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 새봄농장 대표(아태반추동물연구소장) “여보시오, 부인님네 이 애 젖좀 먹여주오. 초 칠안에 어미 잃고 기허(飢虛)해 죽게 되니 이 애 젖좀 먹여주오” 효녀 심청전에 심봉사가 심청을 안고 동냥젖 얻어 먹이려 다니면서 하는 말이다. 그러니 우물가에 있던 아낙들이 하는 말이 “이 집에도 아이가 있고 저 집에도 아이가 있으니 어려이 생각 말고 자주 자주 다니면 내 자식 못 멕인들 차마 그 애 굶기리까?”. 심봉사가 아이를 키우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니 아이를 가진 아낙들이 자기 자식이 굶더라도 젖을 나눠주겠다고 한다. 암소 비육을 하다가 새끼가 들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소가 갑자기 송아지를 출산하는 경우에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당황스럽다. 이럴 때 송아지가 어미젖을 먹더라도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한다. 2021년 여름 초산인 한 암소가 출산을 어렵게 했다. 출산 과정 중에 어미소는 죽고 송아지는 다행히 살았다. 의도하지 않은 출산과 난산으로 인한 어미소가 폐사해 송아지를 돌보지 못할 때 심청이와 같이 동냥젖을 먹고 생존해야 하는 송아지가 발생한다. 심청은 주변에 운 좋게 마음씨 넉넉한 아낙들이 있었지만 소 세계에서는 넉넉한 아낙들을 찾기 어렵다. 위 같은
김성진 새봄농장 대표(아태반추동물연구소장) 포유기 적절한 환경·영양관리가 건강 바로미터 우리도 디자이너! 패턴을 이해하자! 어미소 굿, 송아지 굿! 젖 모자른 만큼, 사료 더 ! ‘송아지를 디자인하다'라는 제목을 독자께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디자인의 사전적 의미는 의상, 공업제품, 건축 따위 실용적인 목적을 가진 물건의 설계나 도안을 말한다. 쉽게 설명하면 옷을 착용 목적이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설계하는 것을 의상 디자인이라 한다. 만약 사물에 국한되는 사전적 범위를 생명체로 넓혀 본다면 사육목적에 부합하는 튼튼한 송아지로 만드는 일 또한 조금은 다른 의미의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젖먹이 송아지의 성장 과정은 크게 적응기, 안정기, 이유기로 분류한다. 적응기는 태어난 날부터 15일령 정도까지의 구간으로 주로 바이러스성 설사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출생 초기에는 어미소와의 관계를 형성하고, 초유를 통해 수동 면역을 획득하며, 태어난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매우 민감한 시기다. 적응기가 지나면 생후 15일령부터 30일령을 전후로 안정적인 영양공급을 받는 안정기를 맞이한다. 평균적으로 송아지는 안정기 동안 우유 섭취와 성장이 정점에 올라가게 된다. 이
김성진 새봄농장 대표 (아태반추동물연구소장) 4계절, 24절기와 같은 순환 패턴은 송아지 사육에도 같은 개념적용이 가능하다. 번식우 사양에는 크게 수정, 임신, 분만, 포유, 이유라는 순환과정이 있다. 조금더 자세히 설명하면, 발정온 번식우에게 수정을 하면 10개월의 임신 기간을 거처 분만하고 이후 어미소는 송아지에게 포유를 한다. 포유기간 중 일정 시일이 지나면 어미소의 산유량은 감소하는데 송아지는 이에 맞춰 사료섭취량을 늘려 자연스럽게 이유한다. 어미소의 산유량 변화는 송아지의 생존과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우 번식우 출산 후 산유량 변화'는 서울대학교 김경훈 교수 연구팀(반야봉 싸이자나 연구원)과 아태반추동물연구소(소장 김성진)의 2019~2020년 공동연구 결과이다. 특히 연구수행 과정에서 라오스 국적 학생인 반야봉 싸이자나의 역할과 노력이 컸으므로 이를 칭찬해주고 싶다. 매일같이 한번도 거르지 않고 아침 저녁 이동식 젖소용 착유기로 넓은 축사를 움직이며 한우젖을 착유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지금부터 그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초기 산유량은 적은량으로 시작해서 점점 늘다가 일정기간(5~20일) 사이에 각각의 개체마다 다른 일령
김성진 새봄농장 대표(아태반추동물연구소장) 1. 반추위 산증은 송아지에게도 발생한다 2. 반추위 산증 예방과 치료는 풀사료! 3. 반추위 산증, 송아지 똥이 말해준다 송아지는 단위 동물이라는 말이 있다. 소는 인위적 환경에 순응해야 하는 가축이므로 만약 관리 환경이 열악하다면 생존을 포기해야 하는 위기에 놓일 수있다. 즉 어린 송아지 시절부터 사육자와 어미소로부터 받은 관리수준은 소의 유전능력 발현정도와 생산성의 범위를 결정한다. 신생송아지의 위는 구조적으로 명확히 분리되어 있지 않지만 기능적으로 제 1위인 반추위와 2위, 3위, 4위로 나뉘어 있다. 그중 제 4위는 가장 크고 포유 송아지의 주영양원인 우유를 소화하는 중요한 기능을 지닌다. 상대적으로 반추위 기능은 미약하고 크기도 작다. 포유송아지가 농후사료와 풀사료를 먹으면 반추위에서 발효가 일어나고 발달이 시작된다. 곡물로부터 얻어진 탄수화물이 반추위로 유입되면 미생물에 의해 빠르게 분해되고 젖산과 프로피온산을 발생시켜 반추위 융모 성장을 촉진한다. 이런 결과를 근거로 다수의 연구자들은 송아지위는 단위 동물과 유사하고 초기 반추위 발달을 극대화해야 하므로 곡물만 급여해도 무방하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언뜻
김성진 새봄농장 대표(아태반추동물연구소장) 1. 송아지는 풀을 먹고 호랑이는 고기를 먹는다. 2. 풀은 반추위 환경을 좋게 만들고 반추위 발달을 촉진한다. 3. 반추위 안정과 발달은 송아지 건강과 성장의 핵심이다. “호랑이 풀 뜯어 먹는 소리”라는 말이 있다. 너무 황당하고 상식을 벗어난 말을 듣게 되면 저절로 입에서 나오는 말이다. 그런데 호랑이는 생존을 위해서 풀을 뜯기도 한다. 초식동물처럼 풀에서 에너지와 단백질을 얻고자 함은 아니나 풀에 풍부한 섬유소를 이용해 소화기관을 원활하게 움직이고 좋은 환경을 유지하려고 호랑이는 풀을 먹기도 한다. 하물며 초식동물인 송아지가 풀을 먹을 수 없도록 제한하는 일은 호랑이 새끼에게 고기를 못 먹게 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송아지에게 고기는 옥수수와 콩과 같은 곡물이다. 이러한 곡물은 분해가 잘되는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풍부하나 섬유소원은 적다. 송아지는 태어나면서부터 제1위인 반추위를 갖고 태어난다. 신생 송아지 때의 반추위 용적은 작지만 성장하면서 점진적으로 커지고 위벽에 융모도 발달하기 시작한다. 반추위가 발달하기 위해서는 곡물과 같이 분해가 쉬운 탄수화물이 필요하다. 이것을 비구조 탄수화물이라 한다. 비구조 탄수
김성진 새봄농장 대표(아태반추동물연구소장) 생후 3일부터 물을 마실 수 있게 하자! 깨끗한 물통! 건강한 배통! 물 잘먹이고 입붙이기 성공하자! 생체의 70%가 물로 구성되어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영양소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무기물, 비타민, 물로 구성된다는 것 또한 누구든지 다 알고있다. 그 중에 우리는 물을 항상 제일 마지막에 말한다. 물은 영양소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가장 쉽게 얻을 수 있어서 홀대받기도 한다. 물은 체액의 바탕으로서 각종 대사과정에 관여한다. 특히 반추동물의 반추위 발달에 꼭 필요한 존재이다. 송아지 1위에 물과 사료가 들어가게 되면 발효가 일어나고 그 과정에서 휘발성지방산(VFA, Volatile fatty acid)이 발생한다. 이때 발생한 휘발성지방산은 밋밋한 반추위에 융모가 풍성하게 자라도록 한다. 또한 휘발성지방산에 의해 반추위가 확장되어 송아지들은 더 많은 사료를 먹을 수 있게 된다. 송아지들이 사료를 많이(1kg/일 이상, 3일 연속) 먹게 되면 이유가 가능하다. 즉 물을 잘먹는 송아지의 반추위는 원활한 발달을 하게 되어 사료 섭취량이 늘고 조기 이유로 가는 지름길이 열린다. 반추위를 잘
김성진 새봄농장 대표(아태반추동물연구소장) 1. 고정관념을 깨자! 2. 한우 송아지도 많이 먹는다. 3. 농도를 짙게 해 많이 먹이자! 한우 송아지를 기르는 농가라면 송아지 설사에 대한 걱정이 클 것이다. 초기 송아지 폐사 원인은 대부분 설사로부터 온다. 그래서 어떻게든 송아지가 설사병이 걸리지 않게 해 폐사율을 낮추려고 하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다. 합당한 치료와 관리가 뒷받침된다면 분명히 설사로 인한 폐사로부터 멀어질 것이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어미 소가 송아지를 기를 때도 송아지가 보장받아야 할 기본적인 것들이 있다. 태아시기 영양 상태, 양질의 초유로부터 얻는 면역, 영양적 가치가 있는 모유 또는 대용유(송아지를 키울 때에 우유 대신 먹이는 액체 사료) 등은 송아지를 건강하게 잘 자라도록 만들어줄 것이다. 높은 폐사율의 반대 개념은 낮은 폐사율이 아니고 건강한 성장이다. 태어날 때 몸무게와 초유의 중요성은 이미 이야기했고 대용유 섭취량에 대해서도 송아지가 먹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급여해야 한다고 지난 호에서 강조했다. 지금부터는 충분한 섭취를 위해 대용유의 농도를 어떻게 설정할지 설명하겠다. 최근 필자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김 박사의 한우이야기)에
김성진 새봄농장 대표(아태반추동물연구소장) 1. 한우 젖은 모자를 수 있다. 2. 한우 젖은 우유와 다르지 않다. 3. 양질의 대용유를 충분히 먹이자. 2019년 7월 축산학회가 한참 진행 중인 여름밤 서울대학교 김경훈 교수님으로부터 전화를 받게 되었다. “김 박사 한우의 젖이 얼마나 나와?” 사실 뭐라 말씀드리기가 어려웠다. 갑작스럽기도 하고 젖량이 얼만큼인가에 대한 고민은 있었지만 깊게 생각하지 못했다. “김 박사 젖 한 번 짜볼래?” 더 당황스러웠다. 하루 이틀이야 경험 삼아 해보겠지만 사업하는 처지에서는 무리한 제안이었다. 그러나 필자의 궁금증은 김경훈 교수님 의중을 피해갈 수 없었다. 결국 그해 가을부터 한우 착유를 위해 예비 실험에 들어갔고 그 이듬해 출산과 동시에 착유해 한우 젖이 얼마나 나오는지 확인했다. 필자가 운영하는 새봄농장에서는 인공포육을 하고 있어 모유를 먹이지 않고 대용유를 급여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연구는 출생부터 이유 전, 이유 후부터 6개월령까지 송아지 성장에 관련해 국립축산과학원 한우사양표준 4차개정 연구를 서울대 김경훈 교수와 새봄농장이 함께 진행했다. 연구의 결과는 서울대 강상기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작성한 한우 송
김성진 새봄농장 대표(아태반추동물연구소장) 1. 한우 초유, 조사연구 시급하다. 2. 축산학 연구, 왕도를 여는 길이다. 3. 대한민국 축산도 기초 정보를 수집해야 할 때다. 한우가 송아지를 낳으면 생산되는 초유의 양은 얼마나 될까? 필자의 조사연구에 의하면 한우 초유 생산량은 500ml을 넘는 경우가 드물었고 초유 품질을 평가한 면역단백질 간접 평가에서도 당도 25 브릭스(brix)를 넘는 경우가 적었다. 물론 표본 어미소의 개체수가 많지 않았고 이동식 착유기를 이용했다는 변수가 있다. 카프노트(Calf Note.com)의 저자는 2013년 Quigley 등의 연구결과를 활용해 초유 당도와 IgG의 관계를 나타냈다. 내용에 의하면 초유 당도가 25브릭스면 면역 단백질은 1리터 중 약 80g이 들어있다고 한다. 즉 어떤 한우 초유가 25브릭스라고 가정했을 때 송아지가 초유 500ml를 먹는다면 총 40g의 면역단백질을 섭취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 송아지는 수동면역전달에 성공한 것일까? 안타깝게도 면역 단백질 40g은 평균 생시체중 27kg인 한우송아지에게는 절대 부족한 수치이다. 이러한 사례에서 볼 수 있듯 한우 어미소의 초유 생산량과 품질, 초유로부터 얻은
김성진 새봄농장 대표(아태반추동물연구소장) 1. 첫 젖이 초유다 ! 2. 초유의 핵심은 면역단백질(IgG) ! 3. 다 같은 초유가 아니다 ! 4. 좋은 초유 잘먹여 송아지 팔자를 고치자 ! 초유를 정의하자면 누구나 쉽게 “어미소에게서 나온 첫 젖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초유에는 건강하게 송아지를 키울 수 있는 열쇠가 들어있다. 송아지 면역을 튼튼히 하려면 꼭 첫 젖을 먹여야 한다고 수많은 전문가들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주장해왔다. 우리는 첫 젖을 먹이기 위해 전전긍긍하며 노력하고 있다. 대부분의 한우 송아지는 출산 직후 어미소의 초유를 젖먹는 힘을 다해 먹는다. 초유를 잘 먹은 송아지는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보증수표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그 보증수표가 얼마짜리고 유효기간이 언제까지 인지는 어미소와 송아지 양쪽의 능력과 환경, 운 등에 결정이 된다. 과거 같으면 이런 운에 맡기는 논리가 인정될 수밖에 없지만 지금은 다르다. 송아지 팔자는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고칠 수 있다. 초유의 안에는 금, 은, 동과 같은 여러 종류의 가치가 들어 있다. 그래서 필자는 초유의 구성성분을 면역인자, 영양인자, 성장인자로 크게 나누어 설명하고자 한다. 그
김성진 새봄농장 대표(아태반추동물연구소장) 1. BCS 1~3 야윔 : 제발 밥 주세요 ! 2. BCS 4 경계 : 다이어트는 싫어요 ! 3. BCS 5~6 적절 : 내가 바로 몸짱 ! 4. BCS 7~8 살찜 : 다이어트가 필요해요 ! 한우 번식우의 BCS는 총 9단계로 구분한다. 이것을 다시 간략히 4개의 그룹으로 구분하면 1~3 단계는 ‘야윔', 4 단계는 ‘경계', 5~6 단계는 ‘적절', 7~9 단계는 ‘살찜'으로 분류할 수 있다. 출산 시 BCS 5~6인 번식우는 75일 이내에 재임신할 가능성이 88%로 매우 높다. 즉 적절한 정도의 살찜(BCS 5~6)은 번식우에게 가장 좋은 번식 상태를 제공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5~6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영양, 사양, 그룹 관리를 해야 한다. BCS 1은 매우 수척한 상태로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 수준이다. 척추뼈의 윗돌기(spinous processes), 옆돌기(transverse processes)가 모두 보이며 엉덩이뼈(hip bone), 갈비뼈(ribs), 미근(tail head)도 눈에 확연하게 들어온다. 이 모든 뼈에서 지방은 만져지지 않는다. BCS 2는 외형이 부실(poor)해 보인다.
김성진 새봄농장 대표(아태반추동물연구소장) Key Point 1. 어미소 몸짱·송아지 짱 2. 어미소, 나도 분만실 달라 3. 시작이 반·초유가 반 4. 쾌적과 안락사이 5. 낮에 송아지를 출산하자 어미소의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일반적인 방법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신체충실 정도를 판단하는 것이다. 이미 지난 호에 설명했지만 신체중실지수(BCS)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해외 축산선진국에서 동물복지 농장을 인증할 때 전체 우군에 야윈 개체의 비율을 조사한다. 야윈 개체는 우군에서 서열이 낮은 소에게서 종종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해당 우군 중 야윈 개체들이 여럿 관찰된다면 농장주의 소에 대한 영양 관리에 문제가 많다는 증거이다. 번식우에게 적절한 영양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저체중 송아지와 조산 등 출생부터 송아지의 건강문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그래서 적정 신체충실지수(BCS, 1~9)인 5를 유지해야 한다. 특히 필자의 농장에서는 야윈 어미소보다 살집이 좋은 어미소의 송아지가 더 건강하게 태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의 농장에서 송아지가 태어나자마자 제일 먼저 먹는 것이 무엇일까? 초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