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6년이 서(西)산에 걸린 해처럼 저물어 가고 있다. 닳아빠진 귀퉁이가 말려 올라간 12월의 달력 한 장은 마른 가지 끝에 위태로이 매달린 나뭇잎을 연상케 한다. 이맘때면 아쉬움 가득한 소회(所懷)에 젖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신산(辛酸)하기 짝이 없는 현실은 이마저도 쉽게 용납하지 않는다. 나라 안팎이 모두 그렇지만 한국 축산업도 올 한해 그 신산함은 필설(筆舌)로 다 풀어내기가 버거운 게 사실이다. 축산신문이 선정한 올해의 10대 뉴스는 올 한 해 우리 축산업이 견뎌온 시련이 결코 간단치가 않았음을 웅변해준다. 축산업계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시행된 청탁금지법은 경기부진과 맞물려 한우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야기했으며 적법화라는 그럴 듯한 이름으로 포장한 무허가축사 문제는 축산인들의 사기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어디 이 뿐인가. 사정당국의 무지로 인해 학교우유급식이 최저가 입찰이란 파동을 겪는 와중에 낙농가들은 소비절벽을 막아 보려고 유대인하라는 아픔을 감수해야 했다. 거대조직인 농협 속에서 축산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많은 축산인들이 찬바람 부는 여의도에서 목청 높여 축산특례를 외쳐야 했으며 급기야는 초고병원성인 AI까지 덮쳐 가
이상호 본지 발행인 비행기 문제 발생시 안전착륙이 최우선 책임규명은 차후문제 뒷북행정 비판에 해명하느라 ‘진땀’ 방역당국 현 상황, 방역에 도움 안돼 하늘을 날고 있는 여객기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나 마나 한 얘기지만 이 물음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이 경우 승객의 안전을 책임진 조종사는 비행기를 무사히 착륙시키는데 온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 비상착륙은 지상관제탑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그것이 소용이 없거나 불가능할 경우엔 오직 조종사의 양 손에 맡겨질 수밖에 없다. 이 때 지상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조종사에 대한 응원과 비상착륙에 대비한 대책마련 뿐이다. 국내에서도 절찬리에 상영된 영화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은 이처럼 긴박한 상황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2009년 1월 15일 전 세계인의 간담을 서늘케 했던 US항공 여객기의 허드슨강 불시착을 소재로 왕년의 스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메가폰을 잡고 톰 행크스가 열연한 이 영화는 155명의 목숨을 양 손에 쥔 채 관제탑 지시를 어긴(?) 설렌버거 기장의 고뇌와 리더십을 감동적으로 그려내면서 ‘파일럿 리더십’이란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좀 뜬금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발생 한 달여 만
엄 주 철 전무(한국양계TS) 우리나라 축산현장은 최근 생산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신기술들이 개발됐다. 특히 산란계 산업에서는 집약사육화, 다수사육화, 성력화 및 시설 집약화 등을 통해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뛰어난 생산성 증가를 가져왔다. 산란계 경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활동은 ‘계란 생산’이다. 산란계 농장에서 생산성 향상은 계란 생산비의 하락과 동시에 계란 소비촉진을 유발했고, 이는 곧 산란계 업계발전을 이끌어 온 원동력이 됐다. 그동안 닭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신기술들이 산란계 농장 현장에 접목됐다. 그러나 육종의 경우 더 이상의 생산성 증가를 기대하지 못하고, 소모성 질병이 발생하는 등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가 종종 나타나고 있다. 계란 생산성 향상을 위해선 조건이 몇 가지 있다. 우선 기본 사양관리에 충실해야 한다. 오랜 경험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사양기술을 이해하고 습득해야 한다. 그리고 유능한 중간관리자와 현장실무 관리자의 육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꼭 필요하다. 특히 닭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사명감, 그리고 책임감 있는 자세를 가지고 조직을 움직여야 경제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중간관리자가 잠재능력을 최대한 발휘시키고, 성과를 얻어 만
신정훈 본지부장 국회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농협법 개정안을 지난달 30일 통과시켰다. 본회의 의결 등 국회 일정이 아직 남아 있지만 계획대로 진행되면 농협중앙회의 모든 경제사업(축산/농업)은 내년에 농협경제지주로 이관돼 주식회사로 새롭게 편제된다. 법상으론 경제지주 정식 출범이 내년 3월이지만 농협은 이를 앞당겨 연말 모든 작업을 완료하고 새해 1월1일 경제지주의 새 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어쨌든 농협축산경제는 이제 한 달 있으면 농·축협중앙회 통합 후 17년 만에 새로운 옷을 입게 되는 셈이다. 축산업계 입장에선 농협법 개정과정에서 요구했던 축산특례존치와 축산지주설립 중 축산지주문제는 농협회장 직선제와 경제연합회 체제 등과 함께 중장기과제로 넘어갔지만, 일단 현행 농협법 제132조 축산특례조항이 새로운 농협법 제161조에 어느 정도 담겨졌다는 점에선 소기의 목적을 이룬 걸로 평가된다. 이젠 법 개정과정에서 거론됐던 여러 가지 쟁점들을 뒤로 하고, 주식회사가 되어 버린 농협경제지주가 일선조합과 어떤 역학구도를 그려내고 농업, 농촌 특히 축산분야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집중해야 될 시기가 됐다. 내년 출범하는 농협경제지주는 현재처럼 농업경제대표와
제주도와 경상남북도, 강원도를 제외한 전 지역에 AI가 발생해 전국의 닭·오리농가가 공포에 휩싸이고 방역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올 봄 마지막 발생 신고 이후 7개월 만인 이번 AI발생은 그야말로 예삿일이 아님이 분명하다. 특히나 8월의 청정국 선언을 비웃기라도 하듯 불과 석 달 만에 또 다시 발생했다는 점에서 축산업계는 허탈하기까지 하다. 이번에 발생한 AI는 빠른 전파속도도 문제지만 바이러스 유형이 그동안 국내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H5N6형이란 점, 그리고 중국과 홍콩에서 발견된 동종바이러스의 유전자와도 차이가 있다는 점 때문에 더욱 심각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걱정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상황을 살펴보면 AI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문제는 빠른 근절이고 빠른 근절은 철저한 방역 외에 달리 방도가 없다. 우선 전국의 닭·오리 사육농가는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는 비상한 각오로 철두철미한 현장소독에 나서는 한편, 이동제한 등 방역당국의 각종 조치에 적극 따라야 하며 방역의 컨트롤타워인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전문가 집단답게 분명한 소신을 가지고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AI는 발병 그 자체로 막대한 피해를 주지만
이 한 범 이사((주)명성) 일본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쌀 재고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쌀 소비 감소와 초과 생산으로 쌀이 처치 곤란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가고 있는지 일본 농림수산성 자료 등 기타 연구 자료를 조사 분석한 내용을 요약 정리해 본다. 가축의 사료는 조사료와 농후사료로 나뉜다. 조사료에는 건초나 사일리지(사료작물을 유산발효시켜, 보존성·기호성을 높인 사료), 볏짚 등이 있고, 소를 비롯한 초식가축에 급여된다. 2007년도 일본의 조사료 자급률은 78%이다. 농후사료에는 옥수수를 중심으로 하는 곡류, 강류, 깻묵류 등이 있고, 돼지나 닭 이외, 육우 비육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국토 조건의 제약 등으로 인해 사료용 곡류는 국내에서 생산이 곤란하기 때문에 농후사료의 자급률은 10%(2007년도)에 그치고 있다. 일본 내의 축산경영은 2006년경부터 사료가격의 급등을 겪으면서 경영비용이 상승하는 등 힘든 상황에 있었다. 이와 같은 이유에서도 사료원료를 수입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축산에서 전환, 일본 자급 국산사료에 입각한 축산을 확립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다각적으로 노력하여 왔었다. 홋카이도 토카치 지방
이 상 호 본지 발행인 "위기·갈등상황에선 오랜 경험 바탕 이해관계 떠난 중재가 빛 발하는 법 원로 없는 사회·산업, 건강지수 낮다" 꼰대! 난 아닌 줄 알았다. 절대 아닌 줄 알았다. 아니 생각조차 못해 봤다는 게 맞는 말이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누군가로부터 꼰대취급을 받고 있다면 그런 낭패가 또 있을까 싶다. 며칠 전 저녁식사 자리에서 있었던 일이다. 앉은 키 어깨 높이 정도의 칸막이를 사이에 둔 30대 중후반이나 4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젊은 직장인들의 대화는 온통 꼰대 얘기 뿐이었다. 고리타분한 옛날 얘기에 훈계만 일삼고 손수 할 수 있는 간단한 일조차 시키기만 하는 ‘꼰대’들 때문에 온종일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열변을 토해 냈다. 그들의 상사래야 대부분 50대일 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소주 안주’이거니 하기엔 좀 심하다 싶었지만 상당 부분 일리도 있는 얘기여서 움찔했었다. 하기야 지금의 50~60 세대도 사춘기 시절엔 아버지와 담임선생님을 꼰대로 몰았다. 당시 그분들 연세가 대부분 40대였음을 감안하면 그 상사들이 꼰대소리 듣는 건 당연지사일터 그리 억울한 일도 아니다. 그렇더라도 꼰대라는 단어는 여전히 듣기 불편한 말이다. 이 때문에 옛날에
윤 봉 중 본지 회장 세상이 안팎으로 혼란스럽고 시끄럽다. 미증유(未曾有)의 혼란상에 대한 세간(世間)의 걱정도 갈수록 태산이다. 나라 밖이야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나라 안도 온통 삿대질에 고함뿐이다. 우리는 지금 리더십이 실종(부재)된 혼란의 시대를 살고 있다. 아니 ‘리더십의 과잉’ 더 정확히는 리더 희망자 과잉의 시대를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웬 잠룡(潛龍)이 그리도 많은지 정치판이 아니더라도 협동조합이나 농민단체도 선출직 장(長)자리 경쟁은 일반의 예상을 뛰어넘는다. 가뭄에 점점 물이 말라 가는 웅덩이처럼 변한 우리 축산도 예외일 수 없다. 리더십 실종은 역설적이게도 리더 희망자 과잉서 비롯 현명한 팔로어가 많아야 리더십 꽃 피울 수 있어 포숙(鮑叔)의 정신 절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리더십부재는 역설적이게도 ‘리더십의 과잉’(리더 희망자의 과잉)과 맞닿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또 리더십의 토양이라 할 수 있는 팔로어십의 부재이기도 하다. 선거만 치르면 아귀다툼이 예사이며 선거판이 끝나고도 싸움은 그칠 줄을 모른다. 모두 리더가 되고 최고의 자리에 앉아야만 직성이 풀릴 것 같다. 종이 울려도 그치지 않는 경쟁은 혼란과 다툼을 야기하고 급기야
김영란 편집국장 또 다시 그 때가 돌아왔다. 가축질병과의 전쟁을 시작해야 하는 그 때.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싸움을 해야 하니 미리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그 때가 온 것이다. 유비무환 정신이 그 어느 때 보다 투철해야 할 상황인 것.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부터 내년 5월말까지 8개월간 구제역 및 AI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하고, 재발방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관련기관 및 단체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현판식을 갖고 의지를 다졌다. 방역은 이런 의지만으론 부족하다. 의지에 힘입어 실천이 따라야 한다. 실천이란 방역 매뉴얼에 맞는 기본에 충실한 몸의 움직임이다. 기본으로 돌아가 각자의 위치에서 방역 상황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정부대로, 단체는 단체대로, 농가는 농가대로 각자의 역할을 다 잡을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구제역이나 AI와 같은 악성질병이 발생하면 당장 경제적 손실도 문제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안티축산’이 늘어날 수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것이야말로 장기적으로 더 큰 문제로 되돌아오리라는 것은 쉽지 않은 예상이다. 그렇잖아도 냄새 등으로 인해 축산의 부정적인 인식이 존재해 있는
이상호 본지 발행인 주인의 무관심·냉담으로 농협 위기 초래 구조개편은지도 교육 외딴섬 내몰아 정부 의존 심화 불가피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진단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정치의 리더십 상실과 이로 인한 시민들의 무관심과 불신, 그리고 경제적 양극화가 위기의 주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미국의 저명한 교육행정가이자 철학자 로버트 허친스는 일찍이 “민주주의는 매복이나 암살 때문에 죽는 게 아니라 (시민들의)냉담과 무관심으로 인한 영양결핍으로 서서히 소멸한다”고 말했다. 민주주의의 작동원리와 생명력의 원천이 무엇인지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다. 허친스의 예언은 위기를 맞고 있는 농협에도 유효한 경고로 봐야 한다. 농협은 창립이후 줄곧 ‘농업과 농민을 위한 조직’임을 내세워 왔지만 이를 수긍하고 열광적으로 반응(참여)하는 농민이 과연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 만약 농협에 대한 농민들의 일반적 인식이나 태도가 냉담과 무관심이라면 농협은 협동조합으로서 영양 결핍이 심각하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농협의 지난 역사는 이걸 아니라고 부인하기 어렵게 돼있다. 비근한 예로 신·경 분리나 지주회사체제로의 전환과 같은 조직개편은 하나 같이 개혁
윤봉중 본지 회장 저출산과 고령화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나라의 장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판 ‘잃어버린 20년’이 시작되고 있다는 지적은 우리 경제가 성장은 커녕 20여 년 전의 일본 경제처럼 절벽을 마주하게 된다는 경보음이다. 정치권의 포퓰리즘과 맞물린 과도한 복지 수요는 우리의 먼 미래, 즉 우리 후손들의 삶을 갉아먹는 무책임이란 지적 또한 뼈아프게 들어야 할 대목이다. 우리 모두의 가까운 미래와 후손들이 누려야 할 먼 미래의 터전을 위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한국축산의 미래를 생각하게 만든다. 안팎의 악재가 시시각각 조여 오는 한국축산의 미래는 결코 밝다고 할 수 없다. 미래를 준비하고 개척하는 노력이 부족하고 이를 이끌어내기 위한 비전도 없다. 축산의 미래를 위협하는 각종 악재는 정해진 시간표대로 가는데도 말이다. 정부의 농정도, 축산업을 영위하는 당사자인 업계도 눈앞의 일에 매몰된 채 내일을 보지 못하고 있다. 오늘만 있고 내일이 없는, 타협이나 협력보다는 분열과 각자도생(各自圖生)만이 판치는 산업의 미래가 장밋빛일리 없는 것이다. 한국축산의 미래를 위한 대책은 정확한 현실진단 위에서 이뤄져야 하지만 우리
신정훈 본지부장 축산인 의견 처음부터 귀막아 허울뿐인 소통…말장난 불과 불통농정에 축산업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농협법 개정작업과 관련해 7월21일부터 지난주(12일)까지 농림축산식품부 관료들이 보여준 이중적인 모습은 축산인들에게 강한 불신만 심어준 상태다. 축산업계 모두가 하나로 결집해 구성한 공동비상대책위원회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도 정부로선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상황까지 됐다. 정부는 현재(18일) 국회에 제출할 농협법 개정안의 확정을 앞두고 농협중앙회와 막바지 조율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5월20일 입법예고한 농협법 개정안에 대한 마지막 조율작업을 마치면 ‘최종안’을 농협에 송부하고, 8월말부터 9월초까지 법제처 심의와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이번 농협법 개정작업을 진행하면서 돌풍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 세 달 동안 농정책임자들이 여러 경로를 통해 수차례 시인했듯이, 이번 입법예고안은 현장의견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내용들로 가득했다. 당연히 농식품부는 불통농정이란 비판을 비켜갈 수 없었다. 특히 축산분야의 의견은 말 그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무시됐다. 입법예고 전인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