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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봉

수입 아까시 벌꿀, 국산 둔갑 ‘꼼짝마'

맛·육안 판별 어려워 원산지 위반 사례 속출
양봉농협, 베트남·중국산 자체분석 연구 결과
국산엔 없는 고삼식물 성분 마트린 검출 확인
올해 수매된 천연벌꿀 전량 성분 검사 실시

[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최근들어 부쩍 베트남산 벌꿀 수입이 크게 늘어나면서 국산으로 둔갑 판매하는 원산지 위반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국산과 외국산 벌꿀을 구별해내는 방법을 찾아내 주목받고 있다.

한국양봉농협(조합장 김용래)과 한국양봉협회(회장 윤화현)는 긴밀한 협의를 통해 중국과 베트남에서 수입된 아까시벌꿀과 국산 아까시벌꿀을 성분 분석을 통해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수입된 아까시벌꿀에서만 검출되는 마트린(matrine)과 옥시마트린(oxymatrine) 성분 때문이다.

 

최근 한국양봉농협이 국내에서 유통되는 베트남산과 중국 현지에서 생산된 아까시벌꿀을 분석한 결과, 두 국가에서 수입된 아까시벌꿀에는 고삼 식물의 유효성분 중 하나인 마트린 성분이 검출되는 것으로 자체분석을 통해 확인했다. 양봉농협에 따르면 베트남산 천연꿀의 분석 결과, 최소 17.25~최대 27.64 PPb의 마트린 성분이 검출됐으며, 중국산 천연꿀의 경우 최소 21.58~ 최대 68.25 PPb 정도의 마트린 성분이 검출됐다.

 

고삼 식물은 쌍떡잎식물 장미목 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양지바른 산과 들, 특히 강가의 둑길 주변에서 흔히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서 높이 80~150cm이다. 한방에서는 뿌리를 말린 것을 고삼이라 하는데, 맛이 쓰고 인삼의 효능이 있어 소화불량·신경통·간염·황달·치질 등에 처방한다. 민간에서는 줄기나 잎을 달여서 천연살충제로 활용되고 있다.

 

꿀벌이 자연의 꽃에서 물고 오는 천연꽃꿀은 꿀샘식물(밀원수)의 종류와 특성에 따라 맛과 향이 제각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손쉽게 다가갈 수 있는 천연꿀은 단연 아까시벌꿀이다. 아까시벌꿀은 색이 맑고 투명하며 아까시나무꽃 특유의 향긋한 꽃향기와 달콤한 맛에 매료되곤 한다. 그래서 그런지 국내 천연꿀 생산량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벌꿀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대중적인 인기가 높아 꾸준히 즐겨 찾는 식품이다.

 

그러나 산업화에 따른 난개발과 무분별한 산림 훼손으로 아까시나무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여기에 한·베 FTA 체결에 따른 수입 개방화로 국내 천연꿀 시장이 큰 위협에 직면해 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와 인접한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산 벌꿀이 관세 철폐를 기점으로 국내 시장 장악의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수입 통계에 의하면 지난 5월 현재, 베트남에서 국내로 수입된 천연꿀은 83.8톤으로, 지난 2022년 한해 55.8톤에 비해 수입량이 크게 늘었다. 또한 같은 기간 중국산 벌꿀은 2022년 한 해 동안 175.6톤에 달하던 수입 물량이 올해는 2.5톤으로 큰 폭으로 줄어들어 대조를 이뤘다. 이에 양봉업계는 중국산 벌꿀이 베트남을 거쳐 낮은 관세율로 국내로 유입되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처럼 관세 철폐에 따른 저렴한 가격도 문제지만 더욱 큰 문제는 외국산 벌꿀과 국산 벌꿀과의 맛과 육안으로 판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가령 유통업자가 외국산 벌꿀을 국산으로 원산지를 둔갑해 판매한다 해도 맛과 향에 있어서 구별하기 쉽지 않아 원산지 표시 위반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혹여나 이러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면 국내 양봉 농가들은 그야말로 풍비박산이다.

 

이에 한국양봉농협과 한국양봉협회가 중국과 베트남에서 수입된 아까시벌꿀과 국산 아까시벌꿀을 성분 분석을 통해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것. 수입된 아까시벌꿀에서만 검출되는 마트린과 옥시마트린 성분이 바로 그것이다.

 

양봉농협 한 관계자는 “고삼 식물의 꽃 개화 시기는 6~8월에 연한 노란색 꽃이 핀다. 우리나라의 아까시나무꽃 개화 시기가 중국과 베트남보다 이른 5월에 꽃이 피고 진다”며 “이런 이유로 국산 아까시벌꿀에는 마트린 성분이 전혀 검출되지 않는다. 꿀에 포함된 마트린 성분 검출 여부를 통해 외국산 꿀인지, 국산 꿀인지 구별할 수 있게 되었다고”고 강조했다.

앞서 한국양봉농협은 국내 벌꿀 시장 안정화와 유통 질서 확립을 위해 올해 수매된 천연벌꿀에 대해 전량 마트린 성분 검출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전문가는 “고삼의 알칼로이드 성분은 주성분이 마트린이며, 이외도 옥시마트린, 아나기린, 메틸시티신, 소포카르핀 등도 들어있다”며 “주로 한국·일본·중국·시베리아 등지에 분포하여 자생하며 한방에서 뿌리를 꽃과 함께 진통, 살충, 학질, 이뇨, 건위, 피부병, 설사, 해열, 구충제, 신경통 등에 약재로 쓰며 농약의 원료로도 쓰인다”고 소개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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