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지 헌편집국장 지난 2월말로 학회 정기총회가 끝났다. 동시에 축산단체들의 정기총회도 끝났다. 그런데 학회 총회와 축산단체 총회를 비교하다 보면 학회 총회 참석 인원 수가 유난히 적다는 것이 눈에 띈다. 데스크에서 사진과 함께 학회 총회 기사를 처리하다 보면 너무 적은 인원 때문에 사진을 처리하기가 난감하기조차 하다. 심지어 어떤 경우 앵글에 잡힌 총회장은 현수막만 덩그러니 걸린채 사람 수는 불과 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여서 오히려 사진을 왜 이렇게 찍었느냐며 기자를 나무라기도 한다. 그때마다 기자는 ‘학회 참여한 사람이 적은데 날더러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며 볼멘소리를 할 때는 데스크도 할 말이 없다. 또한 학술행사에서 주제 발표나 토론자의 입장에서 청중들이 적으면 그만큼 주제 발표나 토론이 힘이 빠지는 것이 사실이다. 한마디로 신이 나질 않는다. 학회 행사에 참석하는 인원수가 왜 이렇게 적을까. 더욱이 학회마다 학술토론회나 심포지엄을 병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회 행사에 참여하는 인원수가 많지 않은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물론 학회 행사의 참여도가 낮은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학회라는 것이 구속력이 크게 없는데다 학회의 조직력 또한 축산단체들과는 비교가 안 된다. 그렇게 보면 학회 행사의 참여도가 낮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으로조차 인식될 수도 있다. 실제 학회 집행부에서는 학회란 것이 늘 그런 것이라며 스스로 위안을 삼기도 한다. 과연 학회 행사가 늘 그렇게 썰렁해도 괜찮은가, 정말 학회 행사란 늘 그러려니 해도 괜찮은가. 멀리 볼 것 없이 우리 축산분야만 보더라도 학회의 존재 이유는 분명하다. 우리 축산업이 90년대 들어 개방의 소용돌이 속에서 스스로 자생력을 키워 오기는 했지만 아직도 해결해야할 현안들이 너무나 많다. 단기적으로 수급의 문제에서부터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차원에서 국민들에게 단백질 식량을 어떻게 안전하고, 안정되게 공급할 것이냐는 문제를 놓고 볼 때 축산 현장에서 해결할 수 없는 현안들이 정말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학회의 존재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학회가 이렇게 썰렁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가. 학회의 직무유기인가. 산업계의 학자에 대한 홀대의 결과인가. 학자들도, 산업계도 썰렁한 학회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볼 일이다. 과연 학회가 이렇게 썰렁할 정도로 학자들이 남의 일 보듯하고, 산업계가 무관심해서 될 일인가. 우리 축산의 미래를 위해 지식인의 입장에서 지도자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산학협동이란 말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지역적으로, 또는 사안별로 산학협동이 이뤄진다고 해서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학회의 학술행사에서 학자와 산업계 현장 축산인들이 이론과 현실을 놓고 열띤 토론이 이뤄질 때 산학협동은 비로소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 학자들은 산업계가 이론을 모른다하고, 현장에서는 학자가 현장을 모른다고 서로 남탓만 한다면 우리 축산의 미래는 뻔하다. 썰렁한 학회, 이대로는 안 된다. 정히 안 되면 학회와 축산 단체가 서로 연계해서 오전에는 각자 총회를 하고, 오후에는 심포지엄을 하는 방안도 검토해 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