이다.
사양관리 역시 특별한 노하우보다는 기본에 충실하다. 오랜 기간 천하제일사료와 함께 하면서 사양관리, 배합비 그 외 목장 운영과 관련된 전반적인 내용 등에 대해 의논하며 한집 식구처럼 지내고 있다. 천하제일사료에서는 정기적으로 참골목장 소들의 혈액을 받아 검사를 실시, 소들의 건강상태를 검진한다. 이 검사결과를 바탕으로 소를 관리하기 때문에 좀 더 세심한 관리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육성우 사양관리에는 각별한 신경을 쓰는 편이다. 초유급유는 물론이고, 프로그램을 철저히 준수하고, 분유먹이는 기간, 우유를 먹일 때 설사 예방을 위해 온도, 비율 등을 철저하게 지킨다.
“육성우 시기에 잘 관리해야 나중에 좋은 소가 된다. 육성우들에게는 2~3가지의 조사료를 먹기 좋은 크기로 섞어 무제한 급여한다”고 말했다.
착유작업에 있어서도 특별히 다른 점은 없다. 착유실에 고무바닥을 깔아 소들이 넘어지지 않도록 하고, 냉온풍기를 설치해 쾌적한 온도에서 소들이 편안함을 느끼도록 배려하고 있을 뿐이다. 굳이 하나 꼽자면 착유만큼은 남의 손을 빌리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의무적으로 한달에 한번 헬퍼를 쓰지만 헬퍼가 오더라도 특별한 일이 아니면 착유만큼은 박대표가 직접하고 있다.

 


#내일로 이어지는 참골목장
목장에는 지난해부터 아들이 들어와 있다. 목장을 이어받기 위해서다.
박 대표는 “지금은 기반이 잡혔다. 시설도 어느 정도 보완했고, 아들도 들어왔다. 그렇다고 할 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시설보완도 더 해야 하고 아들에게 제대로 물려주기 위해서는 개량도 더 돼야 한다”고 말했다. 만족은 없다.
개량에 대한 남다른 철학도 있다.
“개량은 원래보다 더 좋게 만드는 것이다. 이 세상에 뭔가 기여를 했다는 생각이 보람있어 좋다. 낙농 등 농축산업에 비해 다른 분야는 선진화가 빠르다. 내가 할 일도 많고, 정부에서 해야 할 일이 많은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아들이 목장을 이어받고서도 개량에 대한 중요성을 잊지 말고, 그런 부분에 대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때문에 비슷한 후계 낙농인들을 만나며 교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마음을 알아챈 것인지 처음과 달리 아들 상익씨도 조금씩 목장 운영에 재미를 붙여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아쉬운 점도 토로한다.
“홀스타인 품평회는 낙농인들의 축제다. 지역 낙농가와 관계자들이 교류할 수 있고, 우리 낙농산업을 일반인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 경남지역에는 품평회가 없다. 이런 자리를 마련해 지역 후계 낙농인들이 이곳에서 건강하게 교류하며, 함께 우리 낙농을 이끌어 나가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빠름을 추구하고 보다는, 특별함을 따르기 보다는 성실함과 꾸준함으로 땀의 진실을 믿는 참골목장 박우철 대표는 우리나라 낙농인의 참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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