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솟는 조사료값, 농가는 봉인가
사육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비 절감은 그 어느 때보다 한우농가들에게 절실하게 다가온다. 한우 생산비의 3대 요소는 송아지 구입 또는 생산비, 배합사료 그리고 조사료. 송아지의 가격은 전체 소 값과 연동돼 움직이고, 배합사료는 원료의 상당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농가차원에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은 조사료라 할 수 있다. 우리의 조사료 공급 시스템을 다시 한 번 점검해 보고 문제점은 없는지 진단해 본다.
선구매 유통구조 볏짚, 소규모 농가엔 극히 제한적
볏짚 대신 수입 조사료로 몰리며 가격 덩달아 상승
한우농가들에게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는 조사료는 볏짚이다. 이 볏짚의 가격이 해를 거듭할수록 치솟고 있다. 전반적인 경영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볏짚가격마저 오르는 상황에 농가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그나마 볏짚 확보가 용이한 호남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의 볏짚 가격이 전년보다 30% 이상 오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의 서재훈씨는 고창의 한 농가와 계약을 통해 볏짚을 공급받고 있다.
서씨는 “작년의 경우 원형볏짚 1롤(roll) 3만원에 운임을 별도로 지불해서 구입했었다. 하지만 올해는 롤 당 가격이 3만7천원으로 올랐고, 운임도 작년보다 더 올랐다. 그나마 나는 고정으로 공급받는 곳이 있어 다른 농가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뜩이나 소 값은 떨어지고 배합사료 값은 올라 어려운데 조사료 가격도 자꾸 오르고 있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경기도의 한 농가는 “일부 대규모 볏짚업자와 대군사육농가들이 볏짚을 대량으로 선 구매해 중소규모 농가는 볏짚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말했다.
많은 양축농가들이 국내산 조사료의 가격이 자꾸 오르고 그나마도 구입이 용이하지 않게 되자 수입조사료를 구입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한우협회의 이학동 대리는 “한우협회에 배정된 수입조사료의 할당관세적용 물량은 2만톤 정도다. 하지만 농가의 신청물량은 10만톤 정도로 신청물량의 1/5정도 밖에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급은 한정돼 있는데 수요가 몰리면서 수입조사료의 가격도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