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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싸움소 명가를 찾아-경남 의령 하영효·하창일 부자

“5代째 대물림한 안목이 노하우”

“5대를 내려온 안목이 노하우입니다.” 전국의 소 싸움장을 평정하고 싸움소 명가로 인정받고 있는 하영효·창일(경남 의령군 의령읍 만천리·사진왼쪽) 부자는 한 눈에 싸움소의 자질을 판단하는 안목이 전국 최고 수준의 싸움소를 길러내는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의령군이 자랑하는 하씨 가문이 전국의 소 싸움장을 누비며 짜릿한 승부의 세계에서 ‘명가’로 자리 잡게 된 것은 창일씨까지 5대를 이어 전해온 그들만의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하영효·창일 부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싸움소 ‘범이’의 주인으로 유명하다. ‘범이’는 최근까지 전국대회 13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범이’만으로 하씨가문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소싸움의 원조지역으로 알려진 의령의 하영효씨 4형제들은 모두 우리나라 소싸움의 산증인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하영효 사장의 형인 의효씨는 아직도 현역으로 뛰면서 ‘범이’ 못지않은 싸움소 ‘꺽쇠’를 기러냈다. 두 형제는 모두 대학에서 축산학을 전공한 자식들에게 싸움소 명가를 이어가는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하씨 가문하면 전국에서 싸움소의 원조로 꼽히게 된 배경에는 대를 이어 전 가족이 싸움소에 매력에 푹 빠졌기 때문이다. ‘범이’와 ‘꺽쇠’를 대표주자로 내세운 하씨 가문은 다른 지역 싸움소 주인은 물론 지방자치단체들의 부러움을 톡톡히 사고 있다.
“싸움소는 우선 눈이 작고 찢어져 사나운 상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싸움소를 고르는 노하우 한 자락을 슬쩍 꺼내 놓은 하영효 사장은 “눈에서부터 상대의 기선을 제압할 수 있어야 하며 귀는 작고 뿔 사이의 간격이 좁아야 기술을 사용하기 좋다”고 귀띔한다. 목은 길고 앞가슴이 넓어야 싸움을 잘한다는 설명도 빼놓지 않는다.
하영효 사장이 지금 가장 아끼는 ‘범이’를 만난 것은 6년전 청도소싸움대회. 이 때 송아지티를 벗지도 못하고 대회에 출전했던 범이는 하 사장을 사로잡았다. 범이에게 한 눈에 반한 하 사장은 당시 송아지 가격에 비하면 상당한 거금인 1천5백만원을 주고 바로 범이를 손에 넣었다.
하 사장의 싸움소 조련 비결은 근육이 중시되는 싸움소의 소화기능 보호를 위해 다른 농가와 달리 엄격하게 육식을 금하고 여물과 풀을 삶아서 먹이는 영양관리방법에 있다. 쇠죽, 콩, 보리쌀, 깻묵 등에 배합사료를 함께 급여하고 있다.
특히 26년 동안 애용해온 농협사료는 범이를 강건하게 하는데 단단히 한 몫 한다는 것. “배합사료를 먹이기 시작할 때부터 농협사료를 선택한 후 한 번도 다른 회사 사료를 먹이지 않았다”는 하 사장은 “농협사료는 한마디로 든든한 ‘범이’처럼 믿음직스럽다”는 말로 농협사료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의령축협 이사를 지내기도 했던 하 사장은 농민이 주인인 협동조합에서 만든 사료가 농민들의 이익에 가장 부합하는 사료일 것이라며 신뢰감을 나타냈다.
하 사장의 대를 이어 싸움소 조련에 한창인 창일씨도 대학에서 축산학을 전공하고 의령축협 지도계에서 근무했을 만큼 협동조합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었다.
9백40㎏의 ‘범이’의 지금까지 전적은 1백34승 12패. 범이는 그동안 의병제 4번, 진주 1번, 창녕 2번, 청도 3번, 창원 1번, 김해 1번, 부천 1번등 전국의 쟁쟁한 소싸움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싸움소 명가의 진가를 증명했다. 연속 13회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범이의 특징은 지구전에 뛰어나다는 점이다. 전국에서 한 해 10여회 열리는 소싸움대회에는 보통 5백여 마리의 소가 출전하는데 그 치열한 접전에서 13번이나 연속 우승을 했다는 것은 앞으로도 쉽사리 깨지지 않을 대기록이다.
하 사장은 “범이의 공격을 받고 상대 소가 등을 돌려 도망가는 모습을 보면 맛보기 힘든 희열을 느낀다”며 소싸움의 매력에 대해 자랑한다. 하 사장은 범이의 체력관리를 매일 8km씩 걷는 훈련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범이’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의령군은 의령소싸움을 전국 최고의 브랜드로 만들고 마케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설적인 13연승을 기록한 범이를 소재로 한 캐릭터까지 공모하고 있다는 것.
현재 싸움소 말고도 80두의 젖소를 사육하고 있는 하영효·창일 부자는 싸움소 명가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한 싸움소 조련은 물론 안전하고 품질 좋은 우유생산에도 열심이다.
지존의 위치를 지켜가고 있는 ‘범이’를 조련해낸 독특한 낙농가인 하영효·창일 부자. 이들 부자의 대를 잇는 싸움소에 대한 애정이 돋보인다.
의령=신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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