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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유통거품 보다 ‘로스부위 편중’소비문화에 기인

■한우고기, 산지가 하락에도 소비자가 요지부동 ‘왜’

[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한우 산지가격 하락으로 인한 농가들의 피해가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 가격은 요지부동으로 소비회복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결국 산지가격이 더욱 하락하더라도 소비자는 비싼 값에 고기를 구입할 수 밖에 없다고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지 짚어봤다.

전문가들 “축산물 특수성 감안, 마진률 큰 것 아니다”
구이용, 전체부위 30% 불구 소비 비중은 50% 이상
적정가 설정 필요성 제기…농가에 피해 전가 우려도
소비 확대로 위기 돌파…범 업계 ‘상생의 협력’ 강조

◆높은 마진의 복잡한 유통구조?
한우가격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이 바로 유통마진에 대한 지적이다. 하지만 이는 축산물 유통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함에서 나온 오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축산물 유통은 농가에서 수집상, 도축장, 가공장, 도매, 소매로 이어지는 것이 보통의 구조다.
총 5단계의 유통구조 가운데 실제 건너뛰어도 될 곳은 수집상 하나정도다.
살아있는 동물을 위생적으로 안전하게 상품화하기 위해서는 도축과 1차 가공, 2차 가공 등의 작업이 필수다. 살아있는 소를 소비자가 쉽게 조리해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 내는 작업에 대한 가치가 포함되기 때문에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입장에서는 유통마진이 크다고 오해할 수 있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에서 실시한 ‘한우생산단계별 원가 및 유통, 소비 및 소비처 동향 조사연구(2010.6 강원대학교)’에 따르면 한 육가공업체의 경우 752만6천원에 구입한 지육을 가공해 판매하면서 833만4천원에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공비 15만원과 운반비 5만원을 빼면 실제 마진은 60만원 정도로 구매가격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현장에서는 이는 단순한 수치상의 마진이고 실제로는 이보다 작은 7%정도의 마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가공업체 관계자는 “한 마리 해체해 전부 정상적으로 판매가 된다면 10%정도의 마진이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로 판매가 부진한 부위가 발생하고 이에 대한 처리비용, 리스크 비용 등을 감안하면 7% 마진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도축장의 경우도 도축수수료 12~14만원 정도로 운영되고 있다.
사정을 들여다보면 결코 터무니없이 많다고만 할 수는 없다.
◆판매장의 마진이 높다?
그렇다면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는 소매점이 폭리를 취하는 것일까?
이들의 사정도 만만치 않다.
한우를 사육하면서 식당이나 판매점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경우도 가격을 저렴하게 하려면 결국 식당에서는 마진을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경북 영주의 한 농가는 “직접 소도 사육하고 식당도 운영하지만 식당 운영으로는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 일반 한우전문점과 차별화하는 차원에서 단 1원이라도 저렴하게 판매하려다 보니 그 정도 마진으로는 직원 인건비와 식당 운영비 정도만 감당하기도 버거운 정도”라고 말했다.

◆일부 부위에 편중된 소비가 더 문제
소비자들이 한우의 가격에 유난히 부담을 느끼는 이유는 높은 유통마진보다도 등심, 안심, 채끝 갈비 등 로스부위에 편중된 소비에 원인이 있다.
각 개체 및 업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전체 한우에서 이들 부위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강 전체의 25~30%에 불과하다. 하지만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보면 이들 부위가 차지하는 비중은 50~60% 정도로 절대적이다.
일부 부위에 수요가 집중되면서 소비자가격이 오르고, 이를 본 소비자들이 한우가격이 높다고 느끼는 원인이 되고 있다.
◆산지가와 소비자가 연동은 결국 어려운 일인가?
가까운 일본의 경우를 참고할 수 있다.
최근 한우협회에서는 기준가격 설정을 통해 소비자 가격을 산지가격과 연동시키는 방안이 논의됐다. 일본의 경우 산지시세 등을 고려해 쇠고기의 적정 소비자 가격을 설정, 소비자들이 해당상품을 구입할 때 참고하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국내에 도입하자는 의견인 것이다.
한우산지 가격을 감안해 적정 소비자가격을 설정해 터무니없는 마진으로 비싸게 받는 판매장을 견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 매력적이다.
유통전문가들은 단순 소비자 가격을 설정하기 보다는 각 유통 단계별 적정 가격을 선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전문가는 “시장상황을 고려한 각 단계별 적정 가격을 설정 공개해 유통관계자들이 참고토록하면 유통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누수를 최대한 줄일 수 있고, 결국 소비자 가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하나 우려되는 것은 적정가격 설정으로 인해 판매가격이 낮아지면 결국 이것이 부메랑으로 농가에게 피해가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불신보다는 협력으로 위기 극복
축산농가와 유통업자들은 오랜 기간 불신의 골이 깊었다. 일명 소장사라는 산지상인들과의 관계에서부터 농가들은 항상 속는 기분을 안고 그들을 대했다.
아직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최근 들어 이 같은 불신의 벽은 많이 허물어지고 있다. 결국 산업의 미래를 위해서는 농가와 유통이 손을 잡아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지금의 상황은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 하지만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어떤 방법이든 한우가 한 마리라도 더 소비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 방법 또한 간단하다. 한우소비자 가격을 단 1원이라도 싸게 노력하는 것이다. 이것은 생산자나 유통이나 정부의 개별 노력으로는 될 수 없다. 일시적으로라도 마진을 포기하고서라도 범 업계가 위기 극복이 위해 함께한다는 공감대 형성이 절실하다.
서로의 이해관계를 떠나 한우소비 확대라는 큰 목표아래 모두가 긴밀하게 협력해야 지금의 위기를 넘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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