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장 냄새를 줄이기 위해서는 개방식돈사보다 무창돈사를 통해 해결해야합니다” “양돈장 냄새 문제는 냄새 발생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그 방법이란 시설과 환기를 통해서 접근하는 방법입니다” “아예 사료를 통해 냄새를 줄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돼지 키우는 곳에서 돼지 냄새가 좀 나는 것은 당연합니다. 냄새를 줄이는 노력도 해야겠지만 국민들에게 그것을 이해시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요즘 양돈을 하다보면, 양돈을 하는 것인지, 분뇨를 처리하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주객이 전도된 느낌입니다” 이는 지난 9일 저녁 충남 아산 소재 도고글로리아콘도에서 있었던 양돈지도자 대회의 한 분임 토의(제2주제: 양돈장 냄새저감 대책)장 모습이다. ‘주경야독(晝耕夜讀)’이란 말이 있다. ‘낮에 열심히 일하고 밤에는 열심히 책을 읽는다’의 뜻의 이 말이 갑자기 생각난 것은 이날 분임 토의장의 모습이 바로 그러했기 때문이다. 흔히 이런 행사는 낮에 중요 일정을 소화하고 난 후 밤에는 저녁 식사와 함께 술판을 벌이기 일쑤다. 또 저녁 식사후 분임토의를 한다고 하더라도 형식적으로 대충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기자도 처음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분임 토의장 모습을 지켜볼 양으로 네 개의 분임 토의장 중 한 곳을 골라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했다. 그런데 분임 토의에 참석한 사람이 스무 명이 안될 정도로 사람이 적은 것이 흠이긴 했지만 분임 토의에 임하는 진지함은 다른 어떤 심포지엄 못지 않았다. 다시 한 번 당시 분임 토의장으로 가보자. 유용희 축산연구소연구관의 양돈장 냄새 저감 대책 발표 도중 시간이 쫓기는 듯하자 참석한 양돈 지도자들은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계속하라고 주문하기도 했으며, 주제 발표가 끝나자 토론자들은 냄새를 줄이기 위해서는 “돈사내에 먼지와 냄새를 20분이상 머물게 해서는 안된다(류재일 양돈컨설턴트)”며 시설과 환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가 하면, “농장 주변을 깨끗하게 하는 것 등 기본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김두환 진주산업대교수)”고 말하기도 했다. 또 “현재 악취 방지법에서 설정된 악취 기준이 잘못 설정돼 있다(정종극 양돈협회감사)”며 악취 기준 설정을 다시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어 청중토론에서 기자도 무창돈사 주장(유용희 연구관)과 시설과 환기를 중시하는 주장(유재일)은 상반된 주장임을 지적하면서 냄새 문제는 양돈장 입지와도 깊은 관계가 있는 만큼 축사부지를 농지로 인정하는 농지법 개정의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분임 토의가 거의 끝나자 이날 분임토의를 주재한 황금영 순천축협장은 “분임 토의가 끝날 동안 한 명도 자리를 뜨지 않고 진지하게 토의에 임해줘서 감사하다”며 분임 토의를 마무리했다. 기자는 이 분임토의 후 그때까지 끝나지 않은 또다른 분임토의(제1주제 분뇨자원화)장에도 들렀다. 거기서도 그 진지한 모습은 마찬가지였다. 최영열 양돈협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인 양돈인지도자대회는 양돈인들이 뭔가 얻어 갈 수 있는 유익한 대회가 되도록 하는데 나름대로 노력했다”며 다음 대회에서는 더욱 유익한 대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양돈 지도자의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가. 더위가 좀더 일찍 찾아온 듯한 6월의 여름 밤 불을 밝히고 양돈 현안을 어떻게 풀어 갈 것인가 하는 문제를 놓고 고민하는 모습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면 과장된 표현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