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지 헌 편집국장 마사회는 지난 13일 농축산관련 단체장을 초청, 간담회를 가진데 이어 14일에는 경주마 생산자등 경마 관련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토론회를 가졌다. 13일의 간담회는 정치권에서 경마 산업을 카지노와 같은 사행산업으로 간주하고 문광부 산하에 ‘사행산업감독위원회’를 설치하고 마사회를 감독할 움직임에 따른 대응 차원의 행사였는데 비해, 14일의 토론회는 경마 관련인들의 말 생산과 관련한 내부 토론회 성격의 행사였다. 그러니까 이 두 행사는 겉으로 보기에 전혀 성격이 다른 행사였다. 그러나 가만히 뜯어보면 두 행사는 많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첫날의 농축산관련 단체장 간담회가 경마 산업 위기에 대한 단기적인 대처 방안논의였다면 둘째 날의 토론회는 경마 산업의 장래를 위한 장기적인 대처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할 수 있다. 공교롭게도 경마 산업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단기적 현안 해결과 중장기적 발전 방안 모색의 자리가 연이어 마련된 셈이다. 기자는 이 두 행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면서 단기적인 현안은 그것대로 대응하되, 경마 산업의 장기적 발전 대안이 과연 무엇이겠는가 하는데 초점을 맞추어 보았다. 경마 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고 경마를 건전한 레저산업으로 발전시키는 것, 이것이 정답이기는 하다. 그러나 좀 더 생각해보면 경마 산업의 핵심 키워드는 역시 말(馬)임을 어렵지 않게 파악하게 된다. 그렇다. 말이다. 그러면 어떻게 말의 경쟁력을 높일 것인가. 마사회에 따르면 우리 말의 수준은 국내 최고 수준의 말이라 하더라도 미국 등 선진국의 경주마와는 상당한 수준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말 생산 기반도 극히 미약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경주마의 수준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 올린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 경마 산업이 사행산업이 아닌 진정한 레저산업으로 가기 위해서는, 경주마의 수준을 향상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뜻있는 경마인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지난 14일 토론회에서도 이봉수 마사회부회장은 스타 경주마 탄생에 대한 기대를 나타내며 경주마 생산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에 청중석의 한 관계자는 고객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말이 없다며 여러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우수 암말의 자마가 또 다시 각종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낼 경우 상금을 2배로 주는 등 인센티브를 줄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 토론이 기자의 마음에 차지 않는 것은 스타 경주마 탄생을 위한 분명한 방향 제시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이충섭 내륙말생산자협회부회장이 제기한 말의 등록과 검사의 분리 의견에 대한 시원한 답이 없었던 아쉬움과도 맥을 같이한다. 세계적 스타 경주마의 탄생이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님을 경마 관계자들은 누구보다 더 잘 알 것이다. 문제는 ‘천리길도 한 걸음’이라는 그 한 걸음을 시작했느냐는 것이다. 그 한 걸음은 다름 아닌 우리 경주마의 개량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등록과 심사 후대검정 등 일련의 과정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짜는 일이다. 비록 지금 경주마 생산 기반이 미약해서 어려움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생산 기반이 미약하면 미약한대로 장기적인 계획이 반드시 필요함을 강조하고 싶다. 이날 토론회에서 한 경주마 생산농가는 2015년 스타 경주마 탄생이라는 가상 시나리오를 지적하며, 희망이 있으면 농가도 투자할 의욕임을 분명히 했다. 결국 문제는 스타 경주마 탄생을 위한 구체적이고 단계적인 계획이다. 그런 계획도 없는 상황에서 2015년 스타 경주마 탄생 시나리오는 결국 시나리오에 그칠 뿐이다. 단언컨대 앞으로 스타 경주마 탄생에 대한 희망이 없다면 우리 경마 산업은 앞으로 10년이 지나가도 ‘사행산업’ 논란에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세계적 스타 경주마 탄생을 위한 투자, 이것이 바로 마사회가 문광부 소속이 아닌 농림부 소속이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