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농협 출범 5주년을 맞는 동안 현장 축산인들은 통합시너지효과에 기대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생산단계에서 경종농업과 축산업이 협동을 통해 친환경축산과 농업 기반을 만들어 가고 유통현장에서는 도시조합과 농촌조합이 협력해 협동조합의 역할을 키워 주기를 희망했던 것.아직도 축산인들은 이같은 협동조합간 협동, 원-원정신에 따른 상생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통합 5년을 맞으면서 일선축협 경영자들과 학계 전문가로부터 통합농협이 추구해야 할 역할에 대해 의견을 들어봤다. ▲김정주 교수(건국대)=통합농협이 출범한지 5주년이 됐다. 그동안 통합 시너지 효과를 따져보면 우선 다른 부분보다 판매 역할 면에서는 어느 정도 유통채널 확대를 가져온 것을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미진한 부분이 상당히 많지만 통합농협이 축산물 판매에 더욱 역할을 확대한다면 양축조합원들의 실익을 위해서도 좋을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농협법에 독립사업부제를 더욱 강화한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그동안 축산경제부문을 독립사업부제가 이미 도입돼 있었음에도 통합농협 체제 안에서 그 권한을 제대로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보인 것이 사실이다. 이번을 계기로 철저한 독립사업부제로 통합농협 안에서 축산부문의 전문성이 확보되길 기대한다. 또한 중앙회와 조합은 축산물 팔아주기 기능의 중요성에 대해 깊게 인식하고 조합원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판매역량 확충에 더욱 나서야 할 것이다. ■“철저한 독립사업부제로 축산전문성 확보를” ▲윤두현 조합장(이천축협)=농·축협중앙회 통합 이념은 우리 축산업을 더욱 활성화 시켜 축산발전을 이끌어 내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하지만 통합이후 농협은 일단 적자 사업장의 경우 모두 매각 내지 폐쇄시키는 방향으로 경영을 이끌어 축산업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키는 역할을 했다. 우리 농촌 경제에서 축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축산업에 대해 소홀히 하는 농협이 과연 이 나라 농촌과 협동조합을 대표하는 조직인지 의문스럽다. 통합 5주년을 맞아 농협이 이 나라 농촌경제를 이끌어 가는 농민을 대표하는 조직으로 다시 태어나길 진심으로 기대하며 농협중앙회 스스로 농촌경제의 이끌고 있는 축산업에 관심을 갖고 산업발전을 위해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가져주길 희망한다. ▲고명재 조합장(횡성축협)=중앙회장 중심의 통합농협이 7월1일부터 새로운 농협법에 따라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한 독립사업제를 강화한다는 점은 참으로 바람직하다. 이번 기회에 통합농협은 진정 농민을 위한 조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통합농협은 사실 그동안 통합취지에 맞는 개혁 면에서 미진했던 것도 사실이다. 농민들이 떠난 농협을 상상해 볼 수 있을까. 농협중앙회는 설립목적을 되돌아보고 진정으로 협동조합의 주인이 중심에서는 조직으로 운영돼 왔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 통합농협 출범 5주년을 맞아 농협이 진정으로 설립 목적대로 움직일 때 비로소 진정한 협동조합중앙회로 거듭날 것이다. ▲정헌 조합장(괴산증평축협)=통합농협이 출범하면서 협동조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은 경영적인 측면, 즉 수익적인 측면이 많이 강조됐던 것이 사실이다. 당장 조합원들의 피해를 방지한다는 명분으로 협동조합을 경영적 잣대로 운용하는 것은 좋은 면도 있겠지만 과연 조합원 실익제고 차원에서 얼마만큼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 협동조합 사업의 모든 것이 회계측면에서 다루어진다면 현장 조합원 실익과 괴리가 있을 수도 우려이다. 특히 통합농협에서 구조개선 차원에서 많은 축협을 광역화시켰으며 단위농협까지 광역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광역화된 협동조합이 조합원의 피부에 와 닿는 실익사업이나 특색사업을 얼마가 효율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분석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같은 기준에서 통합농협은 주인인 회원조합, 조합원의 실익을 꼼꼼히 따져볼 수 있는 조직이 되길 희망한다. ▲박승균 조합장(부여축협)=농·축협중앙회 통합 당시 시너지 효과를 강조하면서 일선에서는 기대감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축협과 양축조합원들은 소외감만 커진 것이 사실이다. 중앙회는 통합으로 농·축협이 한식구가 됐다고 말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현장의 정서이다. 또한 중앙회가 통합후 축협에 많은 지원을 했다고 하지만 일선축협 입장에서 보면 이미 광역화 조합인 축협이 단위농협에 비해 큰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축협은 통합농협 출범후 뼈를 깎는 자구노력으로 초기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영개선을 이뤄나가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중앙회가 경영이 우수하거나 부실조합에만 당근과 채찍을 활용하기 보다 경영은 보통이면서도 협동조합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조합들의 자립경영에도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률적으로 전체 회원조합을 지원하거나 강제하기 보다 축협은 전문성에 맞게 역할을 수행하고 특색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류광열 조합장(익산군산축협)=우리 축산업은 이제 가축질병과의 전쟁에서 살아남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농협중앙회 내 축산관련 부서에 과연 수의사가 몇 명이나 근무하는지 의문이다. 각 지역본부마다 수의사가 최하 1명씩은 축산관련부서에 근무해야만 최소한의 가축진료서비스를 조합원에게 공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각 지역축협마다 동물병원 운영을 의무화하고 동물병원 운영경비를 일부 보조해 동물병원을 통한 조합원들에게 가축진료 지원사업과 방역활동 강화로 질병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어야 우리 축산업이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장에 있는 축산농민과 함께 하는 농협중앙회가 될 때 비로소 협동조합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통합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축산인들 스스로가 농협 속에서 서자취급을 받는다는 의식을 지워주는 역할을 위해 축산인을 위한 현장밀착 지도사업을 전개해야 한다. ▲구희우 조합장(영광축협)=조사료의 자급률 제고와 경종농가 소득 증가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조사료 생산 및 유통 연합마케팅 협약식’이 있었다. 중앙회에서 적극적으로 홍보 및 운송비의 절반을 보조해 줌으로써 많은 수요자를 창출해 낸 것이다. 수요자의 구미에 맞는 자급 조사료 기반 확대를 위해 조사료 구입 금융비용, 장비 구입비 지원 등 수요자에 대한 지원을 다각도로 확대하는 것이 경종농가와 축산농가 모두를 위하는 길이다. 축산업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29조에 달하며 농업 조수익 중 축산의 비중이 27%에 달하는 등 축산업은 날로 성장하고 있다. 중앙회의 축소된 축산관련 부서를 확대 편성하고 지역본부 축산지원팀의 전문인력 보강을 통해 체계적인 지원과 양질의 컨설팅을 확대해야 한다. ▲정동채 조합장(영천축협)=통합통협이 출범하면서 조합 입장에서는 중앙회가 조금 더 농촌현장에 가까워지는 형태로 운영되길 희망했다. 결과적으로 통합시너지 효과를 따져 본다면 긍정적인 측면이나 부정적인 측면을 얘기하기 이전에 전체적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는 것이 현장 양축조합원들의 생각이다. 규모만 거대해지고 지도력과 전문성 확보차원에서는 오히려 미흡해졌다는 의견들이다. 통합 5주년을 맞은 농협중앙회는 이제 보다 개혁해야 할 시기라는 생각이다. 중앙회 자회사 운영부터 전문화시키는 동시에 중앙회가 운용하고 있는 불필요한 기구들, 즉 광역시 본부의 경우 도단위 지역본부로 흡수시키는 등 조직개혁을 추진해 여기서 얻어지는 부가적인 이익을 조합이나 농민에게 확대하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강종기 조합장(마창진축협)=협동조합에 가장 중요한 것은 조합원들이 필요로 하는 협동조합이 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농·축산업에 종사하는 조합원들에게 항상 도움을 주고 함께 하는 경영이 바람직하다. 조합원이 원하는 조합, 조합이 원하는 중앙회가 될 때 농협의 가치성은 농민들에게 더욱 확대될 것이다. 회원조합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는 것이 진정 중앙회의 역할이다. 농협중앙회가 농민들과 더욱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현재 각 지역의 지역본부 축산팀을 더욱 보강해 현장밀착사업이 전개돼야 한다. 이를 위해 현행 3급 직원인 지역본부 축산팀장을 2급으로 운영하고 팀이 아닌 부로 승격시켜 지자체 축산정책과 유대강화를 통한 축산발전의 견인해나가야 한다. ▲한규성 조합장(한국양토양록조합)=통합농협이 출범하고 나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던 부분은 신용사업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선축협의 경우 중앙회 통합전보다 축산현장에 대한 축협 본연의 역할과 기능에 어느 정도 제한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통합농협은 특히 협동조합 이념을 잊지 말고 어렵고 힘든 조합이라도 끌어올려서 함께 발전하겠다는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잘하는 조합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어려운 농민, 조합이 소외되지 않도록 지원역량을 모을 필요가 있다. 7월1일부터 새로운 농협법이 시행된다. 통합농협 출범 5주년을 맞아 새농촌새농협 구호에 걸맞는 농협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고 일선조합과 조합원도 스스로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어려운 농촌, 농민을 위해 협동조합의 봉사정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고동수 조합장(강원양돈조합)=통합농협은 전문성을 확보하고 시너지 효과를 위해 최선을 다했어야 하지만 현장 양축가들은 그동안 축산분야에 대해 소홀했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중앙회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현장 축산인들은 소외감을 갖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지금 현장에서는 축협에 대한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단위농협에 대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통합농협 출범 5주년을 맞아 중앙회는 일선조합이 협동조합 이념에 맞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도를 강화하고 지원역량을 더욱 높일 필요성이 있다. 특히 품목조합의 경우 양축조합원 중심의 경제사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깊은 관심을 가져주길 희망한다. 정리=김길호·윤양한·황인성·신정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